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야기(1483)

그린오피스! 청와대 연풍문을 아시나요?
청와대 이야기 2009-03-03

청와대 앞, 지나 보신적 있으세요?

사실 청와대는 네비게이션에 나오지도 않거니와, 업무적으로 관련이 없는 분들에게는 관심밖의 장소죠. 

게다가, 지난 수십년간 ''청와대'' 앞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바람에 아직도 청와대 앞을 자유롭게 지날 수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또한, 왠지 모를 위압감 때문에 아예 가 볼 생각도 안하시겠죠?

그래서 아마 경복궁은 가봤어도 바로 뒤에 있는 청와대는 못 보신분들이 많으실텐데요.

 

하지만, 알고보면 청와대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이 계십니다.

맛집과 카페, 갤러리로 유명한 삼청동을 지나다 오시는분도 계시구요.

요즘 뜬다는 ''부암동'' 갤러리를 찾아오셨다가 청와대를 우연히 찾는 분도 계십니다.

또,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을 개방해둔 탓에 우연찮게 ''청와대 앞''으로 나오신분도 계시구요.

 

그뿐 아니라, 이곳에는 외국인들이 엄청 많이 찾아옵니다. 특히 중국, 일본 관광객들. 이른 아침부터 관광차로 많은 외국인들이 청와대 앞을 찾아와 사진을 찍습니다. 게다가 청와대 내부 관람도 가능한데요. 하루에 2,000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매일같이 청와대 정원과 본관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신청만 하시면 누구든지 청와대 관람이 가능합니다 17cwd.pa.go.kr)

 

그리고 업무차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죠. 청와대는 민원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께서 직접적으로 찾아오실 일은 없으실테지만, 공무원들이 업무 협의 내지 보고 때문에 이곳을 많이 찾게 됩니다. 즉, 청와대는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폐쇄''적인 곳이 아니라 하루에도 수천명이 오가는 매우 개방되어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이곳에 방문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도 그런것이 청와대가 장막을 벗은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청와대 앞길을 개방한 역사도 그리 길지 않으니까요. 청와대 앞으로 8000번 버스가 다니는것도 겨우 지난해 여름부터입니다. 

 

하지만, 청와대에 내방객을 위한 건물이 2009년 2월 드디어 완공 되었습니다.

 

청와대 앞길을 지나다 보면 통유리 창에 날개 모양의 건축디자인이 인상적인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오실겁니다. 마치 카페나 갤러리 같은 느낌이 드실텐데요. 바로 이곳이 내방객을 위해 만들었다는 ''연풍문''입니다.

 

원래 이름은 ''북악안내소''였죠. 청와대 뒤에 있는 산이 북악산이거든요. 이곳은 원래 직원들이 드나드는 통로입니다. 청와대는 국가적인 보안이 필요한 곳이니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겠죠. 그래서 이곳을 통해서만 비서동을 드나들수 있습니다. 내방객의 경우에도 이곳에서 출입증을 교부받아서 출입하거나, 직원 면회신청을 하게 되는곳이죠. 청와대를 처음 만나게 하는 장소니 청와대의 ''얼굴''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곳 건물이 지어진지 40년이나 되서 냄새도 나고 낡고 어두울뿐더러 공간마저 비좁아

면회객들이 한참을 줄서서 기다리는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새 날개 모양의 연풍문. 청와대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시설관리팀장

 

“면회신청을 하려면 길게 줄을 서야 했고, 앉을 곳도 부족해 오랫동안 서서 기다려야 했어요. 이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어 총무비서관실에서 증축을 건의했죠. 지난해 9월 중순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해 2월 15일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짝짝짝. 그래서 만들어진것이 연풍문입니다. 건물을 바꾸는참에 이름도 내부공모를 통해 ''연풍문''으로 바꾼것이죠. 이왕 바꾸는거 청와대 서쪽에 있는 ''분수대안내실''도 이름을 ''시화문''으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시화연풍(時和年豊)’에서 따온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에 ‘2008년 새해 사자성어’로 꼽은 글귀입니다. 직역하면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인데,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화합의 시대를 열고 해마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북카페 휴게실 등 방문객 위한 아늑한 공간 마련

 
연풍문은 지상 2층, 지하 1층에 연면적 859㎡ 규모입니다. 원래는 단층에 지금보다 면적이 반도 안되는 건물이었죠.

 

새로 지어진 연풍문은 1층에 방문객 안내실과 휴게실, 출입 게이트, 농협 청와대지점 등이 배치돼 있고, 2층에는 북카페와 휴게실 그리고 여러 개의 접견실 겸 회의실이 있습니다.


‘청와대는 무겁고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휴게실은 웬만한 카페테리아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산뜻합니다. 커피 등 간단한 음료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도 있습니다. 접견실 겸 회의실 역시 정남향에 통유리 창이어서 아늑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시설관리 팀장) “예전에는 청와대 직원들이 손님이 찾아와도 접대할 공간이 없어 곤란한 적이 많았어요. 이곳이 생긴 후 손님과 편안하게 만나거나 회의를 하고 업무도 볼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합니다. 방문객들 반응도 기대 이상이에요. 대기실에서 만남의 장소로 변모한 것이죠.”

 

 

 

연풍문의 가장 큰 특징은 청와대 경내 최초의 ‘그린 오피스(Green Office)’ 건물이라는 점입니다.

연풍문은 지하 200m의 15℃ 정도인 지열(地熱)을 이용해 냉난방에너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붕과 전면 유리에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해 매일 형광등 200개를 10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합니다. 비슷한 규모의 일반 건물에 비해 에너지를 20%가량 아낄 수 있습니다.

 
태양광으로 조명 전력을 해결했다.

 

여기엔 대통령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총무비서관실 시설관리팀

 

“총 공사비 29억 원 중 5억 원 이상이 신·재생에너지 시설 공사에 투입됐습니다. 증축을 결정한 후 대통령의 첫 지시가 친환경 시설로 만들라는 것이었어요. 지열시스템의 경우 공사 기간이 한 달 가량 더 걸리는 데다 에너지 절약 효과도 들쑥날쑥이라 처음엔 제외했다가 대통령께서 넣으라고 해서 추가했습니다. 그래서 담당직원이 관련 교육을 받고 연구도 해서 에너지 절약 효과를 높이는 지열시스템 공사 비법을 터득했죠.” 

 

“에너지, 물 등 자원 사용량과 폐기물 발생을 줄여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 이상 절감할 계획입니다. 또한 수궁터 인근에 에너지 자립형 건물을 만들어 연 35만 명에 달하는 내방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녹색성장 교육 장소로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태양광 가로등도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이고요.”  

  

 

지열 이용한 냉난방과 태양광발전시스템 설치

 

청와대는 앞으로 다른 건물들도 친환경 건물로 바꾸는 그린 오피스화 작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태양광발전·지열시스템, 연료전지 등도 건물마다 특성에 맞게 설치하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실내조명을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으로 교체하고, 유리와 창호도 단열 효과가 큰 제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절수형 기기 설치 및 하수 재활용, 직원 자전거 이용 확대, 전기·연료전지차 시범운행, 옥상 녹화 등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그야말로 청와대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의 산실로 거듭나는 것이죠!

BLUE HOUSE가 아닌 GREEN HOUSE가 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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