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턴일기(1483)
- 청와대의 참 모습을 말한다. 청와대 행정인턴의 생생 생활 보고서
- 청와대 인턴일기 201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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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게 메리트라네 , 있는게 젊음이라네
2010년 가을, 청와대 트위터를 팔로잉 하던 중 우연히 ''청와대 행정인턴 공개 채용'' 트윗 메세지를 보게 됐습니다. 평소 시사와 국가 정책에 관심은 많았지만 청와대와 같은 국가기관에서 일을 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본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턴 채용 공고를 보는 순간 젊은 시절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했고 높고 멀게만 느껴졌던 청와대의 문을 용기 내어 두드렸습니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젊은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청와대 인턴의 자격이 저에게도 주어졌고 요즘 노래 가사 처럼,''없는게 메리트, 있는게 젊음''이었던 저의 청와대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곳
청와대 생활 중 사람들이 항상 관심을 가지는 것 중 하나가 출퇴근 시간입니다. 요즘처럼 해가 짧은 겨울에는 날이 채 밝기 전 이른 새벽이 이 곳에선 가장 에너지 넘치고 바쁜 시간입니다. 아침 6시 30분에 출근해 늦은 저녁 퇴근하는 근무시간에 익숙해 지기까지 적응 기간이 필요 했지만 지금은 계절마다 바뀌는 버스 창 밖 새벽 풍경을 보며 상념에 잠기기도 합니다. 또한 누구보다 아침을 일찍 여는 기쁨은 피곤한 몸을 일으키는 활력소가 됩니다.
가장 바쁜 시간인 오전 근무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나면 소위 ''무료급식''이라 불리는 아침 식사를 하는데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처럼 깔끔하고 맛있는 아침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침식사에는 한 가지 약속이 있습니다. 음식을 남겨서는 안 되는 것인데 잔 반이 생길 시 천원의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게 먹을 만큼만 적당히 덜어 음식이 남는일이 거의 없지만 자진 성금이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청와대 구내식당 식단> <잔반없는 청와대 구내식당>
TV에서 보던 ''그들''이 나의 멘토가 되다대통령실 행정인턴은 단순 업무를 지원하고 복사나 하는 성격의 인턴이 아닙니다. 여론조사, 자료분석, 행사기획 등 각 전문분야에서 근무하며 국정 운영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체험합니다. 또한 각 분야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한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며 어깨 너머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엘리트'' 라는 수식어가 과분하지 않을 만큼 놀라운 일 처리 능력 뿐 아니라 특권의식 없는 인간적인 면모로 감동을 주는 많은 행정관분들. 실제로 인턴들의 멘토로서 여러 고민 상담을 해주시는데
''아프니까 젊은''시절을 먼저 겪은 선배로서 살아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적인 조언뿐 아니라 매달 정기적으로 대통령실에 대한 업무 이해를 높이기 위한 수석실별 간담회도 진행됩니다. 대한민국 20대로서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수석님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지며 청와대에 젊은 피를 수혈하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답니다.
<정책기획관실과의 간담회 현장>
대구세계육삭성수권대회, 부산세계원조총회 등...국제적 행사 참관의 기회
청와대 인턴의 가장 큰 장점이 중 하나는 크고 작은 대통령 행사와 국제 행사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해당 비서관실과 관련된 대통령 행사 준비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매 행사 마다 참석을 원하는 인턴들에게 참관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경호와 보안상의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인턴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주고자 특별히 배려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과 부산세계원조총회 개막식과 같은 국제적 행사에 참관하며 뜻 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청와대 경내에서는 역대 가장 큰 행사인 청와대 푸른누리 어린이 기자단 발대식에 참여하고 행사 진행을 도왔습니다. 현장에서도 젊은이다운 적극적이고 발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그러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구 세계육상 선수권대회 개막식>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 개회식>
"떠난 다음에도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즐겁게 일해주세요"
청와대 인턴 생활을 하기 전 까지만 해도 청와대 직원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근엄하기만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수석, 비서관, 행정관, 인턴직원, 구내식당 어머님, 청소 및 관리 담당자 등 청와대 내에서 서로 마주치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큰소리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합니다.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으로 작은 사연에도 눈물과 웃음으로 공감하는 인간적인 사람들이 이 곳에 있습니다. 언제나 멀게만 느껴졌던 대통령은 손녀 손자를 위해 뽀로로 인형과 셀프 카메라를 찍고, 빼빼로데이에 인턴이 전달한 작은 선물에도 환하게 웃으며 감동하는 인간적인 분이었습니다. 아마 청와대 인턴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편견을 가지고 있었겠지요.
<일요일 당직 근무중인 직원들을 위해 깜짝 피자파티를 마련한 최금락 홍보수석>
지난 4월 봄비가 내리던 점심시간, 대통령은 인턴 직원들과의 점심 식사를 제안했습니다.모두들 삼청동의 한 수제비 음식점에 둘러 앉았고 짐짓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인턴들에게 대통령은 가벼운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 주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제비를 함께 먹으며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은 "떠난 다음에도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즐겁게 일해주세요" 었습니다. 대통령의 말씀처럼 아마 오랜 세월이 흘러도 북악산 자락 푸른 팔작지붕 아래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국가를 위해 일했던 기억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
홍보수석실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