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마당(1483)
- 나는 눈감은 행복한 클라리넷 연주자
- 어린이기자마당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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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귀로 들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클라리넷 연주로 전하는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자 이상재 교수님을 푸른누리가 인터뷰했습니다. 장애를 이겨내어 당당하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이상재 교수님이 세상에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푸른누리편집진-
푸른누리 기자들이 11월 29일 천안에 있는 한국나사렛 대학교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자이신 이상재 교수님을 인터뷰하기 위해서이다. 교수님은 기자단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기자단은 질문하는 동안 이상재 교수님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궁금했던 점을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 교수님의 아주 특별한 클라리넷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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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또, 많은 악기들 중 클라리넷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 해야겠군요. 저는 집 형편이 가난해서 유치원에 다니지 못했지요. 그래서 일곱 살 때 동네 형들과 술래잡기를 했어요. 그런데 형이 차도로 도망가서 잡으려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차에 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지요. 일곱 살 겨울에 퇴원하여 어머니께서 사탕을 주셨는데 눈에 가까이 대야 사탕을 깔 수 있었어요. 어머니께서 그것을 보시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느냐고 물어보셨지요. 그 때 잘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해 드리고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다시 찾아갔어요. 그랬더니 너무 심하게 다친 나머지 뇌의 뒤쪽에 있는 눈과 관련된 기관이 떨어져버렸다는 검사결과가 나왔어요. 그때부터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고, 마침내 열 살 때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되었지요.
제가 음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월남전 군인이셨던 아버지께서 음악을 좋아하셨기 때문이지요. 아버지께서 음악을 좋아하셔서 라디오로 어렸을 때부터 브람스, 베토벤 등 클래식을 많이 들었어요. 시각장애를 가져서 특수학교에 다녔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너무 좋은 소리가 나는데 이름을 모르는 악기를 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는 형에게 악기 이름을 물었더니,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라고 했지요. 6학년 때까지는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이 일로 인해서 중학교 때 부터는 본격적으로 클라리넷을 하게 되었답니다.”
2. 일반적으로 연주를 할 때는 악보를 보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곡을 이해하고 연습하나요?
“저는 점자악보를 보고 연습해요. 점자는 1800년대에 프랑스의 브라이유에 의해 발명되었어요. 브라이유도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답니다. 그는 오르간을 연주했는데, 학생들에게 강의하기 위해 점자를 발명하게 되었어요. 저는 새 악보를 받으면 악보를 점자로 번역해 주시는 점역사 선생님께 악보를 메일로 보내드리고, 점자악보를 받아서 사용해요. 한 마디 읽고 불고, 한 마디 읽고 불고, 그 후에는 두 마디를 같이 부는 것이 저의 연습방법이지요. 처음에 5분짜리 곡을 완벽히 불기 위해서는 2-3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숙달되어서 2-3분짜리 곡을 몇 분만에 외워요. 악보는 외워서 사용하지요.”
3. 전 세계를 무대로 많은 연주를 다니셨는데요. 다른 사람들과 연습을 할 때 어떻게 호흡을 맞추는지 궁금하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
“5-6년 전부터 다른 선생님들과 30개국 이상을 연주하러 다녔어요. 다른 분들은 악보를 보고 연주하지만, 저는 외워서 연주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연주하는지 듣고 기억해서 맞추고, 정말 공연을 시작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시작해요. 음악은 정말 귀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가장 기억에 남았던 공연은 작년 터키와 그리스 군인들을 위해서 외교통상부의 도움을 받아 공연을 하러 갔던 것이에요. 그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그리스와 터키 군인들이 모두 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너희나라를 도와주러 갔을 때 어렵고 참 가난한 나라였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박사학위를 받고 공연을 오니 너무 기쁘다”라고 했어요. 그 공연으로 인해서 공연이 연주하며 다니는 것도 있지만 나라의 발전을 알리는 것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두 번째 기억에 남는 공연은 작년에 안중근 의사의 사형 100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공연이에요. 저는 여러 국회의원과 함께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가지러 뤼순감옥 주변에 갔어요. 그 때 제 클라리넷 소리에 맞춰 모두가 애국가를 불렀지요. 안중근 의사께서 서거하신 지 100년이 되는 추모의 자리에 유일한 음악가로 애국가를 연주하고, 안중근 의사를 위로하는 자리에 선 것에 대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꼈답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귀로 들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클라리넷 연주로 전하는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자 이상재 교수님을 푸른누리가 인터뷰했습니다. 장애를 이겨내어 당당하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이상재 교수님이 세상에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푸른누리편집진-
푸른누리 기자들이 11월 29일 천안에 있는 한국나사렛 대학교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자이신 이상재 교수님을 인터뷰하기 위해서이다. 교수님은 기자단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기자단은 질문하는 동안 이상재 교수님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궁금했던 점을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 교수님의 아주 특별한 클라리넷 이야기를 전한다.
