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일(수),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박용성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이건희 IOC 위원을 비롯,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감독과 임원진 등 총 12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위원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위원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동계 올림픽 쾌거를 통해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이자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국민들에게 가슴 벅찬 기쁨과 감동을 준 모든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 감독과 코치의 헌신적인 노력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밴쿠버의 선전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큰 힘이 될 것이며, 정부와 체육계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동계 올림픽 유치를 성공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 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선수들과의 대화 속에서 선수단은 빙상 종합 훈련장 개선, 설상종목의 훈련지원 확대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건의했고, 이 대통령은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 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박성인 선수단장은 메달리스트들의 친필 서명이 적힌 모형 성화봉을 이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달했고, 이 대통령은 역사적 의미가 담긴 선물인 만큼 대통령 기록물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다음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오찬 대화록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 선수촌 식사하면서 한식을 먹기 힘들 었을 텐데요.
박성인 단장 : 밴쿠버 선수촌에는 한식을 찾기 어려워서 시내식당에 나가 한식을 공수해왔습니다. 선수들 70여 명 분을 모두 사왔습니다.
김윤옥 여사 : 선수들의 경기가 모두 생중계되어서 나도 긴장되었습니다. 경기 시작할 때 (잘 하라고) 기도 많이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김연아 선수에게) 바로 캐나다로 다시 전지훈련을 떠난다고 들었습니다. 이탈리아 세계 선수권대회에는 올림픽에 나온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나요?
김연아 : 대부분 나올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아사다 마오 선수도 물론 나오지 않을까요?
김연아 : 나옵니다. 밴쿠버 경기 끝나고 서로 인사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이상화 선수에게) 결승선직전의 발차기가 그래도 0.02초 0.03초 승부를 가르는 순간에 도움이 많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상화 : 밀고 가는 것 보다 훨씬 효과가 큽니다.
이명박 대통령 : 경기를 보다 보니 어떤 (외국) 선수는 결승선을 지나서 발차기를 하였습니다. (참석자 웃음)
박성인 선수단장 : 컬링에 대한 관심도 필요합니다. 막판에 손을 돌리게 돼 있는데 이 기술을 한국사람처럼 젓가락 쓰는 사람들에게 특히 이롭다고 합니다.
(박 단장은 이어 김연아 선수가 자신의 경기를 관전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 직접 감사 편지를 썼다고 언급)
이명박 대통령 : 워싱턴에 있던 힐러리 장관이 뉴욕에 있는 딸 첼시양에게 전화를 해서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봤는지 직접 확인하면서 감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조금전 만난 아프리카 가나 마하마 부통령도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인상깊게 봤다고 축하한다고 전했습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 몇 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해 뛰어다녔을때 다른 나라 IOC 위원들이 한국이 소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하려는거냐 아니면 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하는거냐고 해서 속상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 스피드 스케이팅 기록을 보고 세계가 놀랐을 것입니다. 쇼트트랙만 잘할 걸로 예상했을 것 같습니다. 5백미터 남녀 스피트 스케이팅 석권으로 그 예상을 보기 좋게 깼습니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빙상시설은 어느 곳에 두나요?
박용성 회장 : 강릉에 5개의 시설을 지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이번 올림픽 보니 폐막식때 눈이 많이 오는 것처럼 보이던데요.
박용성 회장 : 모두 인공눈입니다. 겨울에 비가 많이 와 개막식 폐막식 모두 실내 아이스하키장에서 했고 인공눈을 뿌렸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강광배 선수에게) 봅슬레이 속도가 너무 빨라서 우리 선수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강 선수는 맨 앞에서 봅슬레이를 이끄는 것 같았습니다.
강광배 선수 : 맨 앞은 파일럿 옆에서 미는 사람은 푸시맨 마지막 선수는 브레이크맨이라고 부릅니다. 휘슬러경기장이 최고 시속 155km가 나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봅슬레이 경기장이었습니다. 30개팀이 출전했는데 그중 11개 팀이 뒤집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열악한 상황에서 결승전까지 오른 것은 대단한 겁니다. 봅슬레이 경기장이 세계에서 19군데 정도밖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강광배 : 스키등 설상종목도 10년의 계획을 갖고 지원하면 세계에서 경쟁력을 많이 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2014년 썰매 종목에서 매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그래, 꿈을 이뤄야지요.
눈이 많이 오는 기후를 타지 않는 종목들.. 시설을 설치해서 연습할 수 있는 종목들도 유망할 것입니다.
김윤옥 여사님 : 스켈레톤도 선수들이 다칠 위험이 커 보였습니다.
강광배 : 골절상을 주로 기본적으로 많이 겪고 얼음과 마찰하면서 화상을 입곤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 (성시백 선수에게) 미끄러지면서 결선라인으로 들어가던데요.
성시백 : 벽쪽으로 넘어져도 결승선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싸운 것 배우는 것보다 속도를 더 내는게 낫지요.
이정수 선수 : 옛날에 청와대 뒤에 살았는데 청와대 오고 싶은 꿈을 못이루고 이사를 갔습니다.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곽윤기 선수 : 시상대 서기 전 주변 선수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시상대일수 있으니 다같이 즐기자고 했는데 저만 즐긴 셈이 되었습니다.
김연아 선수 : 긴장이 풀어져서라기보다는 잘할까 걱정이 앞섰는데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잘했다는 생각에 걱정이 해소돼 눈물이 났습니다. 선수로서는 일단 목표를 이뤘습니다. 아직 먼 미래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잠시나마 이 순간을 즐기고 싶습니다.
이규혁 선수 : 올림픽의 기억은 제게 매번 아쉬웠고 이번에도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어서 이번엔 아쉽지만 따뜻했습니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받자) 저는 인터뷰만 하면 떨리는데 후배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잘해 조언해줄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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