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오전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제30차 UN식량농업기구(FAO)아태지역총회 개회식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식량안보를 해결한 경험을 살려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입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아태지역회원국 각료,
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과
내외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30차 FAO 아태지역총회 개최를 축하하며,
2천년 고도 경주에 오신
참석자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회의를 준비하신 FAO 사무국,
대회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한국은 지난 1966년 제8차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서,
국제사회와 FAO로부터
식량지원과 기술지도를 받던 나라였습니다.
지난 40여 년간 한국은 녹색혁명을 통해
기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식량 안보를 달성했습니다.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변모했고,
21세기에는 지식정보화와
녹색성장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40여년을 회고할 때
새삼 깊은 감회를 느낍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날 에너지안보와 식량안보는
21세기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긴급한 현안입니다.
어제까지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된 식량안보는
생존과 직결된 인간의 기본권 문제입니다.
세계 인구의 16%가 만성적 기아 상태이고,
6초에 1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에 대한 윤리적 도전입니다.
FAO는 1945년 설립 이래
“기아 없는 세상을 위해”(For a world without hunger)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1996년 세계식량정상회의는
8억 명의 세계 기아인구를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자는
로마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기아인구는
10억여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농업 생산성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에 따른 각종 자연재해로
곡물 생산의 불안정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도시화로 인한 경지면적의 감소,
세계 인구의 지속적 증가,
그리고 에너지 위기로 인한
바이오연료용 작물재배의 증가 또한
세계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주요 곡물의 국제적 이동이 제한되어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세계금융 위기의 여파로
식량 안보는 한층 위태로워졌습니다.
기아 문제는 이처럼
여러 요인이 중첩된 구조적 문제입니다.
그러나 몇몇 아태지역 국가들은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상황을 개선시켰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사례입니다.
기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업 부문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늘려
곡물 생산을 늘리고,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또한 각국의 상황에 맞는
독자적 발전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폭력적 분쟁을 해결하고
정치적 안정을 이루어야 합니다.
선진국은 개도국에
인도적 지원과 개발 협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작년 7월,
“라퀼라 식량안보 이니셔티브”에서 제시된 대로
향후 3년간 2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국제적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야 할 것입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대한민국은 식량안보를 해결한 경험을 살려,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농업생산 증진을 위해
현지에 적합한 맞춤형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금년 11월 G20 서울정상회의가
국가 간 개발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한 지구촌’을 위한 협력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모든 노력이 성과를 거두려면
지원 받는 나라의 건전한 국가관리(good governance)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현지 실정에 맞는 적절한 지원과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지혜가 함께할 때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지구환경 위기로 인한 기후변화는
식량안보에도 커다란 위협입니다.
농경지 감소와 농업용수 부족,
자연재해의 증가로
식량 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을 보호하면서
경제도 성장시켜야 하는 것은
인류의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에 대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비전이자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sm)와
환경지상주의(eco-fascism)를 모두 극복하려는 노력입니다.
올해 1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공포했습니다.
2009년부터 2013까지 매년 GDP의 2%를
녹색성장분야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녹색산업과 녹색기술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낮춰,
기상이변을 줄이고 농업 생산에 기여할 것입니다.
환경위기에 국경이 없는 만큼
글로벌 파트너십 또한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국은 올해 6월
세계 여러 나라의 협력과 참여를 바탕으로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설립했습니다.
GGGI는 화석경제를 녹색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과 기술을 세계와 공유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식량 안보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세계 기아인구의 2/3가 아태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아태지역의 진정한 공동번영을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부터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로서,
아태지역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이번 FAO 아태총회를 통해
역내 협력이 더욱 확대․발전되고
기아와 빈곤 없는 세계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총회가 이 곳 경주에서 열리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경주에서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2010년 9월 30일
대통령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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