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야기(1483)
-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청와대 방문, 대통령 “최고로 반가운 손님”
- 대통령 이야기 201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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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솔직하게 말해” 압박에 박지성 “당연히 한국여성과 결혼”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청와대 방문, 대통령 “최고로 반가운 손님”“충성! 일병 김정우!”
"원정 첫 16강’이라는 쾌거를 거두고 돌아운 2010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7일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했습니다.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영인사를 나누던 대통령에게 김정우 선수는 거수 경례와 함께 행사장이 떠나갈 듯 “충성”을 외쳤고, 축구협회 임원과 청와대 참모진도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대통령은 “금년도 최고로 반가운 손님”이라며 선수단을 맞았습니다.
이 자리에는 허정무 감독님을 비롯해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기성용, 박주영, 이운재, 김정우, 차두리, 오범석, 정성룡, 염기훈, 이동국, 조용형, 김동진, 김형일, 김영광, 김재성, 김남일, 강민수 선수 등, 소속팀 훈련에 합류한 일부를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참석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당연히 우리 선수들이죠” 김남일 선수에게 월드컵 무대에서 존경할 만한 선수가 있었느냐고 물어봤더니 주저없이 이렇게 답하더군요. 김남일 선수는 또 “조리장님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면서 선수단의 식단을 맡았던 김형채 조리사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등 선수단의 ‘형님’ 다운 면모를 보였습니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축구를 통해 국가 위상도 올리고, 국민이 화합하고 환호하고 기쁨을 느꼈다”면서 선수단을 격려했습니다. 또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니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건강하고 크게 발전하는 선수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러분의 미래가 밝듯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을 것입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어 ‘캡틴’ 박지성 선수는 대통령에게 자신의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선물했습니다. 완장을 받은 대통령은 “그러면 내가 주장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해 폭소가 터졌습니다. 대통령은 이운재 선수가 선물한 부부젤라를 직접 불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청용 선수는 영부인에게 남아공 월드컵 마스코트 ‘자쿠미’ 인형을 전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승리의 함성, 하나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로 건배 제의를 했고, 건배는 포도쥬스로 대신했습니다. 허 감독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 잘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잘 이끌어 주시고, 우리에게도 힘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헤드테이블에서는 박지성 선수에 대한 영부인의 ‘애틋한’ 관심이 화제가 됐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는) 2014년이면 나이가 서른 셋이 되니 (선수로 뛰기) 어렵다”고 말하자 영부인은 마주 앉은 이영표 선수를 바라보며 “그러면 지금 이영표 선수 나이 아닌가요. 지금도 잘 뛰는데 뭘”이라면서 ‘월드컵 은퇴’를 만류했습니다. 이영표 선수는 “박지성 선수는 다음이 아니라 8년 뒤에도 뛸 거에요”라고 거들었으며, 허정무 감독은 “아마 박지성, 이영표 선수 둘 다 다음 월드컵에서도 잘 뛸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영표, 박주영, 차두리 선수의 소속팀 사정까지 훤하게 꿰뚫는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박주영 선수는 “혹시 미리 공부하고 나오신 거 아니냐”고 질문했고, 대통령은 “내가 원래 스포츠를 좋아한다. 축구 경기도 관심있게 본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선수들과의 미니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차두리 선수는 ‘차바타’ ‘로봇설’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터넷과 친구들을 통해서 들었다”면서 “좋은 쪽으로 이야기 해주니까 기분 나쁘지 않고 재미있게 보고 있다. 한국 네티즌의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하다”고 재치있게 답했습니다. 이어 아버지 차범근 감독에 대한 물음에는 “부족한 게 많이 보일 테니 통화할 때면 칭찬보다 안 좋은 점을 많이 지적해준다”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월드컵을 경험한 이영표 선수는 “이전 두 번의 월드컵과 비교했을 때 첨부터 끝까지 즐겁고 정직하게 열심히 했고 40일 동안 모든 것이 특별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는 “다음 월드컵에서 저는 꼭 브라질 관중석에서 보겠다”며 후배를 위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최주영 의무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박지성 선수가 우루과이 전에서 발목을 다쳤던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최 팀장은 “박 선수가 벤치를 쳐다보지도 않고 절면서 몇 분간을 뛰어 짧은 순간이었지만 안타깝고 긴장됐다”면서 “사인을 보내야 상태 확인이 되는데 불러도 쳐다보지 않아 의지로 참는 것이 아닌가 했다. 다행히 괜찮다는 사인이 왔고 경기가 끝난 뒤 치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멋진 선방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정성룡 선수는 아쉬웠던 16강전 이후 선배 이운재 선수의 격려를 전했습니다. 이운재 선수는 정 선수의 얼굴을 싸안으며 “괜찮다. 너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앞으로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발이 좋다’고 발언했던 박지성 선수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라”는 김남일 선수의 압박(?) 속에서 “장난 섞어 이야기 한 것”이라면서 “당연히 한국여성과 결혼하고 싶고, 일반 사람과 다른 (선수) 생활을 이해해줄 여성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꿈과 희망, 열정, 하나됨을 선사해준 태극전사 여러분, 감사합니다. 원정 첫 16강을 달성한 남아공 월드컵을 넘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시 대한민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와대 온라인대변인 이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