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야기(1483)

청와대 앞을 달리는 꼬마자동차
청와대 이야기 2009-08-24

청와대 사무동 앞뜰의 오후는 대부분 평온합니다.
사무실 안에서 많은 일들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그런데 앞마당에 서있는 하얀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춥니다.
삼삼오오 모여 손가락으로 가르키기도 하고 안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조용하던 청와대 앞마당에 뭔가 장난스런 기운이 깃듭니다.

 

 이렇게 생긴 녀석입니다. 귀엽죠? ^^


이 녀석들의 정체는 대통령실에서 업무용으로 마련한 전기자동차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많은 분들에게 그렇듯 청와대에서도 업무를 보기 위해 자동차를 타야할 일이 참 많습니다.
외부 다른 부처에 회의를 다녀오기도 하고 행사를 위해서 이동을 하기도 하고
가끔 기념품이나 책자 등 많은 짐을 옮기기도 합니다.


게다가 부서나 업무에 따라 서로 다른 건물에 떨어져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서
때에 따라서는 상당히 긴 거리를 움직여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거리가 참 애매합니다.

대부분 편도로 1km정도를 걸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거리는 걷기에는 좀 멀고 그렇다고 차를 타고 다니기엔 좀 가까운 거리죠. 
 
그래서 청와대는 지난 해 부터 자전거를 여러 대 비치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명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집무실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을 TV에서 보셨을 겁니다.

( 관련 포스트 보기 : http://blog.daum.net/mbnomics/7249010 )

그렇지만 청와대 주변에는 언덕이 많은데다가 너무 더운 날이나 추운 날, 혹은 날씨가 궂은 날에는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하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여자분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구요.
 


녹색성장 로고가 예쁘게 들어간 앞,뒷모습

 

이런 상황에서 짜잔~ 하고 등장해준 전기자동차는 참으로 반갑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길이는 2.5미터, 키는 1.4미터 밖에 되지 않는 하얗고 귀여운 꼬마 자동차이지만 
시속 60Km까지 달릴 수 있고 한번 충전하면 110Km를 달릴 수 있으니
이만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예쁨 받을 만한 조건은 다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별도의 충전시설이나 관리 시설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집집마다 다 있는 일반 220v소켓에 코드를 꼽아 연결하기만 하면
완전히 방전된 상태에서 네 시간 만에 다시 쌩쌩한 모습으로 돌아온답니다.

게다가 한 달 20회를 기준으로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료가 만원(심야전력 기준)이라니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요.

이렇게 예쁘고 귀엽게만 생겼는데 정말 잘 달릴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열쇠를 꽂고 시동을 걸었는데, 불만 들어오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 처음에 당황했답니다.

버튼을 눌러 주행 모드로 전환한 후 패달에 발을 얹자 차가 조용히 미끄러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장난감처럼 여겼던 것과는 달리 정말 생각보다 힘도 좋고 속도도 빠른 편이더군요.

 

청와대 안을 이곳 저곳 움직이는 동안 마주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습니다.
아직 들어온지 얼마 않되서 전기자동차가 실제로 달리는 모습을 본 사람이 별로 없는 지라
각각의 얼굴에 신기하고 귀엽다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전기자동차의 내부, 에어콘,오디오 등 갖출 것은 다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쁘장한 외형과 좋은 성능을 갖춘 전기자동차라고 해서
무조건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행법상 전기자동차는 아직 전기자동차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도로에서는 주행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험‧연구 목적으로 개발된 전기자동차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 운행할 수 있으며,
이때 운행할 수 있는 도로를 지자체장이 지정하게 됩니다.

 

 사실 전기자동차의 실제 도로주행 금지에 관한 부분은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있어 왔는데, 
 다행히 이번에 국회에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심의중이니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지정된 도로 위를 달리다 혹시 다른 차와 접촉사고가 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 일반 차량과 동등하게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때요? 이만하면 환경도 지키고 제 할일도 다하는 자동차로써 손색이 없지 않나요?

 

이렇듯 여러모로 사랑스러운 하얀 꼬마자동차는 앞으로 1년 동안 대통령실 직원들의 발이 되어 국정운영을 돕게 됩니다. 또 전기자전거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또한 각각 십여대 가량 이용해 유류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는 노력도 꾸준히 계속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전기자동차를 탄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녹색성장 시대가 활짝 열리거나 성큼 다가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작지만 청와대의 이런 노력이 지구를 살리고 우리 경제를 살리는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을 널리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 멋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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