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야기(1483)

친환경, 실용, 나눔의 공간. 청와대 버들마당
청와대 이야기 2008-10-10

청와대 비서동 앞에 있던 짜투리 공간이 10월 9일 ''버들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새단장 했습니다. 

청와대행 8000번 버스를 타고 이 앞을 지나다 보면 직접 눈으로 확인 하실수 있습니다.

 

이 곳이 버들마당이 되기 전에는 볕도 잘 들지 않던 칙칙하고 어두운 공간이었습니다.

비서동을 지은지가 오래되어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보니 자연히 피곤에 지친 직원들이 이곳에 와서 담배를 태우거나 지친 한숨을 내뿜는 공간이 되었죠. 

 

그러다보니 이 공간은 ''담배의 숲'' 정도로 인식 되었을뿐 마땅히 다른 목적으로 쓰일만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한때 공원조성시 유행했던 ''폐침목''과 오래되어 수차례 페인트가 덧칠된 쓸쓸한 벤치들이 이곳의 우울한 풍경을 만들어 냈더랬죠. 전혀 휴식을 취할수 있는 공간도 아니거니와 자연을 생각한 친환경 공간도 아니었습니다. 이곳을 지날때면 단지 "왜??" 라는 의문만이 남을 뿐이었죠

 






그랬던 이곳이 3단 변신을 해버린 것입니다!!! 로봇도 아닌것이 3단 변신을 하다니!

왜! 변신을 했는지, 어떻게 변신을 했는지 함께 들여다 보시겠습니다.

 

○ 첫번째 변신 : 우울한 숲에서 ''친환경'' 공간으로 

 

이곳을 버들마당이라 불러주기 전에는 ''이름''조차 없었습니다.

굳이 적당한 이름을 붙이자면 ''담배의 숲'' 또는 ''우울한 숲'' 정도로 불리는것이 적절할듯 합니다. 게다가 비가오면 기름이 잔뜩 흘러나와 토질을 오염시킨다는 폐침목, 그리고 자갈과 자생화로 조성된 산책로는 한때 ''향수''를 불러 일으켰을지언정 여러모로 ''골치아픈'' 대상이었죠.

 

그런데, 이곳에 분수가 생겼습니다. 화사한 햇살을 받으며 뿜어져 나오는 물은 새로운 상상력과 에너지를 주기에 충분합니다.

또, 공원 한쪽에는 100년이나 된 버들나무가 떡하니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존해야 할 역사와 자연의 가치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잘 다듬어진 천연나무 소재의 산책로와 전기 없이 불이 켜지는 솔라등은 대표적인 친환경 소재입니다. 주변에는 감나무와 국화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것을 지켜보는것 만으로도 스트레스는 훨훨 날아갑니다. 

 

 








○ 두번째 변신 : 폐쇄적인 공간에서 ''나눔''의 공간으로

 

예전 공간은 청와대 안팎에서 반대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나무들이 장벽을 만들어서 답답해 보였습니다.  나무가지들은 하늘을 막고, 낮은 나무들은 길을 막았습니다. 국민에게는 물론이고 직원에게도 탐탁찮은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버들마당은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기획단계부터 전국의 소외된 이웃을 초청해 좋은 문화공연을 열어주고, 미래의 예술 꿈나무들이 ''청와대''라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입니다. 그래서 간이무대도 설치하고 공원의 주변을 계단식 좌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광장이고 나눔의 공간입니다. 마당 중앙의 분수대 8개 구멍에서는 전국 ''8도의 에너지''가 넘쳐 흐르고, 아래로 펼쳐진 넓은 그릇은 그 뜻을 받드는 대통령과 참모의 모습과 같습니다. 

 

옛부터 한자문화권에는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이라고 해서 우주의 섭리를 담으려는 건축적 개념이 있었습니다. 덕수궁이나 경복궁을 비롯해 조선시대 궁궐에 대부분 반영되어 있습니다. 버들마당에도 ''천원지방''이라는 ''조화''의 철학을 담았는데요.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공간에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겠다는것이 바로 ''국민이 하늘이다''라는 청와대의 철학이자 고백입니다.

 

 









○ 세번째 변신 : 버려진 공간에서 ''실용적'' 공간으로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해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성군 세종대왕의 뜻을 새기며 이곳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더욱 민심을 살피고 행하자는 뜻으로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몇명의 참모진이 참석해 분수에 물을 흘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박수치고 버들공원을 산책하는것으로 기념식을 마쳤습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청와대의 큰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어려운 경제 사정을 고려해 조촐하게 기념식을 치뤘습니다. 

 

 

 

이곳의 이름도 원래 공감마당, 버들마당, 어울림마당, 햇빛마당, 소담터 등 무려 50여점의 광장명이 공모되었지만, 공간에 작위적인 의미를 담기보다 국민에게도 직원들에게도 실용적인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자연과 역사를 생각한다는 차원에서 이곳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던 ''용버들''의 이름을 따 ''버들마당''이라고 지은것입니다.

굳이 이곳에 의미를 담는다면 이 버들나무처럼 100년간 대한민국의 국운이 융성하길 기원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민원이나 업무로 청와대에 오신분들이 마땅히 앉거나 담소를 나눌만한 공간이 없어서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사방이 막혀있고 답답한 분위기가 위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었구요. 그런데 이렇게 화사한 담소공간이 생겨서 굳이 밖으로 나가거나 좁은 구석에서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됩니다. 

 

청와대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초청행사를 마련해 여러 이웃과 예술 꿈나무들을 모실 것입니다. 이곳에서 그들의 재능과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에게도 이곳이 좋은 상상발전소가 되길 바라고 지친 심신을 달래는 휴식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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