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1일) 영빈관 회의장이 좀 서늘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에너지 절감이 주 의제로 논의되는 자리여서 온도가 18도 정도에 맞춰졌습니다.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참석자들이 내복과 조끼를 착용했고 오찬 때는 ‘잔반저울’을 활용해서 남은 음식 줄이기에 참여 했습니다. 잔반저울은 지난 10월 청와대 충정관에 설치했는데, 한 달에 2,400만원 비용절감 효과가 있었으며 잔반량도 하루 평균 152Kg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 ‘잔반저울’의 원리는 식판을 저울에 올려서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적색 불이 켜지고 경고음이 울리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오늘 물론 잔반 저울을 쓰셨습니다. 참석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업무보고의 말씀 기조는 “관료적 발상을 버려야 한다. 기존의 발상과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기후변화라는 위기의 미래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환경부 장관이 지난 코펜하겐 회의전후로 유럽을 다녀온 상황을 잠깐 말했습니다. “코펜하겐이나 파리에서 호텔이 히터가 작동이 안 되도록 고정을 시켜놔서 호텔 안에서도 잠바와 코트를 입고 견뎠다. 그 정도로 에너지 절약과 기후변화 대응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리고 물도 38도로 제한을 해서 뜨거운 물을 상당수 쓸 수 없었다. 호텔 식당에서도 종업원들이 손가락 나오는 장갑을 끼고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유럽 국가들보다 앞서있다고 볼 수 없는 경제상황 속에서 우리는 너무 풍족하지 않은지 돌아보게 됐다.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줄이기에 혁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행안부에서 에너지 절감 목표에 대한 보고가 있었습니다. “2010년 공공청사 에너지 절감 목표를 3%로 설정해서 목표관리제를 철저히 시행하겠다”라든지, “890여 개 공공건물 에너지 사용실태와 절감 실적에 대해서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공시제를 실시하겠다. 그리고 그 결과를 기관평가에 반영하겠다”라고 보고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 건물을 보면 설계단계부터 에너지 절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이렇게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국민에게 줄이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근본부터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따라올 것이다. 획기적인 변화를 선도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공공건물 에너지 사용실태와 실적에 대해서는 “내년 초로 앞당겨서 기초단체부터라도 발표해 달라. 이와 함께 매년 공공청사 에너지 절감 목표를 3%로 잡았는데 에너지 절감이란 초기에 낭비 요소를 한꺼번에 없애는 것이지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다. 10% 이상 줄이겠다는 각오가 없으면 실천이 따라올 수 없다. 기존의 관료적 발상을 바꾸고 정부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것은 대통령께서 토론 중에 말씀하신 것이고 지금부터는 마무리 말씀입니다.
“기후변화로 닥친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구 온도 2도가 오르면 지구상의 동식물 30%가 멸종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위기의 미래가 우리 눈앞에 있다. 지난주에 다녀온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소형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탄소 배출이 많은 고속도로 대신 해상ㆍ수상 운송을 오래전부터 시행해 왔다.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과거 방식으로는 지구를 살릴 수 없다. 이런 위기 속에서 우리가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사업은 원자력이다. 원자력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이자 원가대비 가장 경제성 있는 친환경 사업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일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는 않으나 2015년까지로 설정한 기술 자립화 목표를 몇 년 더 앞당기려 한다. 우리도 꾸준히 원자력 건설 사업에 투자해 왔고, 모든 나라가 원자력 시대를 열어가는 시점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위기의 시기, 기회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9년 12월 21일
청 와 대 홍 보 수 석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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