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참석을 끝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2009년도 해외 외교 일정은 막을 내렸다. 올해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는 실용외교, 자원외교, 감성외교라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
국제무대에서 세계금융위기에 대한 대안을 적극 제시함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높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아시아 외교’를 천명하기도 했다.
1. 수치로 본 정상외교
이 대통령은 올해 11차례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중복 방문한 국가들(미국, 태국)을 포함해 모두 16개국을 돌았다. 총 비행시간은 약 190시간. 꼬박 8일을 기내에서 보낸 셈이다. 비행 거리를 이으면 9만2천마일(14만7천km) 가량. 지구를 4바퀴 가량 돈 거리다.
해외 순방(혹은 방문)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1주일이 소요됐으며 평균 체류 기간은 4일이다. 해외 방문 때 개최한 정상회담은 국제회의 11번을 포함해 총 38회에 이른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과 11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나머지는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정상간 만남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일요일 자정 가까운 시각에 귀국한 때가 많았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이른 시각에 잡혀 있던 일정이 한 번도 연기되거나 취소된 적이 없어 ‘체력 순방’이라는 내부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2. 주요 성과
첫째, 국제금융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국가이미지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G20 정상회의 때 △보호무역주의 동결 △신흥국 대상 유동성 확대 등을 주도적으로 제안함으로써 국제금융위기 극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G20 트로이카(한국, 영국, 브라질)로서 제1차 금융정상회의 후속 조치 점검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G20 정상회의 합의문 도출에도 한국의 역할이 컸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거시경제정책을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내용은 합의문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국제사회는 한국의 이같은 역할을 인정해 지난 9월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G20 정상회의 때 한국을 내년 G20 회의 개최국으로 선정했다.
둘째, ‘신아시아 외교’를 천명해 외교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방문 때 이 구상을 발표한 뒤 이를 올해 ‘중점 외교목표’로 삼았다.
한국이 한반도 주변 4강에 치중하던 지금까지의 외교의 틀을 벗어나 아시아 전역으로 방향을 돌린 것은 실리적 측면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52%), 세계 GDP의 5분의 1(10조7천억달러), 세계 교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막대한 성장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신아시아 외교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전략의 일환이다. 한-베트남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것은 일례이다.
정부는 아시아 모든 국가들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역내 FTA 허브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셋째, 에너지,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의 실질협력을 증진한 사실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 대통령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선도국인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과 협력기반을 구축했다. 또 G20 정상회의와 G8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적극 홍보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탈리아 라퀼라 G8 확대정상회의 때는 △기후변화 대응 △식량 안보 논의를 주도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자원 전략 국가들을 대상으로 에너지▪자원 협력 외교에 주력했다. 우리의 지난해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5.72%로 목표치(5.7%)를 상회했다. 정부는 올해 목표치(7.4%)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 분야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내년(9.1%)과 2011년(13.9%), 2012년(18.1%) 목표를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넷째, 오바마 미국 신행정부와 협력관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북한문제, 경제 협력, 금융위기 극복, 기후 변화 분야에서 양국은 강력한 협조 체제를 갖췄다.
3. 성과 원인 분석
이 대통령의 외교성과는 오랜 세월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로서 다져온 기본기가 발휘된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협상은 무엇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굳은 믿음은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스킨십 외교’라는 특기를 선보이게 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이나 기자회견 직전 상대국 정상과 격의 없는 모습으로 정담을 나누는가 하면, 만찬 때 폭탄주 건배를 즉석에서 제안하는 파격도 그 같은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상대국 정상이 이 대통령에게 공동 사우나를 제안하거나(카자흐스탄), 예정에 없이 심야에 관저로 초대하거나(호주), 유적지 안내를 자청하는(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일들은 과거 외교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무엇보다 올해 우리 외교에 가속도가 붙은 것은, 21세기형 경쟁력을 갖춘 나라, 국격을 한층 높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철저한 사전 준비는 익히 알려져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참모들에게 수없이 묻고 질문하면서 제출된 사전자료를 재정리할 것을 요구한다. 전세기 안에서도 편히 쉬기보다는 회담 내용을 검토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실용’이다. 불필요한 장벽은 과감히 없애고,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제시해 통상·기술·군사·문화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발전을 이루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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