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이야기(1483)

대형마트가 벤치마킹하는 재래시장 만들겁니다!
이런저런이야기 2008-10-31

 

열흘 후면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군요. 수능시험 일정 환기차 본 블로그에서도 문제를 한번 내봤습니다. 

조금 어려우셨나요? 다들 맞추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혹시 귀하께서는... ^^

 

위에 나열된 곳들은 세계의 유명한 시장(市場)이자 관광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해외 여행을 가면 시장 탐방 스케쥴을 꼭 넣게 되는데요. 시장에 가면 그 나라의 특산물은 물론이고 개성있는 문화와 사람들, 그리고 생활풍습을 엿 볼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시장 얘기가 나왔으니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은 어떤지 이야기 해 볼까요?

전통적으로 우리의 시장은 소통과 교환의 장(場)이었습니다. 물건을 사고파는것 뿐만아니라 이웃 소식과 세상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었죠. 지금이야 정보통신이 발달해서 카페나 블로그가 그 기능을 대체하고 있지만, 시장은 늘 새로운 정보가 넘처나는 정치/사회/문화적인 곳이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지역 특유의 풍속과 커뮤니티가 존재했고, 공연과 놀이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와 빠른 현대화는 재래시장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대형유통업체가 곳곳에 생겨나면서 재래시장은 전반적인 침체기를 겪게됩니다. 따라서 이에 제반하는 지역의 사회, 정치, 문화, 오락, 경제적 기능들도 모두 사라져 버렸죠.

 

하지만 여전히 시장은 민심을 대변하고 있고, 서민들의 주머니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살아야 서민경제도 사는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재래시장의 중요성과 그 기능을 복원하고 활성화 하기 위해 아케이드 설치, 공동창고 운영 등 여러 지원책을 펴 왔습니다.

재래시장도 쾌적하다면.. 재래시장도 편리하다면 ''대형마트''와 경쟁할 수 있을것이란 믿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시 무리가 있습니다.

단지 시설이 현대화 된다고 ''대형 마트''를 이길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은 대형마트를 경쟁 상대로 하는 ''현대화''에 그 촛점이 맞쳐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결방법에는 커다란 헛점이 있었습니다. 재래시장의 위기진단에 인구 구조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른 복합적인 환경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는 곧 현대화만으로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명박 정부는 재래시장이 갖고 있던 지역고유의 전통성과 풍속, 문화 보전 등의 필요성을 느끼고 시장의 큰 기능이었던 커뮤니티적인 역할을 되살려 일상의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문화ㆍ관광형 전통시장 육성 사업'' 입니다. 

 

 문화ㆍ관광형 전통시장 육성 사업이란?

재래시장이 단지 물건을 파고 사는 장터가 아니라 풍속과 문화, 커뮤니티가 공존하는 場으로써 본연의 역할을 되살리고, 각 시장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문화 및 관광형 시장으로 육성하여 지역 주민의 일상적 관광지로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업을 말한다.

 

 

2008년 4월, 중소기업청은 ''전통시장 가는 날'' 선포와 더불어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육성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장터 실사와 상인회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전국의  상설 시장의 수는 무려 1,610 곳이라고 합니다. 수 많은 시장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육성 프로젝트에 선정된 수원 못골시장.

 

수원 못골시장은 주민생활형 식재료 시장으로 90여개의 상점들이 전형적인 재래시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식재료 시장인만큼 싱싱한 과일과 야채, 맛깔스런 반찬가게들, 참 숯에 직접 김을 굽는 가게 등 보는것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는 맛 집들이 많았습니다. 맨 손으로 돌아올 수 없는 맛거리 수원 못골시장.

 

청와대 블로그는 수원 못골시장을 방문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육성 정책에 대한 의견과 기대감, 

대통령에게 바라는 영세상인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담아 왔습니다.

 

맛있는 수원 못골시장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28년 뻥만 튀기신 뻥튀기의 달인"

  

''뻥이요!!-''

빙글빙글 돌아가던 뻥튀기 기계가 ''펑!''하는 연기와 함께 고소한 강냉이를 와르르 쏟아냅니다.

미나리꽝 시장과 못골시장이 만나는 지점에 28년이나 된 뻥튀기 가게. 이 가게를 운영하는 아주머니에겐 뻥튀기 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딸이 있습니다. 

 

아주머니의 딸은 어릴때부터 공부를 잘 해서 한의대에 들어 갔다고 합니다. 시끄러운 시장통. 게다가 펑펑 튀기는 소리때문에 공부에 집중이 안 될만도 한데 너무 훌륭히 커줬다고 자랑보따리를 늘어놓습니다. 사람들은 그것만해도 ''효도''라며 부러워 하는데, 딸은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에 유학까지 갔다고 하는군요. 자식농사 대성공입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죠. 이역만리에 있는 딸걱정에 걱정이 많습니다. 최근 몇달만에 수백원이나 올라버린 환율 때문이지요. 

