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마당(1483)

나는 한명이 아닌 두명
어린이기자마당 2012-06-19
외모도 성격도 똑같은 쌍둥이! 쌍둥이면 외롭지 않아 좋을 것만 같은데, 비빔밥처럼 장단점이 고루고루 섞여있다고 하네요. 푸른누리에서 활동 중인 쌍둥이 자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푸른누리 편집진-
 

나는 한명이 아닌 두명

나는 쌍둥이이다. 나와 쌍둥이인 현서는 모든 것이 나와 똑같다. 우리는 외모가 비슷하고, 안경을 쓴 것도 똑같다. 또한 우리는 성격이 비슷하며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둘 다 책을 좋아하고, 분홍색을 싫어한다. 장래희망이 기자와 작가인 것도 똑같다. 같은 학년인 친구들은 늘 우리에게 신기한 눈길을 보낸다. 예전만 해도 그것 때문에 어깨가 으쓱거렸다.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6년 동안이나 그런 눈초리를 받아서 그런지 이제는 조금 질렸다.


쌍둥이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마치 비빔밥처럼 장점과 단점이 고루고루 섞여있다. 일단 장점에 대해서 설명해 보려 한다.

 

첫째, 쌍둥이는 두 명이기 때문에 서로 즐겁게 놀 수 있다. 동생이나 언니, 오빠가 있어도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집도 많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먼저 동생은 같이 논다고 하기 보다는 같이 놀아준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언니나 오빠는 시험기간이 되면 우리를 멀리할 것이다. 그러나 쌍둥이는 같은 학년이어서 항상 함께 놀 수 있다.


둘째, 같이 공부할 수 있다. 가끔 공부가 안 되거나 궁금한 게 있을 때 서로 대답해주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쌍둥이는 서로 공부를 도와주고 자신이 아는 지식을 상대방에게 빨리 전달해 줄 수 있다.


셋째, 쌍둥이는 외롭지 않다. 외동딸이나 외아들은 무척 외롭다. 학교에는 친구들이 있겠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쌍둥이인 현서와 얘기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많이 만든다.


그러나 쌍둥이는 특별하기 때문에 때로는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5학년 때 현서네 반 아이들이 수학시간에 합동이란 단어를 집어넣어 문장 만들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 아이가 "현서와 진서는 합동이다."라고 말해서 반 전체를 웃음바다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현서가 우리 반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어떤 아이가 "진서가 먼저 나갔어요."라며 낄낄거리기도 했다. 돌이켜 보니 이런 황당한 일 때문에 짜증났던 적이 많았다.


또한 나와 현서는 둘 다 글쓰기를 좋아하여 청와대 푸른누리 기자단에 합격했다. 아마도 83호 기사 중 ‘우리 가족만의 건강비법’을 읽어본 기자들은 모두 현서를 알 것이다. 우리는 늘 더 많은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 경쟁한다. 어디를 가더라도 서로 자세히 보려고 다투기도 한다. 지난 강원도 여행에 대해 서로 쓰려고 심하게 다투기도 했다. 이건 꼭 현장에서 서로 취재하려고 다투는 기자들과 닮았다.


마지막 문제는 싸움이다. 체력, 키 등 모든 요소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조금의 다툼은 어느새 권투시합 분위기로 바뀌고 만다. 너무 치열한 싸움 때문에 엄마께 지적을 받곤 한다.


나와 쌍둥이인 현서는 쌍둥이에 대한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직접 인터뷰 해 보았다.


Q. 쌍둥이로 살아가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A. 꽤 많은 시간을 쌍둥이로 살아와서 이것저것 느낀 게 많았다. 어떨 땐 쌍둥이가 좋기도 하고 귀찮은 존재로 느낄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나로서는 큰 영광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Q. 쌍둥이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입니까?
A. 늘 다정다감한 친구 같은 존재다. 물론 늘 서로에게 친절할 수는 없지만. 위험한 일이 있거나 걱정이 있으면 부모님 보다는 서로를 찾기 때문에 쌍둥이가 아닌 친구 같은 존재로 생각에 많이 남는다. 서로가 있기 때문에 행복하고 서로가 있어서 오늘의 우리가 만들어진 것 같다.


Q. 지금까지 쌍둥이로 살면서 느낀 불편함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A. 우선 색다른 눈초리로 우리를 본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친척들에게 ‘정말 똑같네’ 누가 누군지 못 알아보겠다‘는 소리를 밥 먹듯 들었었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신기하다는 듯이 힐긋 거리며 쳐다보는 것은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그래서 옷을 입을 때도 똑같은 옷을 입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 빼고는 불편한 점은 거의 없는 것 같다.


Q. 사람들이 쌍둥이들은 뭐든지 똑같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나요?

A. 그건 절대 아니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다. 쌍둥이라고 해서 무조건 똑같은 것은 아니다. 생김새는 비슷한 쌍둥이 일지라도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를 수 있다.


Q. 앞으로도 사이좋은 쌍둥이 사이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A. 일단 지금처럼 좋은 사이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고 존중 해주어야한다. 매일을 함께 알차게 보내고 작은 싸움이라도 안 나게 노력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쌍둥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현서와 서로 상처주거나 받았던 일들은 잊고 행복하고 멋진 일들이 생기도록 서로 노력해 나가야겠다. 또한 앞으로도 두터운 우애를 간직하도록 사이좋게 지내야겠다.


양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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