1.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또, 많은 악기들 중 클라리넷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 해야겠군요. 저는 집 형편이 가난해서 유치원에 다니지 못했지요. 그래서 일곱 살 때 동네 형들과 술래잡기를 했어요. 그런데 형이 차도로 도망가서 잡으려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차에 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지요. 일곱 살 겨울에 퇴원하여 어머니께서 사탕을 주셨는데 눈에 가까이 대야 사탕을 깔 수 있었어요. 어머니께서 그것을 보시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느냐고 물어보셨지요. 그 때 잘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해 드리고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다시 찾아갔어요. 그랬더니 너무 심하게 다친 나머지 뇌의 뒤쪽에 있는 눈과 관련된 기관이 떨어져버렸다는 검사결과가 나왔어요. 그때부터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고, 마침내 열 살 때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되었지요.
제가 음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월남전 군인이셨던 아버지께서 음악을 좋아하셨기 때문이지요. 아버지께서 음악을 좋아하셔서 라디오로 어렸을 때부터 브람스, 베토벤 등 클래식을 많이 들었어요. 시각장애를 가져서 특수학교에 다녔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너무 좋은 소리가 나는데 이름을 모르는 악기를 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는 형에게 악기 이름을 물었더니,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라고 했지요. 6학년 때까지는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이 일로 인해서 중학교 때 부터는 본격적으로 클라리넷을 하게 되었답니다.”
2. 일반적으로 연주를 할 때는 악보를 보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곡을 이해하고 연습하나요?
“저는 점자악보를 보고 연습해요. 점자는 1800년대에 프랑스의 브라이유에 의해 발명되었어요. 브라이유도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답니다. 그는 오르간을 연주했는데, 학생들에게 강의하기 위해 점자를 발명하게 되었어요. 저는 새 악보를 받으면 악보를 점자로 번역해 주시는 점역사 선생님께 악보를 메일로 보내드리고, 점자악보를 받아서 사용해요. 한 마디 읽고 불고, 한 마디 읽고 불고, 그 후에는 두 마디를 같이 부는 것이 저의 연습방법이지요. 처음에 5분짜리 곡을 완벽히 불기 위해서는 2-3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숙달되어서 2-3분짜리 곡을 몇 분만에 외워요. 악보는 외워서 사용하지요.”
3. 전 세계를 무대로 많은 연주를 다니셨는데요. 다른 사람들과 연습을 할 때 어떻게 호흡을 맞추는지 궁금하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
“5-6년 전부터 다른 선생님들과 30개국 이상을 연주하러 다녔어요. 다른 분들은 악보를 보고 연주하지만, 저는 외워서 연주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연주하는지 듣고 기억해서 맞추고, 정말 공연을 시작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시작해요. 음악은 정말 귀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가장 기억에 남았던 공연은 작년 터키와 그리스 군인들을 위해서 외교통상부의 도움을 받아 공연을 하러 갔던 것이에요. 그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그리스와 터키 군인들이 모두 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너희나라를 도와주러 갔을 때 어렵고 참 가난한 나라였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박사학위를 받고 공연을 오니 너무 기쁘다”라고 했어요. 그 공연으로 인해서 공연이 연주하며 다니는 것도 있지만 나라의 발전을 알리는 것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두 번째 기억에 남는 공연은 작년에 안중근 의사의 사형 100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공연이에요. 저는 여러 국회의원과 함께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가지러 뤼순감옥 주변에 갔어요. 그 때 제 클라리넷 소리에 맞춰 모두가 애국가를 불렀지요. 안중근 의사께서 서거하신 지 100년이 되는 추모의 자리에 유일한 음악가로 애국가를 연주하고, 안중근 의사를 위로하는 자리에 선 것에 대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꼈답니다.”