그래서 오늘도 아주머니는 더 많은 강냉이를 튀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 전통시장 육성 사업에 선정되고 난 후 시장의 변화가 있다면요?

 

시행된지 얼마 안되서 크게 달라진 점은 아직 없지만 각종 모임이나 교육을 통해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 곧 좋아지겠죠.

 

▷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요?

 

이 사업이 잘 돼서 우리 뻥튀기 가게가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가게는 국산 먹거리로 만들기 때문에 단골이 많아요. 멀리서도 많이 찾아오죠. 이런것도 더 많이 알려지게 된다면, 우리 가게를 찾아 많은 분들이 못골 시장을 찾겠죠. 뻥튀기만 사가겠어요? 이것저것 사가다 보면 못골시장이 모두 활짝 웃을 수 있겠죠.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물가 좀 잡아 달라는 겁니다.

고환율, 고유가, 고물가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이 전부 꽁꽁 얼어 붙었어요. 물가만 잡으면 만사형통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대형마트에서 우리 시장을 벤치마킹 할거예요"

 

세계 여행을 꿈꾸는 예쁜 부부가 한국의 맛을 빚고 있습니다. 10년간 이곳에서 떡집을 해왔다는 아주머니는 전통문화 육성시장으로 선정된것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 육성 시장으로 선정된 소감은요?

 

전국에 수많은 시장 중에 우리 시장이 선정돼서 너무 뿌듯합니다. 재래시장하면 대형유통마트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고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육성사업에 선정되고 교육이나 개선 사업들을 통해 상인들이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그리고 교육을 통해서 장사가 단지 물건만 많이 팔아서 되는게 아니라, 진열을 하는 방법, 고객을 응대 하는 방법등의 변화를 통해 더 많은 소비를 창출할 수 있다는것을 배우게 되요. 또 배운대로 하니까 더 잘 팔리는거 같구요.

 

▷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시행기관에서 상인들의 사정과 여건을 조금 더 배려해 줬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는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분들의 스케줄에 맞춰서 교육이나 워크샵 일정이 잡혔는데 참석하고 싶어도 못할때가 많거든요. 시장이 좀 덜 바쁠때나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때를 잘 파악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재래시장에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고요. 재래시장은 같은 물건을 팔아도 가게마다 독특한 개성들이 있어 재미있잖아요. 이런 요소들이 지원 사업을 통해 더 다듬어 진다면, 나중에는 대형마트에서 우릴 따라 할걸요? 

 

대통령님, 국민은 가족이다라는 생각으로 더 세심히 살피는 정책을 했으면 좋겠어요.

 

 

세 번째 이야기. 34년 못골시장의 진국 모자(母子) 순대국밥 

 

잘 정돈된 묵사발들이 진풍경을 이루는 이곳은 34년간 2대에 걸쳐 순대국밥을 팔아온 못골시장의 ''진국'' 같은 곳 입니다.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와 순박하게 생긴 아들이 연신 함박웃음으로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 오랫동안 장사를 하셨는데 최근 사업으로 달라지는 것들이 생겼나요?

 

교육이나 세미나를 통해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34년동안 별탈 없이 운영해온 가게의 시설이나 서비스가 문제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거든요. 교육을 들으면서 어떤점들은 좀 더 보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문화가 입혀지고 시설이 개선되는 정책에 대해서는 환영하고 있는데 당장은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시점이 와야 피부에 와 닿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시장만의 특별한 아케이드 설치라던지 주민 쉼터나 라디오 방송 같이 못골시장 개성을 살린 정책들은 정말 기대가 큽니다.

 

대통령께 할 말이 있는데요. 국제 유가가 오를때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가는데 비해 내릴때는 제대로 반영이 안되는것 같습니다. 내린만큼 소비자가도 내렸으면 좋겠어요. 원자재가는 계속 오르고, 손님들은 그런것은 생각도 안하고 왜 올렸냐고 빼달라고 하니까 남는게 없어요. 장사가 잘 되게 물가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못골시장 상인회 회장 김상욱

 

▷ 여러 재래시장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육성 사업에 선정 되기 위한 노력으로 어떤게 있었나요?

 

우리 시장의 기본적인 현황과 앞으로 필요한 사항,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 잘 설명했고, 전통적인 재래시장인 모습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실사할 때도 높은 점수를 받았던거 같습니다.

 

▷ 육성 사업에 선정된 후 시장상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제 시작한 단계라 큰 변화는 없지만  다들 기쁘게 생각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생겼습니다. 정부의 지원덕에 꿈과 희망을 가지게 된거죠.

 

▷ 못골시장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계획이 준비되어 있나요?

 

낡은 것은 과감히 고치고, 살릴 것은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장의 특색에 맞는 개성있는 시설과 공간을 만들고, 문화에 편리함까지 더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육성 사업이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꾸준하고 장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차원에서 못골시장 로고가 새겨진 봉투를 사용한다던지 버스정류장 이름도 시장이름으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겠습니다. 할인 행사나 쿠폰제 등 이벤트도 벌여서 대형마트 못지 않게 손님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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