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과 쟁점은(1483)

위기 딛고 재도약하는 한국경제
핵심과 쟁점은 2010-05-14

 

 

 우리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퍼센트 성장했다. 이는 200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며,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인 2008년 3분기에 비해서도 3.2퍼센트 높은 수준이다. 우리 경제가 위기 이전의 성장경로를 되찾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이미 지난해 1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섰고, 연간으로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가운데 지난해 플러스 성장을 달성한 나라는 우리나라, 호주, 폴란드뿐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은 아직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미국은 2.5퍼센트, 일본은 2.6퍼센트, EU는 0.6퍼센트에 불과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21일 ‘2010년 세계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올해 4.5퍼센트, 내년 5퍼센트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은 올해 3.1퍼센트와 1.3퍼센트, 내년에 2.6퍼센트와 1.9퍼센트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경제의 회복은 내용 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생산, 소비, 투자,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출 측면에서는 재화 수출과 정부 소비가 증가로 돌아선 가운데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제조업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 영상음향통신기기 등 전기·전자의 호조에 힘입어 전기(지난해 4분기) 대비 3.6퍼센트,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6퍼센트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업, 운수 및 보관업 등이 호조를 보여 1.5퍼센트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생산활동을 통해 획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1퍼센트(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퍼센트) 증가했다.

내수는 민간 및 정부 소비, 건설 및 설비투자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2.7퍼센트(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퍼센트) 증가했다. 민간 소비는 의류 및 신발 등의 지출이 늘어 전기 대비 0.6퍼센트 증가했고,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 급여 확대에 따른 사회보장지출 증대 등으로 전기 대비 5.7퍼센트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건설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늘어 전기 대비 1.5퍼센트 증가했으며, 건설 투자도 건물 건설은 감소했으나 토목 건설이 늘어 전기 대비 0.9퍼센트 늘었다. 재화 수출은 반도체, LCD, 자동차 등이 크게 늘어 전기 대비 3.4퍼센트 증가했으며, 재화 수입도 기계류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5.4퍼센트 증가했다.

우리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데는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큰 몫을 했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경제 급락을 완화했고, 과감한 시장안정 조치를 통해 민간 부문의 자생력 회복을 도왔다.

지난해 정부는 40회에 걸쳐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위기대응 조치를 추진했다. 11조4천억원의 수정예산과 28조4천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재정을 조기 집행했다. 기준금리를 6차례에 걸쳐 2퍼센트까지 인하하고, 원화와 외화의 유동성 공급을 대폭 확대했다.

또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만기 연장 및 신용보증 확대, 패스트트랙(Fast Track·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덜어줬다.



 

미국, 일본, 중국과 각각 3백억 달러의 통화스와프(통화 교환 형식을 통한 단기적인 자금 융통 계약)를 체결했고, 3조3천억원의 은행자본 확충펀드와 2조1천억원의 채권시장 안정펀드 등을 통해 시장의 불안 소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건설, 조선, 해운 등 부실 우려 업종과 신용위험이 큰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제거하고 시장안정을 꾀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한 한국 정부의 금융 및 재정정책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IMF도 지난해 12월 연례협의에서 “한국 정부가 종합적이며 시의적절한 금융시장 및 거시경제 안정화 정책을 단행한 결과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OECD 또한 올해 2월 연례협의에서 “한국 정부의 시의적절한 재정정책과 통화금융정책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했고,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올해 4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 정부의 금융 및 재정정책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신속한 시장안정 조치에 힘입어 금융·외환시장은 조기에 안정을 되찾았다. 주가는 빠르게 회복돼 2009년 9월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시장금리도 위기 이전보다 낮아졌다. 각종 기업 지원대책에 힘입어 어음부도율과 부도업체 수가 크게 줄어드는 등 기업경영 여건도 뚜렷이 개선됐다. 부실채권 비율이 감소하고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이 상승하는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높아지고 실물경제 지원 여력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휩싸였던 2009년 1분기에는 GDP 성장기여도에서 전년 동기 대비 정부 1.9퍼센트, 민간 마이너스 6.2퍼센트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정부 0.8퍼센트, 민간 7퍼센트로 민간 부문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됐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5퍼센트 성장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4월 12일 ‘2010년 경제전망’을 통해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도 회복되면서 올해 GDP 성장률이 5.2퍼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장보현 사무관은 “1천1백원대 환율이 지속될 경우 올해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유럽지역의 재정 문제, 중국의 유동성 관리 등 위험요인이 있으므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이혜련 기자/ⓒ 위클리공감

'핵심과 쟁점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