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과 쟁점은(1483)
- 속시원한 '대통령과의 대화'가 되길 바라며
- 핵심과 쟁점은 200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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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이 점점 선선해 지는것이 본격적인 가을이 오나봅니다.
누구는 벌써 단풍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벌초를 하러 가시는 분들로 분주해 보였는데,
이번 주말이 벌써 명절 연휴로군요.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9일 밤 10시부터 100분간, ‘대통령과의 대화 - 질문있습니다''라는 방송을 앞두고 국민과 허심탄회한 시간이 되도록 많은 준비중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 청와대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직접 많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지난 6개월 간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설득할 부분은 설득하고, 앞으로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 취임 200일, 또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명절날 가족들과 함께 나누게 될 대한민국의 오늘과 미래를 이야기 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과의 대화’ 준비과정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가 논란이 되고 있어,
오해를 풀어 드리고자 합니다.
상황 하나.
“방송사들을 모조리 동원해 방송하는군요”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는 KBS, MBC, YTN 등을 통해 9일 밤 10시에 생방송될 예정입니다. 원래 이 방송은 당초에 KBS1 채널에서만 생방송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방송의 주관사가 KBS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타 방송사들도 이번 방송에 참여를 하겠다고 요청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있는 ‘대통령과의 대화’인데 KBS만 할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너무 많은 채널에서 방송이 쏟아질 경우 시청자 반발이 너무도 뻔히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도 있듯이 청와대가 부담을 안고 그런 선택을 할리 없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6개 방송사의 동시방송 결정은 방송사간들의 경쟁으로 생겨난 ''난감한'' 상황인것입니다. 청와대에서는 주관사인 KBS를 제외한 타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방송 가/부 결정을 재고(再考) 할것을 요청한 상황입니다.
상황 둘.“패널 선정은 생각대로~ 하면되고?!"
이번 방송에서 패널은 여론조사로 선정되는 ‘국민패널’,
주요사안을 다루는 ‘섭외패널’, 토론의 맥을 짚어주는 ‘전문가패널’로 구성됩니다.
먼저 국민패널의 경우는 KBS에서 전적으로 여론조사 방식으로 선정되는 것이니 오해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KBS에서 선정하는 섭외 패널건과 관련해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가 입맛대로 패널을 고른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상은 다릅니다.
여느 프로그램이 그렇듯이 이번 방송도 ''많은'' 기획과 실무 협의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브레인스토밍과 의견 교환 속에서 이런 저런 인물이 패널로서 거론되었습니다. 특히 주최측에서 선정하게 되는 패널(섭외패널, 전문패널)에 있어 ‘장미란 같은 선수’가 출연하는것이 어떻냐는 이야기는 단지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왔을 뿐이며, 이는 ‘올림픽이 성공적이었으니 국민적 사랑을 받는 선수 중 한명을 출연시키면 좋지 않겠느냐’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촛불시위 전경’ 도 마찬가지 이야기 입니다. 섭외패널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군 이슈인 촛불시위에 대해 ‘시위에 참여한 대학생이 들어가면 어떨까?’, ‘주변 상인들은 어떨까?’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이 오고 가며 ''그렇다면 전경은 어떨까?'' 등의 이야기도 나오게 된것입니다. ''공기업 선진화'' 이슈와 관련해서도 특정 기업 관계자 섭외를 강요했다는 등의 의혹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빚어진 억측과 오해일 뿐입니다.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가 전문패널에서 빠진 것도 외압 때문이라는 오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 기자의 경우 경향신문 측의 문제제기에 따라 스스로 출연포기 의사을 밝혔습니다. KBS측에 따르면 경향신문 쪽에서 ‘경향신문과 정권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데 선임기자가 나가서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전문가패널 최종 출연자 명단입니다.
- 유창선 (시사평론가) : 연세대 사회학박사, 오마이뉴스 객원논설위원
- 엄길청 (경제 애널리스트) : 경기대 교수, 아태경제연구소장
- 이숙이 (기자) : 시사인 뉴스팀장
어떤 일이든 여러 사람이 모여 준비하는 행사에는 여러 의견과 아이디어가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의견이 실행될 수 없는 만큼, 광범위한 의견중에 최선책을 다듬는게 현실입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많은 관계자가 모여 이뤄지는 방송 기획 과정에서 청와대의 ''요구''가 그대로 받아질리도 없습니다. 만약에 ''강요와 압력''이 그대로 수용된다면 차라리 청와대에서 기획서를 다 만들면 되지 굳이 이런 논란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을까요?
