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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청와대의 고민
200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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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은 지난 6.3(화) 오후 청와대에서 세계 최대 발행부수 시사주간지인『TIME』의 마이클 엘리엇(Michael Elliot) 부편집장 겸 국제판 편집장 그리고 Michael Schuman 홍콩 특파원과 북한의 식량 상황, 6자회담, 한미 및 한중관계, 美쇠고기 수입 관련 등 다양한 주제로 회견을 가졌다.

 

同 회견 내용은 美 시사주간지『TIME』Asia版에 실렸으며, 오는 6월 9일(월) ‘이 대통령 청와대의 고민’ 제하로 발행될 예정이다.

 

 

  이대통령 청와대의 고민

(Lee''s Blue House Blues/미국 Time, 6.6(인터넷판),

 Michael Schuman, 서울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 한국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그의 주변에는 무적(無敵)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기업CEO출신인 66세 대통령후보는 낙승했고 그의 일방적인 승리는 대통령에게 경제개혁, 엄격한 대북입장, 그리고 한국의 보다 높은 국제위상 등 그의 야심적인 아젠다를 밀고나갈 권한을 위임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불도저"로 불리는 그는 3개월 만에 어려움에 직면했다. 최근 수일간 수만 명의 시위자들이 서울 도심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통령 반대 데모를 벌였다. 이 대통령의 국민지지도는 20% 안팎으로 떨어졌고 그는 비판자들을 달래기 위해 내각을 개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적의 분위기는 사라져 버렸다.


청와대에서 6월 3일 진행된 타임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권한이 달라지고있고 조건이 많이 붙는 정치권에서 자신의 추진형 리더십스타일을 적응시키려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일부 사람들은 내가 다른 사람들 혹은 한국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이 대통령은 말했다. "나의 리더십 스타일이 일방적이고 독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랫동안 CEO로 일했고 CEO는 소비자들과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좀 더 많이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할 것이다."


경제개혁 필요성에 강력한 견해를 가진 보수적 자유무역 주의자인 이 대통령이 이런 합의제 스타일일지 상상하기는 어려다. 그래도 그는 2000년대 들어 서울시장으로 봉직했을 때 서울시내 주요 도로를 허물고 그 밑을 흐르는 청계천을 복원하도록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최대 건설업체인 현대건설 CEO 당시 관례가 그랬듯이 많은 힘을 구사했다. 한국은 수십 년 전 소수 사람들의 통치를 받았다. 정부는독재자와 그의 참모들이 통치했고 경제는 마찬가지로 독재적인 재벌들이 문어발 식 기업제국을 통해 지배했다. 이것이 이명박 주변을 형성한 세계였고, 그것이 진보적이며 때로는 무모했던 전임 대통령 노무현의 리더십 아래 5년을 보낸 끝에 유권자들에게 먹혀든 그의 당당한 ''할 수 있다'' 태도였다.

 

그러나 현대 한국은 민주주의 사회이며 그만큼 다루기 힘든 사회이다. 한국은 빈부간, 세대간, 그리고 좌와 우의 분열로 찢어져 있다. 한국사회는 마치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다는 듯이 거의 모든 정부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수많은 NGO와 시민운동과 이념적 의지를 가진 정당들을 배출했다. 요즘 어떤 권력자에게도 무임승차권은 없다. 지난 4월 대표적 실업계거물인 한국 최고재벌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탈세와 배임 혐의로 기소된 후 퇴진을 강요당했다. 현 상황에서는 정책에 선의가 상당히 있다 하더라도 이익단체들에 대한 고도의 민감성을 갖고 발걸음을 옮겨 놔야 한다.


고려대학교 대통령정치학 전문가인 함성득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은 완전히 효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타협, 협상, 설득을 할 수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이 대통령은 지휘관보다는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 정치인들이 수세에 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강력한 지도자의 시대는 지나갔다. 지난 20여 년 동안 아시아의 국가들은 권위주의적이며 가부장적 정권에서 때로는 전혀 통치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는 혼란스런 민주주의로 이행해 왔다. 아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투표행위를 넘어서 그 이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지도자들에게 재앙을 가져다준다. 압승으로 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탁신 시나와트라 총리와 필리핀의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축출됐다. 최근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야당 정치인들의 승리는 수 십년간 집권해온 정당연합을 약화시키고, 정부를 마비시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32년간의 수하르토 권위주의 통치가 종식된 뒤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이 국가는 종교, 이념, 지역적 노선에 따라 분열되면서, 정부 내의 싸움으로 국정은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 들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사소해 보이는 이슈들 때문에 급락하는 상황에 대해 놀라워해서는 안된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둔 지난 4월 중순,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해제했다. 수입 금지는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뒤 지속되어 왔다. 광우병이 중단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관계를 개선하고 중요한 한미 FTA 비준의 길을 열기 위해 수입 금지 장벽을 제거했다.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에게 그같은 결과는 국민의 안전은 물론 국내 농업에 타격을 줌으로써 워싱턴을 위한 배신(selling out)으로 비춰졌다. 6월1일 약 4만 명의 시위대가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도심의 주요 도로를 꽉 메웠다. 경찰은 통제가 어려운 군중들을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대통령 역시 후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면서, 사실상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다시 금지했다.


