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마당(1483)
- 버려진 양심을 고발합니다!
- 어린이기자마당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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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동산에서 버려진 토끼가 발견됐습니다. 요즘 기르던 동물들을 몰래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동물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푸른누리편집진-
제가 살고있는 서울시 관악구 성현동에는 마을 주민의 쉼터이자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자그마한 동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해발 180m밖에 되지는 않지만 매일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여러 종류의 새들과 귀여운 작은 짐승들까지 품어주는 휴식처입니다.
본 기자가 부모님과 함께 산책을 하던 5월 중순쯤 이 동산 중턱에 하얗고 통통한 토끼 한마리가 열심히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곳은 작은 청솔모나 다람쥐가 자주 보이던 곳이었지만 토끼를 보는 건 처음이어서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 가기는커녕 전혀 경계조차 하지 않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주위의 풀만 뜯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야생 토끼라면 벌써 도망치고 숨어버렸을 텐데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던 중에 지나가시던 어르신께서 "한시간째 주인이 안나타나는구먼." 하셨습니다. 이 어르신이 산 주위를 한바퀴 돌고 다시 오셨는데도 여전히 이 자리에 토끼만 놓여 있었다는 것입니다.
본 기자와 부모님은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려 보기로 하고 토끼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한시간 가량을 그 주위에서 배회하며 기다렸지만 역시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신고를 해야 하는지 망설이고 있는데 조금 전에 뵈었던 그 어르신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토끼를 번쩍 들어 안으시더니 "집에서 기르던 토끼가 작년에 죽어버렸어. 그녀석 집을 치우지 않고 두었는데 그냥 내가 데려다 키워야겠어."하시고는 안고 내려가셨습니다.
참 다행이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친절하고 정 많으신 어르신의 연락처를 받지 못한 제 실수가 많이 아쉽기도 했지만 그보다 무언지 모르게 마음이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원래 주인도 한때는 예쁘고 귀여워서 쓰다듬고 안아주고 온 정성을 다해 사량해 주었을 텐데, 덩치가 커지고 감당하기 힘들어 귀찮아졌다고 몰래 버리는 그 양심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김은수 기자 (서울구암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