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아 2011.07.03 14:56:41
성북구에 사는 한 주민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려오는 황당한일때문에 이렇게 글을올립니다.
2009년 도로명 주소법 개정에 따라 기존 지번식 주소에서 도로명 형식의 새주소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새주소 체계에서 현재 성북구 보문동 '보문사길 14'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보문사의 주소가 하루아침에 ‘지봉로 19길’로 탈바꿈을 하였고, 이에 대해 보문사측과 주문들에 어떠한 설명과 논의도 없었습니다.
정부가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7조(도로명의 부여·변경 기준)에서 “지역적 특성, 역사성, 위치 예측성, 지명과 지역주민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한다”라는 기본 원칙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과 50여명의 대중스님들이 상주하고 있는 보문사측과 도로명에 대한 의견수렴 없이 '보문사길'을 '지봉로'로 바꾼 것은 보문사에서 유래한 보문동의 명칭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역사의 뿌리를 뒤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보문사는 1115년인 고려 예종 시대에 창건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9백여년을 한결같은 자리를 지키며 보문동, 보문역, 보문로 등의 명칭의 유래가 될 만큼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사찰입니다. 이에 대해서 보문동을 비롯한 성북구 주민이라면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것입니다.
보문사길 대신 사용될 도로명 '지봉로'는 지봉 이수광으로 부터 유래하였습니다. 전남 순천시에서도 이수광의 순천부사 시절을 근거삼아 '지봉로'라는 도로명을 사용하고 있고, 지봉유설을 썼다고 알려져 있는 우산각을 근거로 종로구 창신동 또한 '지봉로'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도로명이 성북구의 보문동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종로구에서 이미 '지봉길' 이라는 명칭으로 해당 구가 간직한 역사와 전통적인 면모를 활용하고 있는데, 성북구는 정작 관내에 있는 전통과 역사의 근거지이자 다수의 지방문화재와 생태숲을 간직하고 있는 전통사찰 보문사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전통과 역사가 문화적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는 이 시대에, 도로명개정의 해당 관청인 행정안전부, 서울시청 및 성북구청은 진정 흐름을 거스르시겠습니까?
보문사길을 되찾아주세요.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08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