TIME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시위자들의 견해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들의 건강과 어린 아이들의 안전에 관한 우려의 문제”라고 말하고, 다시 수정된 쇠고기 수입 금지는 “전적으로 식품 안전에 관한 우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공포와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역을 통해서 이 대통령은 또한 놀랍게도 대규모이며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시위가 해로운 쇠고기 문제를 넘어 그 이상의 것에 관한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뿌리 깊은 시위 문화를 가지고 있다. 권위주의 통치시대에 학생들은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고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거리 시위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독재자 전두환 前 대통령이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던 1987년에 그들은 영웅이 되었다. “한국에는 국민들의 시위가 진정한 그리고 의미있는 변화의 단초가 된 전통과 역사가 있다”라고 이 대통령은 말했다.

 


이 대통령 자신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국민들의 기대를 조금 높여 놓음으로써 시위 가능성을 더 높였을 수도 있다. ‘CEO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이 대통령은 규제완화, 자유 무역, 국내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감세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7%로(2007년 5%에서), 10년 안에 1인당 GDP를 4만 달러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을 “글로벌 무대에서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가지는 일류선진국의 하나로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한국인에게, 그같은 목표는 갈수록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의 경제는 둔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치솟는 식품가와 유가 때문에 7년래 최고치인 연 5%에 근접하고 있다. 이것은 이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제시했던 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는 한국의 모습은 아니다. 대통령 역시 자신의 목표들이 글로벌 경제 둔화 및 미국에서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국제 경제 상황은 매우 유리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현재 시점에서 나에게 표를 던진 한국인들은 그들이 원하는 빠른 속도의 변화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다소 실망하고 있는 단계에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것은 그저 지나가는 단계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더욱 안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고려대 함 교수는, 이 대통령이 5년의 남은 임기동안 행정부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그런 운명을 피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단순히 자신의 정책을 이행하고 국민들이 따라오기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을 설득하는데 더욱 주력해야할 것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이정복 교수는 “이 대통령은 본인의 태도와 행동이 내포한 정치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대통령이 방향을 바꾸는 것이 무척 중요하며, 이는 비단 한국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때때로 불협화음이 있기는 했지만) 미국의 오랜 동맹으로서, 또한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는 중국의 무역상대국으로서, 한국은 동북아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지진으로 황폐해진 쓰촨성을 들르는 등,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대통령은 세계 양대 강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어떠한 갈등 요소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 최대의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이라고 말한다. “양국 관계는 수년에 걸쳐 상당히 가까워졌으며, 현실적으로 이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의향을 밝혔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적 안정을 확보할 뿐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전쟁은 물론,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을 뜻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대북경제지원 정책을 철회했고, 대신 비핵화 진전과 경제지원을 연계시켰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을 격분시켰지만, 이 대통령은 괘념치 않을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6자회담 당사국인 한국은 계속해서 중국 및 미국과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기근에 직면하고 있다는 보도들과 관련해, “누구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100% 정확한 평가를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온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언제나 그래왔고, 지금도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시급한 관심사는 이 대통령 자신이 처한 국내 위기상황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과거의 행적은 그가 현재의 시련도 헤쳐 나갈 것임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현재의 정치적 격변을 긍정적으로 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것은 “역동적인 한국의 단면”이며, “한국인과 한국을 다른 국가, 다른 국민들과 확연히 구분시켜주는 특성”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대통령 재임 기간을 매우 불편한 것으로 만들 수도 있을것이다.

 

 

  타임지 한국 대통령과 인터뷰

(TIME Interview with South Korea''s President /미국 Time, 6.6(인터넷판)

 

타임지의 마이클 엘리엇 편집장 및 마이클 슈만, 제니퍼 비엘 기자와 만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대화할 자세가 되어 있었다. 다음은 1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인터뷰의 발췌록이다.


북한의 식량 상황이 매우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이에 대해 아는 바를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심각성의 정도에 대해 누구도 100% 확실한 평가를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 주민이 식량 부족으로 인해 그와 같이 비참한 상황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원칙이다. 우리는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6자회담은 현재 어떤 상황에 있습니까?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는) 검증 단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매우 힘들다는 게 미국 측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의 입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중국, 미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일례로 6자회담을 놔두고 남북 관계만을 진전시키는 두개의 별도의 접근(track)을 지향할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계속해서 핵을 포기하는 것이 정권을 지키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는 등 북한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북한에) 설득하려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큰 진정성을 가지고 한반도의 화해 및 평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도움이 되고 좋은 결과를 낳는다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한번뿐만 아니라 두 번, 세 번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미국, 중국과는 어떻게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한미관계가 더 긴밀해지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나빠질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중국이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미국에 득이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동북아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운용하는데 매우 힘든 시간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 관계가 동북아의 평화적 안정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다.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발전 및 강화할 것이다.


대통령께서는 CEO와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되셨다. 이 세 직위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직함도 다르고 직위도 다르다. 그러나 진지하게 말하자면, 이전의 직책들이 현재 업무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서로 관련이 있다. CEO로서 배운 효율성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셨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거리에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을 통치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나라를 통치하는 게 매우 힘든 일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세계 경제가 매우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이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당장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1~2년 내 진전을 보게 된다면, 그 지지자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일부 여론 조사를 보면 50% 이상이 정부와 대통령이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들은 높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


현재 잘 편하게 잘 지내십니까 ?

 

현재 나는 심사숙고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에 있다. 내년에도 같은 질문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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