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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
200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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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 세계를 쓰나미처럼 휩쓸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로 인해서 국민들께서 얼마나

불안해하고 고통을 받고 계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금리 부담이 늘어나 가계 부담에 한 숨 짓는

서민의 어려움을 이해합니다.

불경기에 힘들어하는 상인들,

가지고 있는 주식 값이 폭락해 실의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 자금 부족 때문에 여기저기를

전전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직장인의 걱정과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답답해 하는 젊은이들의 좌절감도 안쓰럽습니다.


국민들의 고통은 저에게도 뼈저린 아픔이 되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이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소명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위기를 10년 전 외환위기와 비교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서는 외환위기란 것은 없습니다.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판이합니다.

10년 전에는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의 금융위기였습니다만

지금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주식시장이 동시에 폭락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세계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진국에서 촉발된 지금의 금융 위기가

더욱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도 10년 전과는 달라야 합니다.

국제 공조에 적극 나서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 위기를 올바로 극복하면, 한국 경제는 다시 살아날 수가 있습니다.

살아날 것입니다.

이번 위기가 끝나면 세계 모든 나라의 경제력 순위가 바뀔 것이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냉철하고 단호하게 이 상황에 대처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과연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에 대해서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할 수가 있습니다.


우선 외화 유동성 문제는

지금 보유한 외환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금년 1월에서 9월까지 유가 폭등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경상 수지 자본 수지가 모두 적자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는 26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약 8%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4/4분기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외환 상황은 훨씬 호전될 것입니다.

작년에 600억 달러에서 금년에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원유 수입에만 약 400억 달러 이상이 더 쓰였습니다.

이것이 경상수지 적자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금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고 있고,

만일 내년에 이런 수준이 유지만 될 수 있다면

상당한 국제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원화 유동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통화당국이 얼마든지 대처할 수가 있습니다.

금융회사든 일반 기업이든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두지는 결코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preemptive) 충분하며(sufficient)

확실하게(decisive) 유동성을 공급할 것입니다.


문제는 오히려 심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세계 대공황 이후에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주식이 가장 낮은 가격이었을 때 두려움 없이 산

특히 외국인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믿어야 합니다.

이 저력을 믿고 고통 분담과 협력하는 자세로

침착하게 행동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희망의 출구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세계적인 실물 경제의 침체에 대비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예산 지출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수출 증가 둔화에 대응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선제적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도 실물 경제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모든 나라에게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고용 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 지원도 늘릴 것입니다.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합니다.

세계는 지금 ‘낮은 세율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으로

세율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와 같은 신흥국들도

세금을 내렸습니다.

감세에 소극적이던 일본까지도 합류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13조 원 수준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것입니다.


정부의 이런 재정 기능 강화에

국회도 적극 호응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이번 예산안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마련됐습니다.

그로 인해 작은 정부 기조에서

다소 긴축적인 방향으로 예산이 편성되었습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에 따라서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세출을 늘려주실 것을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불을 끌 때도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단시간에 진화가 가능합니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금융기관간 외화차입금 보증 한도 1000억 달러는

사실상 다 쓰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하지만 이런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

우리 은행들이 돈을 구하기가 쉽고 금리부담도 줄어듭니다.

반면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들이 돈 구하기 쉽고

금리부담을 줄이는데 또한 힘써 주셔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안에서의 이러한 노력과 함께 우리는

바깥으로 글로벌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지난 주말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에서 저는

신국제금융질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기존의 금융체제로는

더 이상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사시에 대응할 능력도 미흡합니다.

사전 사후 감시 및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신금융질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11월 15일 워싱턴에서 긴급히 개최될

20개국 세계금융정상회의에서도 저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개편을 포함해

전향적인 방향으로 국제공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앞장 설 것입니다.

아울러 한중일을 비롯해 동북아의 공조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이 유례없는 금융 위기와 실물경제 위축에 대해

긴밀한 공조체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모두 뜻을 같이 했습니다.

이제 합의가 이루어져 실천에 옮겨지면

어쩌면 예상했던 것보다도 빨리

세계 경제가 회복될 그런 기미도 있습니다.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통해 새롭게 형성될

국제금융질서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은

국익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해선 결코 안 됩니다.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각국이 관세장벽을 높여서

세계 경제가 더 악화되고

회복이 늦어졌던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됩니다.

자국 방어에만 치중해

축소 균형 쪽으로 세계 경제가 옮겨가는 사태는 막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국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온 세계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시련과 도전을

도약과 웅비의 자양분으로 삼아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시련 앞에 강하고, 도전 앞에 용감했습니다.


대한민국만큼 어려움 앞에서 모두가 힘을 합친

아름다운 전통을 가진 나라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외환위기 때 장롱 속의 금붙이를 꺼내 나왔던 그 손,

방방곡곡에서 몰려들어 검은 태안반도를 씻어낸 그 손이

바로 대한민국을 구해냈던 것입니다.


품앗이와 십시일반(十匙一飯),

나아가 위기를 만나면 굳게 뭉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유전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 번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현재에만 매몰되면 미래가 없습니다.

위기를 구실로 내일을 위한 숙제를 미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내일을 대비하는 지혜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선진일류국가의 꿈을 이루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후손들을 위한 역사적 숙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나라 체질을 개선하고

사회시스템의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규제개혁과 저탄소 녹색성장,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공기업 선진화 등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과감한 규제개혁은 경제 난국을 극복하는 지름길이 될것입니다.

규제가 줄어야 투자가 늘어나고 그래야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세계표준과 동떨어진 낡은 규제와 결별해야 합니다.