4. 교수님께서는 미국의 대학원에서 클라리넷 박사학위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동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하는 음악은 한국 음악이 아닌 서양 음악, 즉 클래식이에요. 대학을 졸업하고 활동할 기회도 없고, 선생님도 없었기 때문에 더 공부를 하기 위해서 미국에 원서를 보냈지요. 매일 밤 동생과 영한사전으로 찾아가며 미국에 보낼 원서를 적었어요. 하지만 합격 소식은 쉽게 들려오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3대 음악학원 중 하나인 ‘피바디 음악대학교’에서 합격소식이 들려왔어요. 그리고 기숙사에서의 생활에 대해 알려주실 어머니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를 탔지요. 2주 동안 기숙사에서의 생활방법을 배우고, 마침내 석사 2년, 박사 6년의 긴 공부를 마쳤어요. 처음 피바디 음대에 들어갔을 때는 정원이 650명이었는데, 그 중에 눈이 보이지 않는 학생은 저, 딱 한 명이었지요. 그런데 건물의 모든 곳에 점자를 붙여 주었어요. 그 뿐만이 아니고, 칠판 글씨를 읽어주는 도우미 친구도 붙여주었어요. 미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영어였는데요, 공부가 힘들어서 혼자 많이 울기도 했답니다.”
5. 외국은 장애인을 위한 많은 제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시각장애를 갖고 음악을 하는 점에 있어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핸드아웃을 받으면 바로 점자 찍는 기관에 보내준 후, 점자로 옮긴 후에 다시 받아요. 비용은 다 학교에서 부담해 준답니다. 학교의 식당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밥을 먹으러 가지 않은 적이 있는데, 며칠 후에 식당의 매니저가 불편한 점이 있는지 물어보고, 사람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고 하자 회의를 통해 시간별로 저를 도와줄 학생을 구해다 주었지요. 현재는 한국도 많이 좋아졌지만 1986년에 시각장애인은 받아주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중앙대에 합격했지요. 미국에서는 도와주는 대신 박사가 되거나 일을 성공했을 때 시각장애인이라고 더욱 많이 칭찬해주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간단히 말하면 차별이 없었답니다.”
6.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가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 교수님만의 특별한 강의방법도 소개해 주세요.
“중앙대에서 강사생활을 시작했지요. 많은 곳에서 강의를 하다가 2008년도에 한국나사렛 대학교의 정식교수로 임명되었어요. 시각장애인 음악교수는 제가 국내 유일인데, 다른 사람들 보다 악보를 외우기가 힘들답니다. 강의시간에는 제가 학생들은 가만 놔두지 않아요. 계속 질문하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제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지요. 묻고 질문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에 코멘트도 달아주어요. 그것이 저의 강의방법이지요.”
7. 교수님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곡은 무엇이고, 연주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입니까?
“저는 브람스를 좋아합니다. 박사공부는 하나를 브람스로 하고, 논문주제는 프랑스 음악, 첫 CD에 브람스의 클라리넷 곡을 수록했지요. 노숙인, 교정시설을 방문해서 연주도 많이 다녔어요. 지금까지 200회 가까이 공연을 다녔는데, 처음 몇 년 동안은 사람들이 연주하러 방문하는 것을 싫어했답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날 때는 손을 잡고 고맙다고 해요. 마음이 열리는 것을 느낄 때, 그리고 희망이 없는 분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지요.”
8. 지금까지 음악을 하면서 가장 큰 힘이 된 분이 있다면 누구입니까? 교수님에게 음악과 클라리넷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 주셨던 분은 어머니입니다. 부모님께서는 헌신적인 분이지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박사학위까지 받으려면 대신 도와줄 눈이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눈이 되어주어서 고마웠어요. 음악은 내가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늘 밀어주는 존재에요. 음악을 했기 때문에 살아가는 힘이 되었고, 즐겁고,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시각적 의미가 있지요. 제 음악과 클라리넷의 의미는 세상을 살아갈 힘이면서 에너지랍니다.”
