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마당(1483)
- 나의 문화유산해설 체험기
- 어린이기자마당 201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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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우리나라 문화재의 역사를 외국어로 술술~! 문화해설사로서 전국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푸른누리 기자들을 만나보세요. 이들과 함께라면 전세계인들에게 ‘Welcome to Korea!’를 당당히 외칠 수 있을 거예요.-푸른누리편집진-
나는 2010년 초부터 문화유산 해설사를 시작하였다. 문화유산 해설사가 되려면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은 영어로 역사를 공부하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설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 다음은 과정을 열심히 이수하여 해설 역량 테스트에 통과하여야 한다. 해설지가 궁궐, 왕릉, 서대문형무소, 남산한옥마을 등 여러 장소가 있지만, 나는 경복궁(외국인 대상), 서울교육사료관(내․외국인대상), 암사선사주거지(외국인 대상)를 선택해 해설하고 있다.
2010년 겨울에 해설사가 되어서 12월 26일 고대하던 최초의 해설을 나갈 수 있었다. 경복궁에서의 해설이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해설이라 말실수가 가장 우려되었고, 해설이 아직 조금 부족해 시간을 못 채우면 어떻게 하나 무척 걱정되었다. 그리고 곧 나의 첫 외국인 해설 상대들이 등장했다. 홍콩에서 오신 분들이었다. 이제 화살은 활시위를 떠났다. 본격적인 해설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관계가 서먹서먹하고 극도의 긴장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해보니까 아무것도 아니었다. 결국 해설을 잘 마치고 생각한 것보다는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설을 할 때마다 실력은 늘어갔고 이제는 많은 문제점들을 보완했다.
해설 활동을 할 때 나만의 독특한 방법 중 하나는 실수를 해도 아닌 것처럼 넘기고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실수 한 것에 대해서 조금씩 고쳐 가면서 바르게 이끌어 가는 것이다. 또 외국인들이 해설을 듣는 도중 한눈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에게 해설지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집중하게끔 이끄는 것도 내가 잘 하는 것 중 하나인 것 같다.
해설을 하는 도중 에피소드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처음 경복궁에서 외국인에게 해설을 했을 때이다. 그날 외국인들이 해설을 매우 잘 해주었다고 나에게 볼펜을 주고, 2013년 여수에서 열리는 국제청소년대회 때 만나자고 하였다. 나의 네 번째 경복궁 해설에서 외국인은 나의 영어 실력이 좋다며 내가 국제학교를 다니냐고 물어보았다. 그 칭찬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어느날 교육사료관에서 한 커플에게 문화 해설해 주었는데 해설이 끝나자마자 밑에 있는 마트로 달려가서 과자와 음료수를 한 아름 선물해 주었다. 매우 감사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날 교육사료관 해설을 하는데, 그날 기자들이 문화유산 해설사를 찍으러 온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급히 해설 상대를 찾아서 해설을 하고 있었는데, 소년 한국일보에서 기자들이 등장했다. 나는 긴장을 풀고 평소대로 기자들이 찍는 앞에서 자연스럽게 해설을 했다. 그 날 소년 한국일보에 커다랗게 나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매우 행복했다. 내가 신문에 나온 최초의 날이었다. 그때부터 문화해설사로서 보람과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교육사료관에서 만난 할머니와 할아버지였다. 그분들은 그날 두 번째 손님이셨다. 첫 번째 손님이 끝난 후 지루해서 앞만 바라보고 있던 순간, 할머니 할아버지가 해설을 원하셨다. 그래서 나는 ‘연세도 많으셔서 나의 해설을 잘 들어 주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커다란 오산이었다. 내가 해설을 해도 도무지 듣지를 않으셨고, 유물들이 신기한지 진품명품에 팔면 얼마 나올지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도중에 해설을 중단하고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세도 많으신데 우리나라의 역사와 유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려고 교육사료관을 찾아오신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했다.
문화유산해설사가 되기 전에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문화유산해설사가 되어 해설을 하면서부터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가 너무 소중하고, 더욱더 열심히 공부하여,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문화가 될 것임을 이제는 알기에....김지한 기자 (서울일원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