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청와대 인심
김재교 2011.01.13 14:57:45
저는 지난 11일(화요일) 청와대 관람을 하고 돌아온 김재교입니다.
가족관람을 신청하고 아이,어른할것없이 설레는 맘으로 13명의 가족이 경복궁 주차장에서
만남을 갖었습니다.멀리 뉴질랜드에서 온 동생가족(4명)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의도로 제가 신청을 했었습니다. 울산에 사는 동생가족(4명)은 새벽 기차를 타고 아침에
도착했구요. 동탄에서 온 조카가족(4명)중엔 초등학교 2학년과 6살짜리 꼬마 아이도
동행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관람 안내실에 도착했을때 문제가 발생 했습니다.
동탄에서온 조카 가족들은 구제역 때문에 청와대 관람을 할수가 없다는 겁니다.
너무도 황당하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관람을 하지못한다고 오지 못하게 했어야 하는데
"관람을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하는 전화에
아이들과의 약속이고 외국에서 온 손님과 동행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어서
관람을 하겠다는 답변을 했을때는 알았다고 대답을 하셨거던요.
결국 조카 가족들을 남겨두고 관람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앞이 안보일 정도로 펑펑~~
춥고, 미끄럽고,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면서 최악의 기상조건에서 관람을 했죠.
그런데 안내하시는 분들은 예쁜 우산을 쓰시고 열심히 청와대를 안내하셨죠.
비닐 우의라도 하나씩 나눠주었으면 옷이라도 젖지않을텐데....
따뜻한 물이라도 한잔 주셨으면 몸이라도 녹일텐데....
나라에 대통령님 사시는집의 인심이 이렇게 야박하시는데 어떻게 화합을 강조하시는지 .....
또 화가났습니다.
관람이 끝난줄도 모르고 길건너 화장실앞에서 다음 코스를 기다리다가 뭔가 좀 이상해서 다른분에게 여쭤봤더니 그분도 끝난줄 모르고 기다려 보자고 하셔서 10여분이 지나서야 관람이 끝났다는걸 알았습니다. 유종의 미 를 거두자라는 말이 생각 났습니다.
추운데 고생했다는 말과 안녕히 가라는 인사말씀 한마디 없이 청와대 관람을 끝내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오늘 뉴질랜드로 돌아가는 조카2명은 열감기로 응급진료를 받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만약 내 주위 어떤분들이 청와대 관람을 간다고 한다면 절대로 권유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청와대에선 서민들을 손님으로 맞이할 준비가 아직 덜 된것 같습니다.
청와대 관람 불편사항에 대한 답변드립니다.
대통령실 2011.01.14 12:41:39
김재교님 안녕하십니까?
우선 가족분들과 지인을 모신 청와대 방문에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구제역과 관련하여서는 방역 차원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은 방문자제 협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생지역의 계속적인 확산으로 안전 문제상의 조치가 있었습니다.
관람을 시작하기 전에 눈이나 비가 오면 저희가 우의를 준비했다 나눠드리고 있으나
당일 관람을 안내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바,
11일 오후 관람 시작 후 갑자기 눈이 내렸기 때문에 우의를 나누어 드릴 수 없었고,
구 본관터에서는 따뜻한 보리차를 드실 수 있게 준비해 드리고 있었으나
당일 갑자기 내리는 많은 눈으로 인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의 경사가 심한 구 본관터는
관람객들의 안전상 올라갔다가 눈이 많이 쌓이기 전에 내려와야 했으므로
제공해 드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본의 아니게 구제역 비상상황과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데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 말씀드립니다.
또한 관람을 안내하는 직원들은 이러한 비상상황 시 더욱 친절히 안내 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교양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재교님께서 주신 말씀에 감사드리며,
국민 여러분께 더욱 친절히 다가가는 청와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