KBS 사원행동 김현석 대변인의 말처럼 ''제작진이 거부했다''라는 말이 오히려 이런 자유로운 기획과정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협의 과정에서 의견을 냈을 뿐인데 ''청와대'' 의견이니까 ''강요와 압력''으로 왜곡되는 것이겠죠. 하지만, 방송 당사자인 ''대통령''을 대변하는 청와대가 의견을 전하는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닐런지요.
당사자간 의견이 일치하면 하는 것이고, 의견이 맞지 않으면 당연히 다른 방안을 찾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연스러운 ''의견제시와 협의''를 압력과 일방적 요구로 오도(誤導)하는것은 매우 부당한 해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논란이 계속 되던중에 결국 ''정치권''에서는 또다른 ''오해''를 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 9월 7일 브리핑 中
○ 국민과의 대화가 박제된 대화, 과거의 관제대화와 같이 위기에 처한 정권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이틀 후 열린다. 관련해서 한 말씀드린다. 청와대에서 질문을 사전에 받는 인터넷상의 질문접수처가 폐쇄되었다. 더 이상 안받겠다는 것이다. 비판으로 가득한 것이 두려워서 폐쇄했다면 그것은 국민과의 대화가 진정성 있게 이루어질 리가 만무하다는 사전예고와 다름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의 대화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들의 원성과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되는 것이다. 국민과의 대화를 만류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국민과의 대화가 박제된 대화, 과거의 관제대화와 같이 위기에 처한 정권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나온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정책의 비전과 변화된 모습으로 응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KBS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에 반영할 네티즌 질문을 1일부터 받았습니다.
네티즌들은 2만개가 넘는 질문을 올리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물론 그중에 욕설이나 비판적 논조의 글들도 있었습니다만,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질문을 취합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상식적으로 필요한것입니다. 따라서 이런류의 행사가 진행될 때는 보통 방송 2~3일 전에 폐쇄(閉鎖)후 정리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청와대의 질문접수처가 폐쇄됐다"고 하는데, 청와대에서는 질문접수처를 개설한 바도 없고 KBS 자체적으로 게시판을 개설했다가 정해진 기한에 의해 내린것입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오히려 질문을 유도하기 위해 배너를 게시해 링크 하는등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여러 비판글을 상시로 접하고 있고 청와대 게시판등에서도 의견수렴을 늘 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글이 무서워 폐쇄''했다는 이번 논평은 매우 작위적인 해석인것입니다.
또한 ''과거의 관제대화와 같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과거 정부에서 그렇게 해와서 이런 표현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섭외된 출연진 명단을 보시면 민주당 대변인이 말한 ''관제''라는것이 이런것인가 하고 갸우뚱 하실것입니다.
다음은 (국민)섭외패널 최종 출연자 명단입니다.
- 촛불시위관련 : 성지현 (이화여대 정외과 4, 민주노동당 이화여대학생위원회 위원장)
- 학자금관련 : 이은혜 (경희대 언론정보 4, 19대 언론정보학부 학생회장)
- 공기업 통합관련 : 고봉환 (한국토지공사 노조위원장)
- 독도문제 관련 : 박기태 (민간해외홍보단체 VANK(반크) 단장)
- 남북문제 관련 : 남궁산 (실향민 1세대)
패널들의 면면을 보시면 대통령과 정부에게 결코 호의적(好意的)인 인사들이 아닙니다. 학자금, 촛불시위,공기업, 독도, 남북문제 어느것하나 쉬운문제가 아닐뿐더러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포장된 이야기를 전할 분들이 아닙니다.
청와대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비판의 소리를 통해 국민과의 간극을 수렴해 갈수 있다고 대통령과 비서진 모두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게시판이나 국민신문고를 통해 언제든지 질문하실 수 있고 답변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의 의견을 잘 듣고 반영하는것이 ''소통''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늘 국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되었던 이런 작은 오해들이 쌓이고 쌓여서 불신의 담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국민들이 주체가 되는 ''대통령과의 대화''가 진행됩니다. 지난 6개월을 이야기 하고 또 대한민국의 50년 100년을 이기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함께 희망을 꿈꾸고 선진 대한민국을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되도록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속시원한 대화의 장이 펼쳐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