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야기(1483)

봉황도 청와대도 내 손안에 있소이다.
청와대 이야기 2008-09-22

여러분들은 ''청와대''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화려한 날개를 늘어뜨리고 얼굴을 맞댄 금빛 봉황 한쌍을 떠올릴 것입니다. 봉황무늬는 대통령이 거하는 관저, 사무실과 각종집기 및 전용기와 전용차 등에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또한 대통령이 수여하는 임명장과 표창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봉황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상징하는 공식 표장(票號)으로서 1967년 1월 13일 대통령 표장에 관한 공고가 제정된 후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 자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상징화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올해 초 청와대 CI가 일부 수정되기도 했는데요. 무엇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대통령 표장과 청와대 CI는 각각 어떤 용도인지 대통령 P.I(Presidential Identity)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홍보기획관실 ''나국희 행정관''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나국희 행정관은 누구? 

청와대 홍보기획관실 행정관. 대통령 표장과 청와대 CI에 대한 개선 작업과 매뉴얼 작업을 포함한, 대·내외 홍보물을 관리하고 있다. 
 

1. 생각하고. 기록하라

 

나 행정관의 자리는 매우 어지러웠다. 아니 무슨 만물상(萬物商)이나 소꿉상자를 옮겨논듯 했다. 한켠에서는 애니메이션 영상이 작은 모니터를 통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헉! 자리가 왜 이래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파티션에 빼곡히 박힌 사진과 글귀, 알록달록한 책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홍보1비서관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나 행정관의 자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함께 일하는 동료들까지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상발전소''인 이 자릴 들러 한참을 들여다 보고 간다.(편집자 주)

 

 

  

푸른지붕>> 아니! 여기가 청와대가 맞단 말입니까? 왜 이렇게 복잡해요?

나국희> 사실 이곳에서는 ‘디자이너=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는 아주 좁은 시각 때문에 ‘디자이너’라는 이미지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난 어쩔 수 없는 디자이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바로 이런 부분들인 것 같습니다.


모니터도 두 대는 두고서 작업을 해야 하고, DVD플레이어도 잘 보지 않지만 애니메이션은 꼭 틀어 둡니다.

머리가 자꾸 굳어가는 듯한 느낌탓에, 시선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감각적인 시각물들을 나열해 놓는 것이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야하는 사람으로서, 본능적인 감각을 잃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열심히 일하는 공간에 대한 즐거움을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푸른지붕>> 참 독특하네요.  옆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저 메모지들은 다 뭔가요? 

무슨 글귀 같은것도 막 적혀있는데요. 좌우명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혼자서 현장을 뛰어다니며, 늘 마음 속으로 되뇌던 말입니다. 열심히 한다면 꼭 이뤄질 거라고. 그게 진실이고 진심이라구요. 제 삶에 요행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진심은 언제든 통한다.’ 그렇게 믿고 있고 있습니다.  그런 맘이 어려울 때마다 저에게 힘이 되어 주었구요. 그리고, 저는 늘 기록합니다. 단지 기억을 못해서 적는 것이 아니라, 기록이라는 행위를 통해 제 의지와 신념을 다지는 거죠. 그렇게 생각을 하나하나 적어가다 보면 어느새 제가 생각하던 부분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푸른지붕>>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나국희> 청와대 CI부터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대통령표장)에 이르기까지, 현대화 작업과 함께 매뉴얼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 이미지의 정체성 확립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그 디자인이나, 쓰임이 많이 달라지기에, 상황에 맞는 정확한 판단으로 이미지의 오용과 변형을 막아야함은 물론이구요. 그럴싸한 말들로 장황하게 늘어놓는 문서를 꾸미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시각으로 정확히 문제점을 찾아내어 불필요한 예산집행과 인력낭비를 막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또한 글로벌시대의 조류에 맞춰 각국의 사례들을 참고해, 국제적인 이미지로도 손색도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도 있지요. 이런 작업들을 기초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품 디자인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통령과 여사께서 사진이나, 영상에서 효과적으로 비춰지도록 연구하고 있어요. 브랜드를 만들던 경험을 되살려 이제 ''이명박 &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위해 그 동안의 저의 모든 것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2. 슈퍼버드 봉황의 비밀  

 

푸른지붕>>대통령의 표장(票號)인 봉황이 궁금합니다. 왜 봉황이죠?