이른바 ‘국민 정서’를 빌미로 아직도 성역으로 남아있는

‘덩어리규제’를 과감하게 풀어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제금융위기를 맞아

금융규제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전한 감독 기능의 강화를

무조건적인 규제 강화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배는

결코 출항할 수는 없습니다.

몸 부풀리기에 급급한 일부 금융권의 행태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위험 회피만을 위한

전당포식 금융관행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경제규모에 비해서 경쟁력이 뒤떨어진 금융산업을 이대로 방치할 순 없습니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계를 허물어야 합니다.

그 대신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신용평가기능과

자산의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위험이 두려워 규제를 풀지 말자는 것은

선수가 다칠까봐 경기에 내보내지 말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정부는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를 엄밀히 구분할 것입니다.

경쟁을 촉진하고 민간의 창의를 북돋우는 규제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반면에 국민의 안전과 건강,

금융위험관리와 사후감독에 관한 규제는 보강해 나가겠습니다.


건국 60주년을 맞아서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도

착실히 추진하겠습니다.

녹색성장은 자원빈국이자 에너지 다소비국인 우리가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환경위기와 자원위기에 대응하면서,

이를 경제발전의 계기로 삼는 일석이조의 슬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녹색성장은 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환경을 새로운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선순환의 성장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녹색성장은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정책에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경제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브랜드를 높이는 외교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국토와 도시, 건축과 교통,

국민의 일상생활과 의식주를 바꾸는 생활혁명입니다.


녹색성장은 선진국들이 이미 들어선 길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 ASEM 정상회의에서도

국제금융위기 대책과 함께 녹색성장이 의제로 다루어졌습니다.

비록 우리가 산업혁명의 탄소시대에는 뒤졌지만,

환경혁명의 수소시대만큼은 원천기술개발로

우리가 앞서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지금의 지방행정체제는 구한말 농경문화시대에

그 골격이 짜였습니다.

그 결과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행정계층을 줄이고 자치단체를 통합해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리도 인구규모와 구조 변화, 교통ㆍ통신발달, 여러 가지를 반영해

지방행정체제를 다시 짤 때가 됐습니다.


그동안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에 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정서의 차이로 인해

말만 무성했을 뿐 실천은 뒤따르지 못했습니다.


이번만큼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파 이익을 초월해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밑그림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정부는 지난 8개월 동안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짓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600여 건의 개혁입법안을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그 중 150여 건의 법안은 이미 국회에 계류 중에 있습니다.

나머지 450여 건은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법안들은 ‘경제살리기, 생활공감, 미래준비,

그리고 선진화’ 등 4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는 새 정부가 정성껏 준비한 법안들을

심사하는 사실상의 첫 국회입니다.

국정과제를 실천하려면 법제의 정비가 불가피한 만큼,

4대 개혁법안들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정과제의 추진에는 예산의 뒷받침도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규모는

209조 2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7.2% 증가한 수준입니다.

내년도 기금 규모는 78조 8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5.8% 늘어나게 됩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능력 확충’,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선진화’, ‘녹색성장과 안전한 사회 구현 등 미래대비 투자’에 중점을 두고 짰습니다.


예산안의 각 분야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보다 22.7% 늘어난 4조 2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벤처기업의 창업에 대한 지원을 늘렸습니다.

2013년까지 글로벌 청년리더와 미래산업 청년리더 각 10만 명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 지원도 강화하였습니다.


둘째,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R&D 투자에 올해보다 10.8% 늘어난 12조 3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R&D 투자는 2012년까지 GDP의 5% 수준으로 늘려 나가겠습니다.


셋째, 지역발전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하여 올해보다 7.9% 늘어난 21조 1천억 원을 배정하였습니다.

특히,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한 30대 선도 프로젝트에는

내년부터 모두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넷째, 교육예산은 올해보다 8.8% 늘어난 38조 7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고등학생 이하는 학자금을 낼 수 없는 경우 전액을 지원하는 등, 돈이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다섯째, 맞춤형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9.0% 늘어난 73조 7천억원을 배정하였습니다.

무상보육과 기초노령연금, 장기요양보험을 각각 확대했습니다. 어려울수록 정부는 서민 생활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여섯째, 지속가능한 발전과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보다 23.7% 늘어난 3조 8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린ㆍ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과 보급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서 공무원 보수와 정원을 모두 동결하였습니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자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

이처럼 정부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껴 쓸 수 있도록 나라살림을 알뜰하게 꾸려 나가겠습니다.


예산이 확정되어야 재정집행계획도 세울 수 있습니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조속히 예산을 확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대통령으로서 이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갈

역사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난국을 슬기롭게 돌파하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께서도 한 축을 담당해주셔야 합니다.

정파의 차이를 넘어 국익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기꺼이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에 초당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10년 전 외환위기 때

여와 야가 흔쾌히 힘을 합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도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처리해야 할 일은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밀려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정기국회의 남은 회기를

어쩌면 ‘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18대 국회가 훗날,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이끈

위대한 국회로 길이 기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저와 정부도 비상한 각오로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나라의 어려움 앞에서 늘 그러셨듯이

다시 한 번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이야말로 국익을 먼저 생각할 때입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노와 사의 화합만큼 더 소중한 것도 없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은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시민사회와 종교계도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시기를 기대합니다.

언론의 역할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지금은 모두가 다 어렵습니다.

제 자신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억수같이 장대비가 퍼부어도 구름 위에는

언제나 찬란한 태양이 빛나기 마련입니다.


이 고비를 대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위기를 딛고 발전해 온

우리 역사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6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습니다.

서로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08. 10. 27.

                                                                  대통령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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