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일본 민주당 대표와의 접견은 두 분께서 먼저 한 30분간 얘기를 나누었고, 그 뒤 방한단 일행과 함께 30분가량 환담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이 됐습니다.
풀기자분이 나가신 뒤에 먼저 하토야마 대표께서 “민주당은 정권교체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이것은 일본의 정치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가 없었다. 이번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되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외교에 있어서도 아시아, 특히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려고 한다. 자민당과 민주당의 차이는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가 있느냐에 있다. 미래지향을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잊어버린 채 미래를 말할 수는 없다. 이점에서 민주당은(집권하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핵과 미사일에 관해서는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그것은 양국 모두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직접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UN안보리 결의가 의미를 가지려면 한·일 간의 협력에 미국과의 공조, 그리고 중국을 끌어들여서 실효성을 담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께서 지도력을 발휘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얘기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과거사 문제, 그리고 동북아 각국과의 국제 관계 등에 대한 민주당의 진취적 태도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일 양국이 가까운 나라이고 여러모로 힘을 합쳐야 하는데도 과거사에 묶여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크게 결단을 하면 우리 한국민들은 미래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정치지도자들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하토야마 대표는 “부인이 한류 팬인데, ‘올인’에 나왔던 이병헌 씨 외에 송승헌 씨, 박용하 씨 등을 아주 좋아하고, 어머니도 집에 한류 스타들의 사진을 붙여놓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지도자에 대해 얘기를 하셨습니다. “새로운 한·일 관계를 위해 양국 간의 젊은이들이나 국민들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정치지도자의 용기가 부족하다”며 “정치가 뒤떨어져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호응을 했고, “선거가 언제쯤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8월경에 치러지지 않을까 본다”라고 답변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 “내년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인데, 이는 한·일 관계의 새 페이지를 열 수 있는 오히려 좋은 계기이다.”고 하였고, 하토야마 대표께서 거듭 해서 “일본 내에는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식민지 침략을 미화하는 풍조도 사실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말하면서 “내셔널리즘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께서 “일본은 경제대국이지만 과거에 대해서 흔쾌하게 사과함으로써 오히려 더 국제사회에 존경을 받을 수 있고 선진대국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얘기를 했고, 하토야마 대표도 “전적으로 옳다”면서 “본인이 평소에 내세웠던 것이 우애의 정신이라는 것이며 그런 정신으로 한·일이 협력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동아시아 공동체로 확대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1층에서 진행된 의원단과의 접견에서는 마에하라 세이치 전 대표가 “솔직히 일본으로서는 앞선 정부의 이른바 햇볕정책에 대해서 공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과거사 문제나 역사 문제 등 한·일 간에 일만 생기면 이념과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증폭되어서 바람직한 방향, 전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핵 문제 등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지금 역사의 흐름이 빨리 앞으로 가고 있는데, 북한은 오히려 거꾸로 너무 빨리 역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북한이 한·미·일·중 4개국의 틈새를 이용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했지만 이제는 한·미·일 3국이 완벽하게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중국도 호응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대로 잘 안 될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다른 의원의 한·일 FTA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신뢰가 쌓이면 뜻밖에 해결될 수 있다”고 얘기하셨습니다.
참석자 중 이치무라 고이치로라는 효고현 출신의 중의원이 대통령 부친께서 일하던 오사카의 시마다목장의 지금 남아있는 생가 모습 사진, 과거 가족사진으로 보이는 사진을 마지막에 기념으로 선물하셨습니다.
어릴 때 누님이 친구들하고 목장에서 찍은 사진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옛날에 살던 집 뒤에 대나무 밭이 있었는데…”라고 회상하셨고 일본측 대표단은 “지금은 상전벽해 됐다”고 대답했습니다.
2009년 6월 5일
청 와 대 대 변 인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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