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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전문의도 못 고친 제 마음의 병을 치료해 준 곳은…”
2009.02.26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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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그토록 원망하고 혐오했는데 전문의도 고치지 못한 제 마음의 병을 치료해 준 것은 군이었습니다.”

순진무구한 웃음, 쑥스러움에 말끝을 흐리는 육군3군단 ‘산악 희망캠프’ 분대장 김태완 병장. 겉보기에는 여느 20대 초반의 청년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김 병장의 지난 삶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너무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 성실하지 못했던 학교생활, 군 입대 6개월 뒤 영원한 사랑이라고 믿었던 여자친구와의 이별….

계속되는 불운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망상과 환청에 사로잡혀 자해·자살시도 등 고통의 시간을 보낸 김 병장. 악몽에서 깨어나고자 정신병원을 찾아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그의 생활은 더욱 악화됐고, 결국 현역 복무 부적합자로 분류돼 조기전역을 신청했으나 부결됐다.이후 ‘막가파식’ 생활을 하던 김 병장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선사한 것이 바로 산악 희망캠프.

캠프에 입소한 김 병장은 2주차 교육이 끝날 때만 해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그런 그에게 3주차부터 기적이 일어났다. 가식으로만 보이던 교관·분대장들의 노력이 하나 둘 가슴에 자리 잡았고, 20여 명의 동기(?)를 보며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도 많다’는 것을 느끼자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악몽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태완이를 처음 봤을 땐 ‘이런 애도 있구나’ 할 정도로 가관이었다”는 교육대장 한대일 상사는 “이곳에 모인 입소자들은 기댈 곳이 단 한 곳만이라도 있으면 빠르게 완치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은 태완이는 입소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어 순화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며 김 병장을 조교(분대장)로 발탁한 배경을 설명했다.

복무 부적합자에서 ‘병사의 꽃’인 분대장으로 환골탈태한 김 병장은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했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역하면 훌륭한 전자공학도가 돼 어머니께 효도하겠다”고 말했다.김 병장은 또 실명과 사진을 공개해도 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괜찮습니다. 제 이야기를 보고 고통받는 병사가 단 한 명이라도 해방돼 군에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군단장의 특별한 관심과 각 제대 지휘관들의 지원 속에 지난해 12월 5일 문을 연 산악 희망캠프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3기수(1기수당 3주 교육)가 교육을 마친 결과 의가사전역에 포함되지 않는 병명으로 전역한 세 명을 제외한 모든 입소자가 자대로 복귀해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제공: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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