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마당(1483)

미 국무부 청소년과 함께한 특별한 여름방학
어린이기자마당 2010-08-24

우리나라 문화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많이 늘고 있는 듯합니다. 국제 청소년 교류 홈스테이를 통해 만난, 쟈크 형이 푸른누리 기자의 눈에는 무척 신기하게만 보였나봅니다. 미국인 쟈크형에게 한국문화의 이것저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어린이의 기사입니다.-푸른누리 편집진-

 

 

미 국무부 교육 문화국은 미 국무부 초청 사업으로 청소년들이 주목해야 할 7개 언어를 선정해 그 언어의 종주국으로 미국 청소년들을 파견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어가 중요언어로 선정되어 올 여름 미국 청소년 48명이 한국에 왔다.


7월1일에 국제 학생 교류기구에서 실행한 국제 청소년 교류 홈스테이 2기가 실시 되었다. 우리가족은 이 행사에 신청을 하여 이번 여름방학에 처음 만나는 형과 생활을 하였다. 난 마음속으로 민간외교관이라 생각하며 한국에 대해 많이 가르쳐 주기로 다짐을 했다.


7월 1일에 픽업을 하러 가는 거였지만 우리는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하루 전날 형을 마중갔다. 들뜬 기분으로 간 그곳에는 멋지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그 형이 바로 나와 함께 할 형이었다.


미 국무부에서 선발해 국비로 한국 유학을 온 한국에 열정이 많은 형이 었다. 인터내셔널 나이는18살이고 한국나이는 19살이다. 키는 우리 아버지보다 컸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롱비치에서 왔다고 한다. 형의 아버지는 유대인이고 어머니는 한국 사람이라고한다. 그리고 조개류 알레르기와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형은 어머니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한다. 알고 있는 한국음식이 많아서 내가 가르쳐줄게 없을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미역국과 김치찌게, 불고기, 청국장을 너무 잘먹었다. 나는 왠지 그런 형이 마음에 들었다.


자클리 다니엘 프라이드맨 ... 형의 이름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불리는 애칭이 자크여서 우리 식구들 역시 자크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역시 미국인답게 음악을 좋아한다. 처음 만난 날 마트에서 같이 장을 보고 집으로 갔다. 형의 집은 크다못해 집안에 정원까지 있는데 우리집은 너무 좁아 답답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컸다.

 

 


형이 한국 말로 "잘자"가 무엇이냐고 물어 보기에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첫날이 지나갔다. 앞으로 일주일 간은 수업이 없다고 했다. 그러는 동안 같이 덕수궁도 가고 남산도 가며 즐겁게 보냈다. 나는 몇개 안되는 단어로 역사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형은 다 알아듣는 눈치였다. 한번은 형의 친구 앤써니형과 코엑스에 가서 구경도 하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뷔페도 갔었다.


그런데 형들이 한번씩만 가져다 먹고 다먹었다고 하니까 어머니께서는 깜짝 놀라시며 더 먹으라고 권하셨다. 형들은 그만 먹겠다고 하더니 어머니를 한번 쳐다보고는 세네번을 가져다 먹었다. 뷔페는 형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우리는 2층 침대를 사용했는데 형은 1층 나는 2층에서 잠을 잤다. 형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소지품을 책상위에 놓는다. 나는 책꽂이 두줄을 비워 형에게 필요한 물건을 올려 놓으라고 했다. 처음엔 필요 없는가 싶더니 왠 물건이 많은지... 형은 자주 노트북으로 노래를 다운 받는다. 우리는 서로 말이 잘 안통해서 그런지 가끔씩 어쩔 줄 모를 때도 있었다. 아침은 항상 형과 같이 먹었는데 형은 항상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그런데 밥을 제일 늦게 먹어서 어머니께서는 맛없는데 억지로 먹는건 아닌가 항상 걱정하셨다.


형이랑 롯데월드도 가던 6주가 다 지나고, 헤어질 생각을 하니 가슴이 울컥거린다. 마지막주 일요일엔 서울랜드에 가서 시원하게 sky-x를 탔다. 높은 기둥에서 떨어지는 시원함. 형과 함께한 좋은 추억으로 간직된 순간이었다.


8월13일에 형은 전주에 내려갔다. 전주에서 4달동안 한국어 공부를 한 다음 미국으로 간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이 끝날때 쯤이면 한국어가 더 늘겠지?....그런데 형은 이상하게도 매일 빨래를 내놓지 않는다. 빨래를 서랍 속에 개지도 않은채 넣는 형이 왜 그런지 난 그런 형에게 정이 간다.


형은 언제나 웃고 있다.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밤11시에 올 때가 많아 못보고 잘 때도 있었지만 난 형이 들어오는 걸 매번 알고 있었다. 난 혼날까봐 자는 척 한 적도 많이 있었는데 그런 날은 형과 몰래 그날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곤 했다.


한번은 형의 교통카드가 고장나 택시를 타고 연신 전화로 중계방송을 하며 집에 왔다. 그날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마중을 나갔었는데 택시에서 내리는 형의 모습이 순진한 중학생 같아 보이던 때가 기억난다.


그렇게 6주가 지나고 갈 준비를 하는 형의 모습... ‘형, 다음에 또 만나자’ 형을 생각하면 눈물이 주르륵 흐를 것 같다. ‘형, 잘가~~‘ 아참! 형! 내 외교관 점수는 몇점이야?

 

이정훈 기자 (서울도곡초등학교 / 4학년)

'어린이기자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