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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강과 문화가 만났을 때 경제적 효과는?
2009.02.25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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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빌바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문화관광지이다. 인구 40만명의 이 도시에 매년 9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미술관 자체가 예술품으로 평가받는 구게하임 미술관 덕이다.

구게하임 미술관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다른 유명 미술관과 달리 1990년대에 지어진 실험적인 현대 건축물이다. 그러나 미술관 하나만으로 빌바오가 성공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한 건 아니다. 도시 중심에 인접한 11만 평 규모의 아반도이바라 지역의 수변공간(네리비온 강)을 활용해 미술관, 컨벤션홀, 음악당을 종합적으로 조성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미술관이 건립되기 전 1980년대 빌바오를 기억하는 사람은 지금의 빌바오에 대해 더욱 놀라움을 감추기 힘들 것이다.

빌바오는 1970년 대 중반까지 스페인 최고 산업 중심지로 철강과 조선업을 주축으로 한 항구도시였다. 80년 대 들어 산업침체로 공장들이 연달아 문을 닫으면서 빌바오는 실업율이 25%까지 치솟는 등 ‘쇠락의 도시’가 되고 말았다. 당시 낡은 공장과 항만시설로 뒤덮여 일반 시민들에게 차단됐던 강변은 절망의 상징이었다.

빌바오시 당국은 쇠락의 도시를 살려내기 위해 1990년대‘리아 2000’이라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처음 이 프로젝트는 시민들로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먹고 살기 힘든 시민들에게 미술관은 사치였고 당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였다.

‘리아 2000’의 대외협력과장인 이냐끼 두깨 씨는 ‘그전까지만 해도 문화적 프로젝트를 통해 경제 부흥에 성공한 도시의 예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공황시대의 미술관 설립은 사치라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러한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1억 달러를 들여 건립한 구겐하임 미술관과 재개발이 이뤄진 아반도이바라의 네리비온 강 주변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서, 또 유명한 관광인프라로 변모했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1997년 이후 10년간 약 986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과거 산업 폐수로 죽어가던 네르비온 강은 꾸준한 정화작업을 통해 유람선을 탈 만큼 깨끗해졌다.

아마 강만큼 인간의 삶과 친화적인 공간은 없을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중국 등 고대 문명 모두가 강으로부터 태어났다. 인류 문명 탄생과 발전의 젖줄인 셈이다.

강은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중요한 교역로 역할과 함께 지역 경제와 문화의 중요한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강변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또 활용하기에 따라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관광자원 역할을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 ‘Museums ufer’ 모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강(변)개발과 문화관광 활성화에 대한 외국사례 조사’를 통해, 강을 매개로 한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의 많은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는 괴테라는 세계적 문호를 잉태한 도시면서도 ‘병든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낙후지역이었다. 그러나 1971년부터 시작된 문화 육성정책을 필두로, 마인 강을 중심으로 프리드리히 다리에서 운터 마인 다리까지 이어지는 박물관과 미술관 집적지인 ‘Museums ufer'를 조성하면서부터 다양한 문화의 중심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마인 강가에 위치한 박물관 지구는 우편역사 박물관, 영화 박물관, 수공예 미술관, 슈타델 미술관 등 각기 성격이 다른 박물관들이 문화벨트를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하이델베르그와 연결돼 엄청난 관광자원을 이루고 있다.

또한 강 주변에는 시민공원이 조성돼 여가와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강가에는 로렐라이로 출발하는 유람선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투어가 가능한 선박 승차장이 있다.

미국 텍사스주 남부에 위치한 샌안토니오는 총인구 107만 명의 대도시로, 군수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미국 내에서 손꼽을 만한 문화컨벤션 도시이다.

미국 샌안토니오 강변의 리버워크

과거 이곳은 샌안토니오 강의 범람으로 많은 시민들의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가져왔으며, 샌안토니오시는 이러한 자연재해를 극복하고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는 종합적인 수변개발계획을 1960년대부터 추진 중이다.

리버워크 개발 프로젝트로 불리는 수변개발계획은 2011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인데,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는 물길을 뚫어 그 물길이 도시의 건축물들과 문화공간을 중계하는 허브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샌안토니오 강변 리버워크 조성을 통해 샌안토니오 시민의 8분의 1인 9만4000명이 관광 및 환대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등 고용창출 효과도 크고,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만도 연간 87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데, 2004년에는 21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기록을 남겼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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