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마당(1483)

북한 실향민과 함께한 어린이날의 추억
어린이기자마당 2012-05-03
해마다 5월 5일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우리 친구들은 계획을 세우느라 바빠지곤 하죠? 올해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어린이날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분단으로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함께, 슬픔은 나누고 기쁨은 더하는 뜻 깊은 현장! 푸른누리와 함께 가보아요! -푸른누리편집진-
 

북한 실향민과 함께한 어린이날의 추억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매년 특별한 어린이날을 보냅니다. 다들 놀이동산에 가거나 게임을 하는 등 자유로운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반면, ‘황해도민회’라는 행사에 가기 때문입니다. ‘황해도민회’ 행사는 6.25 전쟁으로 인해 고향 황해도에 가지 못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임입니다.

외할아버지의 고향이 바로 황해도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매년 어린이날이면 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게임에 참가해 상품도 많이 받았고, 사생 대회에 참가하여 대상과 우수상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올해 어린이날에도 변함없이 이 행사에 참여할 것입니다.

‘황해도민회’ 행사에 가면 크레파스와 종이가 들어있는 가방을 줍니다. 단, 초등학생에게만 주는 선물이랍니다. 이 종이와 크레파스는 사생 대회를 위해 필요한 물품들로, 이 물품을 받고 자리에 가서 ‘황해도민회’와 관련 있거나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등을 그리면 됩니다. 제한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해서 내면 심사를 거쳐 마지막에 시상식이 열리는데, 이 대회에서 저는 2학년 때 대상, 3학년 때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기를 한 후 밀가루 속에 있는 사탕 먹기, 줄다리기, 박 터뜨리기 등 재미있는 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체험 활동에는 참가만 하더라도 상품을 푸짐하게 줍니다. 또 퀴즈 맞추기가 있는데, 이것은 황해도와 관련된 내용의 퀴즈여서 할아버지의 도움 없이는 맞추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순위권에 든다면 좋은 상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시 행운권 추첨입니다. 추첨 시간이 되어 대표자가 숫자를 하나하나 말할 때마다 모두가 귀를 기울입니다. 들어오면서 받은 행운권을 손에 들고 서로 눈치를 보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자신이 걸리면 웃으며 앞으로 뛰어나가지만, 꽝이라면 추첨된 사람을 부러운 눈치로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삼킵니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쉬는 동안에, 저와 같은 아이들은 옆길에서 놉니다. 이번에는 줄넘기와 인라인 스케이트, 그리고 자전거를 가지고 갈 생각입니다. 5월이면 꽤 더운 날씨인데도 아이들은 신이 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놉니다. 저 역시 이때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이처럼 저는 매년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어린이날을 보냅니다. 바로 남북분단의 슬픔과 함께하는 어린이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어린이날을 단지 노는 날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조금 더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어린이날부터 바로 시작해보기 바랍니다.


정유나 기자
(서울영신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