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야기(1483)
- <멕시코 비즈니스 서밋（B20） 기조연설> '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을 위한 글로벌 비전'
- 대통령 이야기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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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비즈니스 서밋(B20) 기조연설>
''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을 위한 글로벌 비전''
B20이 세 번째 열리지만 앞으로 G20보다 더 유명해질 것 같습니다. 기업인들이 참여해 줘서 고맙습니다.
귀빈 여러분, 이 자리에 모이신 기업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많은 분들이 서울과 깐느 B20 회의에서 만난 분들이어서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서울에서 시작된 비즈니스 서밋 행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의미 있는 모임으로 발전하고 있어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수고해 주신 라미레즈 B20 조직위원장, 국제상공회의소 보름스 회장, 의제별 태스크포스 공동의장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업인 여러분, 세계경제는 지난 4년 동안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우리는 유럽 재정위기를 맞았습니다.특히 최근에는 그리스의 구조개혁 지연, 스페인의 은행 부실 등으로 유럽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경제는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나는 계속되는 위기 극복을 위해 G20 국가들의 국제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기 G20 국가들은 재정확대, 보호 무역조치 동결 등의 공조를 통해 세계 경제가 깊은 불황에 빠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이번 멕시코 회의에서는 ‘유로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유로존 국가 내에도 견해차가 있고, 유로존 외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도 의견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같이 전 세계가 그물망처럼 연결된 시대에는 어느 누구도 홀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서로 열심히 토론하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G20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 극복 방법에 대해서는 긴축과 성장 사이의 의견이 갈려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반드시 상충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며 각국이 사정에 맞게 재정 건전화 정책과 성장 정책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합니다.어떤 경우든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 국가들은 당장 고통스럽고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위기국들 스스로 구조개혁을 단호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한국 또한 대규모 기업도산과 대량실업 사태를 겪었지만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고 경제 체질을 개선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유로존은, 전 유럽 차원에서 유로존 자체 시스템을 개혁하는 논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계가 6월 28일과 29일에 열리는 유럽 정상회의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개혁이 늦어지면 유로존은 세계경제 불안의 근원지로 남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스 선거 결과가 유럽위기 극복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G20 차원에서도 재정여력국들의 긴축 속도 조절, 보호무역 저지, 글로벌 방화벽 강화 같은 깊은 공조를 통해 유럽의 위기 극복을 지원하고, 세계경제의 회복을 앞당기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저는 유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어서 다행이지만 이것이 얼마나 지속될 지 불안한 상황입니다. 우리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급격한 변동이 세계경제를 더 위축시키지 않도록 투기세력에 의한 시장왜곡을 방지하고,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 함께 힘을 합쳐야합니다.한국도 이러한 정책 공조에 적극 참여해 기업인 여러분들이 보다 안심하고 투자하고 사업할 수 있는 세계경제 여건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기업인 여러분, 지속적인 위기로 시장 경제 시스템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나는 위기를 수동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넘어 위기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께서 아시는 바처럼 일자리 창출은 단기적인 위기극복을 넘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꼭 성취해야 할 과제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이미 B20 보고서에서 강조한 일자리 창출은 성장과 복지를 연결하는 튼튼한 가교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제위기로 오히려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약 2천7백만 명의 실업자가 증가해 현재 전 세계 약 2억여 명이 실업상태에 있습니다. 특히 이중 3분의 1이 젊은이들입니다. 이는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차원의 좋은 계획이 있어도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습니다.작년 깐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다시 한 번 기업의 역할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B20 권고안도 기업을 지원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고용 창출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는 기업규제 완화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회의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국 정부는 민간 기업과 외국투자 기업의 CEO도 포함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하여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과감히 개혁해 왔고, 그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창업 절차 간소화, 산업단지 인허가 기간 단축, 주식회사 최저자본금 요건 폐지 등 여러 문제에서 규제를 폐기하고 있고,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세계은행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등 세계 유수의 기관들도 한국의 기업환경과 국제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정부는 외국기업이 투자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기업인 여러분, 일자리가 늘어나는 성장을 위해 구조개혁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합니다. 전 세계적인 고용 없는 성장 추세에 직면하여 각국 정부는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녹색산업은 성장과 환경을 조화시키면서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큰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지난 2008년부터 녹색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계속 투자를 확대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3년여 간 신재생에너지, LED, 2차전지, 녹색교통, 수자원 인프라 등 녹색성장 관련 분야에서 약 75만 명 수준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었습니다.
