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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제57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
201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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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57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57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하여, 추념사를 통해 “누구나 말로는 나라를 사랑할 수 있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숭고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다음은 제57회 현충일 추념식 대통령 추념사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자리에 함께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쉰 일곱 번째 현충일을 맞아
우리는 오늘 경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영전 앞에 깊이 머리 숙이며,
그 고귀한 정신과 높은 뜻을 기립니다.


국가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낙동강에서 압록강까지 이 땅의 산하에는
세계평화와 자유를 사랑한
세계 각국 젊은이들의 피가 어려 있습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젊음과 생명을 바친
모든 유엔군 참전 용사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 서울공항에서는
정말 가슴 아프지만 참으로 숭고하고
뜻 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차디찬 북한 땅에 묻혀 있던
우리 국군 용사 열 두 분의 유해가
머나먼 길을 돌아 60여 년 만에 고국 품에 안겼습니다.


북한에 있는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때문에 저와 군 최고 지휘관들은
스물 한 발의 조포로 최고 의전을 갖춰
호국용사들을 직접 맞이하고
거수경례로 영면의 길을 엄숙히 전송했습니다.


김용수, 이갑수 일병과 열 명의 무명용사들은
1950년 6.25전쟁 당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던
개마고원 장진호 전투에서 산화하셨습니다.


18세의 나이로 학도병에 입대한 故 김용수 일병은
“형님 저는 나라를 지킬 테니, 형님은 집을 지키시라”
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전선으로 떠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故 김인주(1892-1944) 선생 또한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에 투신해 순국하신 애국지사로,
부자가 대를 이어 나라에 목숨을 바쳤습니다.


故 이갑수 일병은 34세의 늦은 나이에
사랑하는 아내와 두 자녀를 뒤로 하고 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헤어질 때 일곱 살, 네 살이던 두 아이는
긴 세월 동안 애타는 마음으로 아버지를 기다렸고,
이제 60대의 백발이 되어 슬픔으로 흐느끼며
아버지를 맞이했습니다.


아직도 북녘 땅에 묻힌 수많은 호국용사들의 넋은
고향땅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남북이 통일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바로 이 분들의 유해를 찾는 일입니다.


이분들을 편안히 모시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가 유공자 여러분,
건국 60여년 만에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강국이자 무역 1조 달러 통상대국으로 성장하며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일궈냈습니다.


이제 단순한 경제대국을 넘어 선진일류국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와 안보분야 세계 최정상회의체인
G20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주요국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우리 장병들은 세계 각지의 분쟁·재난 지역에서
다른 어느 나라 군보다도 현지인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세계평화와 재건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한류 문화를 즐기고 있고,
우리 젊은이들 또한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밤낮없이 땀 흘려 일하며
온갖 역경을 이겨냈습니다.


우리나라를 다시 찾은 유엔군 참전용사들 또한
대한민국의 발전에 감탄하면서,
자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며 크게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영광스런 대한민국의 초석이 된
애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고귀한 헌신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몸 바친 호국영령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철통같은 안보태세로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고
어떠한 도발에도 준엄하게 응징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얼마 전 대한민국 정상으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습니다.


지난 1983년 북한의 테러로
이곳에서 우리 공직자 열 일곱 분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비극 현장인 아웅산 국립묘지를 참배하면서,
저는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끼며 고인들의 넋을
가슴 깊이 기렸습니다.
미얀마는 한반도 3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에 부존 자원도 풍부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북한과 비슷한 7백달러에 불과합니다.


폐쇄적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오랜 군부 통치로 인해
지난 20년간 국제사회의 재제를 받으며,
세계와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미얀마가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꾀하고 개방을 추진함에 따라,
국제 제재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국교 정상화와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얀마의 개혁·개방을 지지하고
미얀마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서,
“경제 때문에 인권과 민주주의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뜻을 같이 했습니다.


또한 떼인 세인 대통령에게는,
“미얀마가 새로운 시대를 열듯이 미얀마와 가까운 북한에게도 그런 뜻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최근 자유화와 개혁·개방의 바람이 세계적으로 불고 있습니다.


일찍이 동유럽에서 시작해서 북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로 불어오는 이 바람은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또 다시 유럽발 재정위기가 엄습하며,
세계경제 위기가 거듭되고 있습니다.


이 재정위기가 금융 위기, 실물 위기를 가지고 오고 있어서 이 위기를 벗어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외 불확실성에 비상점검체제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FTA를 통해 경제영토를 크게 넓히고,
작년에는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며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대한민국만 두 차례나 신용등급이 올라갔습니다.


이는 정부와 기업, 노사가 서로 협력하고,
국민 모두가 합심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역사를 보면 우리 민족은
수많은 난관을 거치면서도, 이를 극복하며 살아왔습니다.


6.25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었지만,
60년이 지난 오늘날 인구가 5천만이 넘고
1인당 GDP 2만 달러가 넘는 세계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전후 독립한 국가 중에는 유일한 사례입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세계경제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우리는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서 
밝은 희망과 미래를 볼 수가 있습니다.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싸운
우리의 젊은 해병 용사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포 젊은이 중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조국을 지키겠다고 우리 군에 자원입대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전쟁이 나면 최전선에서 싸우겠다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스포츠와 예술, 과학, 모든 분야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를 무대로, 세계 최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K-pop을 포함한 한류는 전 세계로 지금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아프리카 오지에서 세계 각지에서 그 어려운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봉사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감정을 뛰어넘어 성심껏 도운 우리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의 치열한 노력과 뜨거운 열정, 따뜻한 마음이
모두 다 “나라 사랑”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젊은이들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밝은 미래를 확신합니다.

 

이처럼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지키고
선진일류국가의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민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자
우리 시대의 과업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누구나 말로는 나라를 사랑할 수 있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숭고한 일입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보훈의 큰 뜻을 기리고
선양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보훈제도를 선진화해서
유공자들의 희생과 공로를 기리고 예우하는 데
더욱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전 세계 우방들의 도움을 잊지 않고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한편,
당당한 세계 리더국가의 일원으로서
인류 평화에 기여하는 데도 앞장설 것입니다.

 

선진일류국가, ‘더 큰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 모두의 꿈이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애국 혼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새로운 발전을 향해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함께 나아갑시다. 고맙습니다.

 

 

2012년 6월 6일
대통령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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