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인도 방문을 계기로 2000년 세월을 뛰어넘는 양국의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김해 김씨(金氏)인 김윤옥 여사가 고대 인도 왕실과 혈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인도 측에서도 이 대통령 부부의 방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고대 가락국(가야)의 시조대왕인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왕실의 공주 허황옥의 후손입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편에 따르면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現 아요디아) 왕실의 허황옥은 먼 항해 끝에 당시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해상왕국 가락국에 도착해 김수로왕과 혼인했습니다.
가락이라는 말은 인도 고대어로 물고기를 뜻합니다. 물고기 두 마리가 마주보는 형태의 쌍어(雙魚)를 아유타국 사람들은 숭배했고, 이것이 가락국의 이름으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허 왕후(王后)의 고향인 아유타국은 기원전 6세기~서기1세기에 번성한 도시국가였습니다. 허 왕후는 1세기경 아유타국이 북방 이민족의 지배를 받자 중국을 거쳐 가락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허 왕후는 별세하기 전 이국에 와서 자신의 성(姓)이 전해지지 못하는 것을 슬퍼했습니다. 김수로왕은 이를 알고 아들 10명 중 두 아들을 허씨(許氏)로 사성하여 대를 잇게 했습니다. 이후 김해 김씨, 허씨, 인천 이씨(허씨에서 分籍離)가 가락의 후손으로 번성하게 되었습니다.
인도와 한국의 혈연을 역사적으로 조명하려는 움직임은 국내에서 10여년 전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가락중앙종친회는 2000년 성금을 모아 대형기념비를 제작한 뒤 인도에 탁송했습니다. 또 같은 해 아요디아市에 1000평 규모의 가락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7년 주한 인도 대사 빠르따사라띠는 김수로왕과 인도 공주의 사랑과 혼인 과정을 그린 소설 <비단왕후>를 펴냈습니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방한한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을 접견했을 때 이 소설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칼람 전 대통령은 “제 친구인 인도대사가 한국과 인도의 왕족 간 사랑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이라며 <비단왕후>를 이 당선자에게 내보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김수로왕이 인도의 공주를 맞아 결혼했다고 역사에 적혀 있다”고 답하자, 동석한 빠르따사라띠 대사는 “삼국유사에 그렇게 돼 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칼람 전 대통령은 “한국과 인도 간의 역사적 관계를 연구하는 학자가 많이 나오면 양국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야 문화를 매개로 한 양국 교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역대 주한 인도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김해 김수로 왕릉과 허 왕후릉에 헌화하고 참배하고 있습니다.
2005년 9월 김해 ‘가야문화 축제’에 아요디아市가 속한 인도 우타 프라데쉬(Utta Pradesh) 주 관광부 장·차관과 왕손 내외 등 30명이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립극장에서 ‘가야’가 춤극으로 부활했습니다. 가야 역사 테마파크도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 지상파 방송국은 고대 가야를 새롭게 조명하는 대하 드라마를 내년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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