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국민원로회의에서 54명의 참석위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통적으로 주문한 것은 ‘용기’와 ‘자신감’이었습니다. 덕담과 조언, 건의와 당부가 쏟아진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정치·경제·안보·문화 등 각계 원로들로부터 국민화합과 위기극복의 지혜를 얻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는 오찬을 겸해 3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경제 부문>
백수(白壽)를 앞둔 송인상 전 재경부 장관(95)은 “위기가 기회라는 말에 적극 찬성한다. 우리는 위기가 올 때마다 한걸음 전진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가지자”고 제안했습니다. 송 전장관은 “4월 런던 G20회의 때는 보호주의에 절대 반대해야 한다.만약 그런 식으로 세계가 돌아가면 한국경제는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고 이 대통령에게 당부했습니다.
송 전장관은 우리 사회의 발전상이 담긴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스칸디나비아에서 조선 기술을 배워올 때 ‘과연 배가 뜨기나 하겠느냐’라는 말을 들었다. 근데 나중에 스칸디나비아에 있는 내 친구가 전화를 해서 ‘한국 때문에 스칸디나비아 조선(造船)은 전멸했다고 하더라”고 말해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습니다.
남덕우 전 총리는 “세계적 위기에 우리나라가 잘 대처해 온 것은 기본 원칙을 잘 따랐기 때문”이라며 “기획재정부에서 올해 예산 중 24조 가량을 절감해서 시급한 경제회복에 사용키로 한 것은 아주 좋은 방안이다. 여기에 추경 예산까지 합쳐 긴요한 사업에 썼으면 좋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곧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가 미증유의 위기에 처했으나 각 정부가 이를 극복할 능력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면서 국민의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규성 전 재경부 장관은 “현 정부가 녹색성장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획기적”이라고 평가한 뒤 “민간금융기관의 자금조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통화 스와프를 적극 진행하여 민간금융기관의 어려움을 보완해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추경 예산으로 서비스 산업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북·안보 부문>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남북 관계의 긴장도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를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만 해석해서는 안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습니다.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은 “지금의 키 리졸브 훈련은 과거 수 십만 명의 한미 군인이 참여하는 팀 스피리트 훈련에 비해 약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이를 빌미 삼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남한 길들이기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미연합사 해체에 따른 안보상의 고비용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국가안보는 곧 경제이기도 하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그 책임이 어디에 있든 간에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더 심화되어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북 관계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남북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양쪽 국민의 복지와 안전을 담보하는 일이다. 비핵문제는 반드시 추진해야 하며 동시에 북한 동포를 돕는 데도 계획을 잘 세워서 해야 한다”면서 “어떻게든 북한을 잘 설득하여 국제사회의 예외지역으로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정부가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회통합 부문>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송월주 스님은 “대통령께서 이번 순방을 마치고 오시자마자 ‘소외계층을 끌어 안아야 한다’고 강조하시고, 뒤이어 ‘신빈곤층에 대한 복지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하신 부분은 아주 잘 하신 거다. 빈곤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국가가 잘 도와서 사회통합을 이루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국민의 힘을 통합하기 위해 믿음의 정치, 관용의 정치를 펴 달라. 국민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 뒤 “앞으로 국가의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원로들을 자주 불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윤관 전 대법원장은 “정치가 법에 의해, 경제가 법의 기초 위에서 이뤄지고 사회가 법대로 흐르는 것이 사회안정의 기초”라면서 “근래 법질서가 너무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참담한 심정이다. 결국 국회에서 좋은 법을 좋은 절차에 의해 잘 만들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타>
오찬에 앞서 김태길 전 철학문화연구소 소장과 백성희 전 국립극장 단장의 건배 제의가 있었습니다. 김 전 이사장은 “우리는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앞으로는 웃으며 살자. 자신만만한 태도로 살자고 제안하고 싶다”며 건배를 선창했습니다.
이어 백 전 단장은 “나라를 위해, 가정을 위해, 자신을 위해..나가자”라며 건배를 외쳤고 참석자들도 큰 소리로 호응한 뒤 박수를 쳤습니다.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은 “우리 사회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대통령이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계셔서 감동을 받았다. 요즘 같아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국민은 강한 정부를 원한다. 강한 리더십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마무리 말씀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을 진정으로 돕고자 하는 것이 현 정부의 정책이다. 쌀과 비료만 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잘 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단기적 처방을 내놓는 것은 옳지 않다. 민족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남북이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3월12일
청와대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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