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야기(1483)
- 대통령과 테니스 한 게임?
- 청와대 이야기 200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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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2009년 8월 15일 광복절 오후에 찍은 것입니다. 그 이틀 후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통령기 전국남여 테니스대회’에 보낼 축하영상메시지를 녹화한 직후 촬영한 것입니다.
대통령 연설은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국민들은 대개 광복절 연설을 포함해 신년 국정연설과 국회 시정연설 같은 굵직한 연설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또한 한 달에도 몇 차례씩 크고 중요한 행사에 직접 가셔서 하는 연설도 있습니다. 직접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장·차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이 대독하는 연설(저희는 이것을 서면연설이라고 합니다만)도 꽤 됩니다. 그리고 이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직접 동영상에 ‘출연’해서 말씀하시는 ‘영상 메시지’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영상 메시지는 촬영 시간의 효율과 편의 등을 위해 매주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서 몰아서 촬영하게 됩니다. 대통령께서 일종의 ‘겹치기 출연’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8월 14일(금)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3건의 영상메시지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대통령께서 2건에 대한 녹화가 끝났을 때 벌어졌습니다. 대통령께서 “테니스대회 메시지는 직접 운동복을 입고 코트에서 찍겠다”고 말씀하신 겁니다. 테니스를 포함한 스포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신 것이지요. 그래서 테니스 영상메시지는 다음날인 15일, 광복절 연설이 끝난 뒤에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촬영이 끝나고 실제로 테니스도 즐기셨답니다(!)
테니스 동호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도 오늘 모처럼 주말에 여러분 보시다시피 테니스장에 나와서 즐길까 하고 있습니다.
... 중략...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라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만
테니스는 정말 좋은 운동입니다.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또 한 편 게임의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능하면 주말에는 테니스를 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건강도 지키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이렇게 해서 시간을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선수 여러분,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평소에 닦은 기량 마음껏 발휘하고,
좋은 결과 나오기를 바랍니다....
대통령께서는 여러 종류의 운동을 좋아합니다. 그 중 테니스를 가장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선 후 맨 처음 하신 운동도 테니스였습니다. 지난해 팔꿈치에 무리가 와서 한동안 쉬셨는데, 옆에서 볼 때도 참 답답해 하시더라구요.
대통령은 수영도 좋아하십니다. 2008년 ‘마린 보이’ 박태환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는 마침 그해 광복절 경축사를 준비하던 기간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참모들과 함께 TV를 지켜보다(사진) 수영과 관련한 전문지식을 참모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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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은 서양 선수가 신체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이런 핸디캡을 이겨낸 박태환 선수가 더욱 자랑스럽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또한 조금 더 스피드를 낼 수 있는 다이빙법과 손동작 등에 대해서도 ‘해설가 뺨치는 수준’으로 풀어놓으셨습니다.
스포츠는 인간에게 건강과 활력을 안겨 줍니다. 대통령께서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것일 것입니다. 세상에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또한 인간의 육체가 지닌 가능성과 한계에 도전하는 일류 스포츠맨들이 보여주는 육체적 활력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인류가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는 우리 국민의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는 일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청계천을 산책하는 시민, 한강을 따라 레포츠를 즐기는 국민들을 보면서 흐믓해 하십니다. 나아가 4대강 사업이 완성되면 방방곡곡에서 물길을 따라 자전거, 인라인, 산책, 달리기,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국민이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사실 선진국은 단순히 소득만 높은 게 아니라 여가시간에 레저와 스포츠를 담뿍 즐길 수 있는 나라가 아니겠습니까.
스포츠는 또한 외교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대통령께서는 지난 4월 6일,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준비상황을 실사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실사단(집행위원들)을 청와대로 모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스포츠 외교의 진수를 보여주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내가 수영선수로 좋은 성적은 못 거뒀으나 아시아수영연맹 회장, FINA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역할은 많이 했다”고 했습니다. 그때 사귄 각국 IOC 위원들의 이름을 거명한 뒤 안부를 묻고, 지금도 편지를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각국의 실사단 위원 한분 한분에게는 맞춤형 인사를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터키 출신에게는 6.25때 참전해준 형제나라다, 브라질 출신에게는 룰라대통령과의 각별한 사이를, 남아공 출신에게는 내년 월드컵대회에 지원하겠다는 등등 ‘각개격파’를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스포츠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스포츠인들에게 자신이 스포츠 선수 출신이라는 것과 스포츠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소통방법이 있을까요?
이런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습니다. “광주는 아주 특별한 도시입니다. 민주화와 인권의 도시로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도시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가 예산을 들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젊음의 도시, 대학의 도시입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이미지와 딱 맞아요.”
대통령은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위한 국가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광주 유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영상메시지를 찍어 투표 현장에 보냈습니다. 투표 5일 전(5월 19일) 국무회의에서는 전 부처가 대회 유치를 위해 총력 지원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특히 외교통상부장관에게는 전 공관이 나서 각국 외교당국에 직접 친서를 보내라 하셨습니다. 그 결과는?
광주는 2015년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지로 선정되었습니다.
전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축제가 광주에서 열립니다.스포츠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여유있게 만끽하는 일일 것입니다. 입시에 찌든 학생, 생계를 유지하느라 건강을 돌볼 틈이 없는 서민, 시간과 돈의 여유가 좀 있어도 레포츠 공간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중산층 등등 우리 국민이 마음껏, 한껏, 운동을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선진일류국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날이 언제 올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