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이야기(1483)

본말이 전도된 대통령의 주식 발언 논란
이런저런이야기 2008-11-27

LA동포 리셉션에서 대통령의 ''주식 발언'' 바로보기

 

청와대 홈페이지 <전문가 칼럼> 기고문

여원동(기업인)

 

일전에 조카가 과자 사먹는 것을 보면서 매우 놀란 적이 있었다. 하나에 천원하는 조그만한 과자를 몇 봉지를 사들고 오길래 조카에게 ‘그 과자가 그렇게 맛있어?’라고 물어 보았다. 그런데 답변은 ‘포켓몬 카드 때문’이라고 했다. 만화 캐릭터 카드를 모으기 위해 오늘도 조카녀석은 그 과자를 산다.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어린이가 ‘과자’보다는 ‘카드’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과자’가 더 중요한데, 조카는 ‘카드’를 모으는게 우선시 되는 일이다. 이른바 ‘떡보다 콩고물’인 것이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G20, APEC등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무려 11박 13일의 긴 대장정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여러 국가간의 상호 협력을 강조하는 적극적 외교행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4일, 많은 교포들이 거주하는 LA를 방문해 ‘동포리셉션’에서 그 동안 한국이 일궈놓은 기적의 역사를 강조하며, 지금 어려울 때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잘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를 설명하며, ‘지금은 세계가 모두 어려워 한 나라만 잘 해서 되는게 아니며 선진국등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 한국의 은행들은 매우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위기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지혜를 발휘해 노력하면 이 어려움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 희망의 메시지에 덧붙여서 지금 한국의 주식이나 경제 여건이 너무나 저평가 되어 있어서, 만약 ‘지금 주식을 산다면 부자가 될 것이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정치권과 언론, 인터넷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떻게 ‘대통령이 주식을 사라는 발언을 할 수가 있냐’라는 비판 일색의 말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 비판의 말들을 ‘상황’에 맞게 해석해야 않을까? 현재 한국 주식이나, 경제 여건이 저평가 된 상태로 매수 적기라는 판단의 ‘주식을 사서 돈 좀 벌어보자’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면, 부적절했겠지만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그렇다고 주식을 사라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그런 오해의 여지를 즉각 막고, 이어서 한 발언에서 ‘자기 이익이지만 어려울 때 사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사정을 잘 아시는 동포들께서 투자 좀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임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그런데, 현재의 비판들은 연설 내용의 전체를 보지 않고 문제될 만한 문장만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것을 ‘거두절미(去頭截尾)’라고 한다. 또한 ‘본말전도(本末顚倒)’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일국의 대통령 역할로서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고자 한 발언임을 누구나 알 수 있음에도, 이렇게 비판으로 쟁점화 시키는 것은 국력과 국론을 분열시키는 소모적인 행태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주식의)원칙이 그렇다’라고 부연 설명하며, 상식적인 이야기를 언급한 것이다. 주식이란 것이 주가가 저렴할 때 사서, 비쌀 때 팔아 수익을 내는 것으로 당연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것은 거짓된 정보나 예언이 아닌 일반적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원칙적인 발언이다.

 

분명 이 발언은 연설 장소와 시기, 앞 뒤 문맥을 고려했을 때, 해외 동포들로 하여금 ‘건전한 한국 경제를 믿고 우리 동포들이 투자해 달라. 그것이 조국을 위한 것이고, 결국 우리 동포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라고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준일것이며, 실제 지난 IMF때도 많은 해외 동포들이 그렇게 조국에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이것을 마치 대통령이 대국민 투자설명회라도 열어서 ‘지금이 매수 적기이니 사라’라는 뜻으로 왜곡하며 오도하는 것이야 말로 부적절한 것이다.

 

한가위 때, 밝은 달을 보라고 달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양새다.

금융위기, 경제, 투자, IMF때의 경험, 성공한 동포사회라는 요소와 큰 틀을(Frame)을 보지 않고,

단지 ‘이명박’이라는 개인에 집중하다보니 이런 비판들이 나오는것이다.

 

지난 외환 위기때 앞장서서 금모으기, 달러보내기 운동을 했던 동포들에게 한국민 특유의 ‘정(情)’으로 호소하는 대통령의 진심을 본다면 지금과 같은 비판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 본 글은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이므로 청와대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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