9. 요즘 시각장애인 합창단이 많이 있는데, 교수님께서도 음악단을 만드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아니면 현재 함께하고 있는 단체가 있으신가요?
“저는 2007년에 ‘하트 시각장애인 실내관현악단’을 창단했어요. 약 4년 9개월 동안 연주를 116회 했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장인 카네기홀에서 한 번도 시각장애인이 연주한 적이 없었지만, 600명의 꽉 찬 청중들이 하트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박수를 쳐 주었어요. 연습할 때는 지휘자로 활동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같은 연주자로 활동해요. 저는 오케스트라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에요.”
10. 더 멋진 연주자가 되기 위해 활동계획이 있으신가요? 장애를 딛고 성공한 교수님을 멘토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푸른누리 기자단을 만난 소감도 말씀해 주세요.
“저는 사는 것이 계단을 오르는 것 같아요. 계단을 하나하나 딛고 천천히 꼭꼭 밟고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학생들도 가르치고 많은 공연을 하면서 굴러 떨어지지 않고,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아래에서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리고 푸른누리 기자들은 질문, 말을 참 똑똑하게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만한 아이들인 것 같네요. 저의 살아가는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기쁘고요.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에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보다 성공할 수 있는 경우가 줄어들죠, 잘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것인 만큼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힘을 가지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11. 클라리넷 외에 다른 악기를 배울 기회가 된다면 어떤 악기를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으신가요?
“피아노를 쳐보고 싶어요. 피아노 치는 사람이 멋있어 보여요. 피아노를 폼 잡고 멋있게 치고 싶은 소망이 있지요. 하지만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렵네요. 그렇지만 굳이 클라리넷 외에 다른 악기를 배울 기회가 된다면 피아노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장애는 편견일 뿐!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보다도 당당하고, 자신 있게 살아가시는 이상재 교수님의 모습에 그 어떤 힘겨움과 어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긴 인터뷰 시간동안에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던 이상재 교수님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 교수님과의 인터뷰가 내 인생에 깊숙이 자리 잡을 것 같다.
이수민 기자 (구봉초등학교 / 5학년)
4. 교수님께서는 미국의 대학원에서 클라리넷 박사학위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동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하는 음악은 한국 음악이 아닌 서양 음악, 즉 클래식이에요. 대학을 졸업하고 활동할 기회도 없고, 선생님도 없었기 때문에 더 공부를 하기 위해서 미국에 원서를 보냈지요. 매일 밤 동생과 영한사전으로 찾아가며 미국에 보낼 원서를 적었어요. 하지만 합격 소식은 쉽게 들려오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3대 음악학원 중 하나인 ‘피바디 음악대학교’에서 합격소식이 들려왔어요. 그리고 기숙사에서의 생활에 대해 알려주실 어머니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를 탔지요. 2주 동안 기숙사에서의 생활방법을 배우고, 마침내 석사 2년, 박사 6년의 긴 공부를 마쳤어요. 처음 피바디 음대에 들어갔을 때는 정원이 650명이었는데, 그 중에 눈이 보이지 않는 학생은 저, 딱 한 명이었지요. 그런데 건물의 모든 곳에 점자를 붙여 주었어요. 그 뿐만이 아니고, 칠판 글씨를 읽어주는 도우미 친구도 붙여주었어요. 미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영어였는데요, 공부가 힘들어서 혼자 많이 울기도 했답니다.”
5. 외국은 장애인을 위한 많은 제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시각장애를 갖고 음악을 하는 점에 있어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핸드아웃을 받으면 바로 점자 찍는 기관에 보내준 후, 점자로 옮긴 후에 다시 받아요. 비용은 다 학교에서 부담해 준답니다. 학교의 식당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밥을 먹으러 가지 않은 적이 있는데, 며칠 후에 식당의 매니저가 불편한 점이 있는지 물어보고, 사람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고 하자 회의를 통해 시간별로 저를 도와줄 학생을 구해다 주었지요. 현재는 한국도 많이 좋아졌지만 1986년에 시각장애인은 받아주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중앙대에 합격했지요. 미국에서는 도와주는 대신 박사가 되거나 일을 성공했을 때 시각장애인이라고 더욱 많이 칭찬해주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간단히 말하면 차별이 없었답니다.”