미래 발전을 위해 청년 실업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처럼 청년실업 문제도 전 세계가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청년은 한 사회를 떠받치는 중추적 생산인력이기 때문에 한 사회가 계속 발전하자면 청년 실업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한국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의 청년실업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해결이 쉽지 않은 구조적 요인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대학 진학률은 80%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입니다. 한편 많은 기업들은 고학력 인력보다 기능, 기술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전문기술을 교육하는 특성화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집중 지원, 육성해 왔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들을 적극 채용하고 이 고등학교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면서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무역과 외국인 투자 자유화를 통한 대외 개방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또 다른 기회입니다. 나는 위기일수록 대외 개방을 적극 추진하여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넓히고 국내외 자본이 자유롭게 투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FTA를 통해 개방경제를 적극 추진한 결과 한․EU FTA, 한․미 FTA 등을 체결하며 전 세계 GDP의 61%를 차지하는 45개국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결하였습니다. 그 효과도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유럽재정 위기로 EU와의 전체 교역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FTA 관세 혜택 품목의 교역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EU 간 상호투자도 FTA 발효 이후 크게 증가했습니다.
기업인 여러분,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가 걱정하는 문제가 양극화입니다.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한편으로 빈부 격차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나 시장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도 커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빈부 격차가 커지면 정치, 사회적 불안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은 2008년 이후 세계경제 위기를 상대적으로 잘 극복하며 성장을 지속해 왔고, 양극화 문제는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공생발전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그 일환으로 동반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이 위원회에서는 정부, 대기업 CEO, 중소기업 CEO가 다 함께 참여하여 대기업과 관련 중소기업 간 공정 거래를 촉진하고 상호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공생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미 실천하고 계시지만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양극화 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번 B20 주제 중 하나로 사회의 변화와 기업의 책임을 정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생협력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 책임활동을 하고 계시는 여러분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 기업들도 기업문화가 성숙해지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두 사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첫 번째는 대기업과 대형 상업은행들의 마이크로 파이낸스 지원 활동입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자활의지가 있으나 사업을 시작할 소자본이 없는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대출 재원은 대기업의 적극적 지원과 대형 상업은행의 휴면예금을 활용해 확보되었고, 전국 규모의 서민금융기관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적으로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이번 G20 정상회의 금융소외계층 포용 정책 수립에도 많은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을 통해 혁신을 추구한 사례들입니다. 한국의 많은 선도 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 지원, 보유기술 이전 등을 통해 협력사인 중소기업의 원가절감 노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에게는 혁신의 요인이 주어졌으며 대기업들은 보다 낮은 가격에 납품받을 기회를 갖게 되어 공생발전 노력과 혁신적 활동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됐습니다.
기업인 여러분, 나는 공생발전 비전이 전 세계의 균형된 지속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G20은 공동발전을 추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개별 국가의 이익도 확보될 수 있도록 글로벌 공생을 위한 정책 공조를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오늘날 개도국의 성장은 세계경제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도국 지원은 어느 일방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도국 지원에 있어 한국은 재정적 지원과 함께 개발 경험을 전수해 개도국이 자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이미 많은 부문에서 기여하고 계시지만 기업인 여러분이 현지 사정에 알맞게 개도국의 생산인프라 확충과 인적자원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시면 효과도 더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업인 여러분, 나는 지금의 세계경제 위기는 분명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 자체보다도 위기에 대한 우리의 태도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기업인 여러분과 정부 간 토론과 협력을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세계적 기업을 키워오면서 과감한 결단과 실천으로 많은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여러분의 조언과 협조야말로 G20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G20의 동반자로서 세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B20의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비즈니스 서밋 행사가 더욱 발전하길 소망합니다.다시 한 번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