나국희>봉황은 새 가운데 으뜸으로 알려진 상상속의 새입니다. 그러다보니 단지 새 두마리가 아니라 굉장히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앞모습은 기러기 (신의를 생명처럼 지킴)

뒷모습은 기린 (슬기와 재주를 갖춘 현인)

턱은 제비 (비를 오게하는 재주와 부귀 및 장수)

부리는 닭 (여명이 다가오는것을 가장 먼저 감지)

목은 뱀 (풍년과 다산)

꼬리는 물고기 (군 통수권자)

이마는 황새 (고귀, 고결, 장수)

뺨은 원앙 (원만한 가정, 사회, 국가)

몸의 무늬는 용의 비늘 (제후 재상 등 뛰어난 인물의 상징)

등은 거북 (장수와 예견력)

 

무려 열가지의 동물의 ''장점''만 모아둔 "슈퍼 울트라 킹왕짱" 새죠. 이런 새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상징이란것이  대단하지 않나요. 게다가 우리가 한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깃털빛은 빨강, 파랑, 노랑, 흰색, 검정 등 5색을 띠고, 울음도 5음을 낸다고 합니다. 대나무 열매를 먹고살고 오동나무에 깃든다고 ''전설''로 내려오고 있지요. 


대통령의 표장의 봉황은 하늘의 이상을 실현하는 성천자(聖天子)의 상징이고 무궁화 꽃이 있는것은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 국가 지도자와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상징한거예요.

 

 

 

푸른지붕>> 대통령이 있는곳에 언제나 있는 봉황.. 별 생각 없이 봤는데 굉장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군요.

나국희>저도 이 작업 하면서 많이 찾아보고 배우게 된겁니다. 태극기를 그리는데도 정확한 비율과 공식이 있듯이 대통령의 표장도 간격과 크기 너비와 길이등에 형식이 정해져 있어요. 단지 봉황새 두마리를 그려 둔게 아니란거죠. 표장 자체가 대통령을 상징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돼야 합니다.

 

나국희> 재밌는것은 외국에서도 우리와 같이 ''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가 현존하는 새중에 가장 ''강력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독수리''를 사용하고 있죠. 독수리는 고대로부터(이집트, 로마제국) 힘과 권력, 아름다움, 독립를 상징하는 새로서 지배자들의 심벌로 애용되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잘 정리된 칼럼이 있어 소개합니다.

  (독수리 심볼의 상징 http://blog.daum.net/forestiere/8491349)


  

 

  

 3. 젊고 투명한 청와대를 향하여

 

 

 

나국희> 대통령의 표장 외에도 청와대 CI가 있는데요.  2008년 4월에 기존의 청와대 CI를 일부 개선했습니다. 원래의 CI는 1995년 9월 4일(2000.12월 수정) 제작 발표 되었는데요. 대통령의 집무실인 한식 건물(본관)과 뒤쪽의 북악산을 도형화한 것입니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 후 청와대 CI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고 다소 진부하고 권위적이라는 일부 의견이 있어 일부 개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 수정된 새 CI는 기존 로고의 낡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사용자 환경에 맞춰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한것이 특징예요. 청와대를 상징하는 청와대 본관 건물의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면서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수 있도록 조금더 맑고 단순하게 이미지를 표현했죠. 기존 로고에 비해 밝고 투명한 청색 컬러를 활용해서 젊고 투명한 느낌을 냈다라고 할까요. 서체도 세련되게 바뀌었습니다. 

 

푸른지붕>> 우리는 태극기나 무궁화를 보면서 국민으로서 자부심과 동질감, 그리고 뜨거운 애국심을 느끼게 되는데요. 청와대의 로고개선 작업은 단순히 이미지를 세련되게 하는것이 아니라 ''젊고'' ''투명''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를 표현한것인 만큼 더욱 친숙하고 투명한 청와대의 모습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대통령과 청와대의 상징과 관련된 여러분의 좋은 의견 기다리겠습니다.  

 

 

 

 

 

 

 

 

 

나국희> "생각하라. 기록하라. 진심은 통한다."

'청와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