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0일(수)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G20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G20 국가들은 전세계 GDP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규모가 크지만, G20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173개 유엔 회원국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G20 국가들은 최빈국들에 대한 지원을 G20의 장기 의제로 만드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워싱턴 포스트 대통령 기고문 입니다.
최빈국을 외면하지 말자
2년 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세계 금융 위기를 맞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들의 정상들이 함께 행동하면서 세계경제의 운영방향을 재정립했다. 정상들은 세계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요 개도국이 함께 참여하는 G20 정상회의의 정례 개최가 필요함을 인정한 것이다.
한국이 신흥국으로서 최초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려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정상들을 서울에서 맞이하는 이번 주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세계 경제 재균형화와 금융기구개혁 등 모든 난제를 논의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동료 정상들에게 재차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과제들이 분명 중요한 것이긴 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요국의 문제에만 집중하여 세계 최빈국의 관심사들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최빈국을 돕는 문제는 결코 부수적인 주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 불균형 해소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 와중에서도 , 저소득국가들이 성공을 이룬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 중 몇몇 국가는 수 십년만에 처음으로 기회가 싹트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이남 지역은 2002년에서 2008년 사이에 평균 7%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성장률이 지속되어 병목현상과 충격을 견디게 된다면 보건, 교육, 생활수준의 개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곧 2015년까지 극빈층을 절반으로 감소시키는 새천년개발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성장의 문제는 G20을 저해하는 주제가 아닌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인 것이다.
한국, 중국, 인도, 남아공 등 G20의 새로운 회원국들은 빈곤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특효약이 바로 경제성장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장기적 빈곤 감축의 97%는 경제 확장에 의해 견인된 평균소득 증가에 기인한다.
물론 원조의 필요성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원조에 대한 철학의 변화, 즉 미래를 위한 투자, 특히 기본 인프라, 인적자본, 생산 역량에 대한 투자에 대한 새로운 강조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G20가 원조 공여국, 수원국, 고성장 신흥국을 아우르는 경제 포럼이라는 비교우위를 반영하여, 최빈국 지원을 G20 장기적 의제로 마련할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G20의 정당성을 제고할 것이다. 비록 G20이 세계 총생산의 85%를 차지하고, 세계인구의 2/3을 대표하지만, 서울정상회의에서 대변되지 않은 UN 173개 회원국과 세계인구의 나머지 1/3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례로 향후 G20 정상회의에 회원국인 남아공과 더불어 두 개의 아프리카 국가가 추가 참석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한국은 아프리카 정상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예전에 경부선 신설이나 포항제철소 설립을 제안을 했을 당시 원조국과 일부 다자간 기구들이 회의적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였다. 그러나 정작 두 가지 제안 모두 성공적으로 실현되었다.
이에 우리는 개도국들이 미래를 개척하는데 있어 인프라, 일자리를 위한 인적 자본의 질, 민간투자 등에 대한 우선순위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어려운 길을 선택한 한국은 서울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한 가지 특정 개발이슈를 택하거나, 화려한 원조펀드를 설립하여 언론의 이목을 끄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한국이 선택한 개발의 길은 복잡하고 어려운 선택들을 수반한다.
한국은 G20 회원국 뿐만 아니라 UN, 세계은행, 지역개발은행 및 각종 기관과 협력하여, 전력, 도로, 수도, 통신 등의 인프라 구축과 신규취업을 위한 직업교육에 중점을 두고 기존의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축(Pillar)을 포함한 새로운 개발 컨센서스를 마련하였다. 특히, 역량강화, 무역에 대한 접근성, 민간투자, 영세업자들의 금융접근성, 식량안보 및 조세 징수 개선 등에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새로운 개발 컨센서스는 올바른 이니셔티브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인식을 갖고 다년간 행동계획에 의거 책임감 가지고 기한에 맞추어 추진될 것이다. 이는 진전에 대한 해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해에 기초하여 최빈국과 성장을 위한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의미 있는 일에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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