6.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가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 교수님만의 특별한 강의방법도 소개해 주세요.
“중앙대에서 강사생활을 시작했지요. 많은 곳에서 강의를 하다가 2008년도에 한국나사렛 대학교의 정식교수로 임명되었어요. 시각장애인 음악교수는 제가 국내 유일인데, 다른 사람들 보다 악보를 외우기가 힘들답니다. 강의시간에는 제가 학생들은 가만 놔두지 않아요. 계속 질문하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제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지요. 묻고 질문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에 코멘트도 달아주어요. 그것이 저의 강의방법이지요.”
7. 교수님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곡은 무엇이고, 연주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입니까?
“저는 브람스를 좋아합니다. 박사공부는 하나를 브람스로 하고, 논문주제는 프랑스 음악, 첫 CD에 브람스의 클라리넷 곡을 수록했지요. 노숙인, 교정시설을 방문해서 연주도 많이 다녔어요. 지금까지 200회 가까이 공연을 다녔는데, 처음 몇 년 동안은 사람들이 연주하러 방문하는 것을 싫어했답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날 때는 손을 잡고 고맙다고 해요. 마음이 열리는 것을 느낄 때, 그리고 희망이 없는 분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지요.”
8. 지금까지 음악을 하면서 가장 큰 힘이 된 분이 있다면 누구입니까? 교수님에게 음악과 클라리넷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 주셨던 분은 어머니입니다. 부모님께서는 헌신적인 분이지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박사학위까지 받으려면 대신 도와줄 눈이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눈이 되어주어서 고마웠어요. 음악은 내가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늘 밀어주는 존재에요. 음악을 했기 때문에 살아가는 힘이 되었고, 즐겁고,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시각적 의미가 있지요. 제 음악과 클라리넷의 의미는 세상을 살아갈 힘이면서 에너지랍니다.”
9. 요즘 시각장애인 합창단이 많이 있는데, 교수님께서도 음악단을 만드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아니면 현재 함께하고 있는 단체가 있으신가요?
“저는 2007년에 ‘하트 시각장애인 실내관현악단’을 창단했어요. 약 4년 9개월 동안 연주를 116회 했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장인 카네기홀에서 한 번도 시각장애인이 연주한 적이 없었지만, 600명의 꽉 찬 청중들이 하트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박수를 쳐 주었어요. 연습할 때는 지휘자로 활동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같은 연주자로 활동해요. 저는 오케스트라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에요.”10. 더 멋진 연주자가 되기 위해 활동계획이 있으신가요? 장애를 딛고 성공한 교수님을 멘토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푸른누리 기자단을 만난 소감도 말씀해 주세요.
“저는 사는 것이 계단을 오르는 것 같아요. 계단을 하나하나 딛고 천천히 꼭꼭 밟고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학생들도 가르치고 많은 공연을 하면서 굴러 떨어지지 않고,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아래에서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리고 푸른누리 기자들은 질문, 말을 참 똑똑하게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만한 아이들인 것 같네요. 저의 살아가는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기쁘고요.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에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보다 성공할 수 있는 경우가 줄어들죠, 잘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것인 만큼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힘을 가지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11. 클라리넷 외에 다른 악기를 배울 기회가 된다면 어떤 악기를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으신가요?
“피아노를 쳐보고 싶어요. 피아노 치는 사람이 멋있어 보여요. 피아노를 폼 잡고 멋있게 치고 싶은 소망이 있지요. 하지만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렵네요. 그렇지만 굳이 클라리넷 외에 다른 악기를 배울 기회가 된다면 피아노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장애는 편견일 뿐!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보다도 당당하고, 자신 있게 살아가시는 이상재 교수님의 모습에 그 어떤 힘겨움과 어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긴 인터뷰 시간동안에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던 이상재 교수님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 교수님과의 인터뷰가 내 인생에 깊숙이 자리 잡을 것 같다.
이수민 기자 (구봉초등학교 / 5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