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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따 당하는 아이 도와주려다 강제전보 당한 교사입니다!
- 김미자
- 2012.08.28 16:34:37
- 조회수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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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저는 충북 청주 동주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 김미자입니다.
요즘 들어 서로 기피하는 업무이지만 저는 이 업무를 3년째 자청해서 맡고 있습니다. 교직생활 20년째를 맞이하면서 학교폭력이야말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이고 이 문제가 해결된 교실은 아이들과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입니다.
교실차원에서 멈춰제도와 역할극, 학급총회를 통해 서로 보살피는 교실을 만들었고 그것을 학교차원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3년째 학교자체의 일진조사를 통해 요즘은 “동주초등학교는 일진 조직하기가 힘들다.”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올해 저는 업무수행능력 부족이라는 명목으로 9월 1일자 강제전보 처분을 받았습니다. 지금부터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5월 한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어서 힘드니 해결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담당자로서 그 사건을 접수하고 해결하려고 했지만 담임교사와 6학년 부장교사가 아이를 불러 신고를 취소하도록 압력을 가했습니다. 이렇게 교사들의 업무 방해로 피해 아이를 만나 진술서를 받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사안을 더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담임교사와 상담을 통해 아이가 왕따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가 다시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하였고, 이때 부모의 입장은 진심어린 사과와 왕따 역할극 등 아이들의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합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담당자로서 학교폭력 전담기구의 논의를 통하여 진술서 작성과 왕따 역할극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집단 따돌림을 ‘마녀사냥’이라고 불렀고, 자신들의 가해 행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그 과정에서 놀라운 성장을 했습니다.
“우리가 정말 심각한 짓을 한거다. ◯◯이가 정말 힘들었을 거 같다. 앞으로는 방어자(괴롭힘의 원에서 피해자를 돕는 역할)가 되어 ◯◯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으면 멈춰를 할거다.”라고 말하며 진심으로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무엇보다 이번 왕따를 당했던 ◯◯이의 성장이었습니다. ◯◯이는 자신의 반에 더욱 심하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왔습니다. 아이들이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닿거나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기분 나빠하고 사람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할극이 있던 날 ◯◯이는 저에게 전화를 걸어 “나도 그 친구를 괴롭혔어요. 정말 미안해요. 그 애가 더 심각하니까 먼저 도와주세요.”하며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함께 그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친구가 되어 주겠다며 그 아이 집에 함께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들의 반응은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가해 아이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왜 가해자냐? ◯◯이도 문제가 많다. 담당교사가 강압적으로 진술서를 받았고, 왕따 역할극을 무리하게 진행해서 우리 아이가 힘들어 했다.”며 반발하였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변화 자체를 왜곡시키고 잘못된 길로 이끌어 가고 말았습니다.
부모들은 가해자, 피해자라는 말은 비교육적이니 사용하지도 말고 진술서도 아이들이 힘들어 하니 받지 말라고 요구하였고, 여기에 대해 교장 선생님은 부모의 요구대로 하라고 담당자에게 지시하였습니다. 저는 이것이 법과 지침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따를 수 없었고, 이것을 두고 관리자와 교사들은 다수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독단적인 교사라는 공격을 하였습니다.
저는 학교폭력 업무를 맡고 법률과 지침을 공부하면서 사소한 폭력도 용납해서는 안되며 피해자 입장에서 해결하라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학교 현장은 달랐습니다. 다수의 가해 아이 부모들이 집단행동을 하고 학교가 가해자 편에 서면서 피해아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따돌림은 더욱 심해졌고 피해 아이를 다시 보복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왕따 사건은 법과 지침에도 없는 ‘기각’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보복폭행은 누가 보아도 분명한 폭력이었지만 ‘불처분’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복폭행을 당한 이후 아이는 심한 불안과 두통으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되었고 병원치료와 상담을 받고 있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치료와 상담에 따른 결석인데, 출석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무단결석으로 처리되었고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기각하고 불처분한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지금은 행정심판과 재심 절차를 밟고 있는데 가해 아이 부모들은 오히려 자신의 아이들이 피해자라며 피해아이와 그 부모, 그리고 이것을 도우려는 학교폭력담당교사인 저를 비난하고 공격하였습니다.
가해 아이 부모들과 교사들은 교과부와 교육청에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피해 아이 부모도 이 잘못된 상황을 바로 잡아 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하였지만 모든 조사는 가해 아이 부모들이 탄원서가 바탕이 되었습니다. 가해 부모의 탄원서는 신속하게 접수되고 이틀만에 조사를 했지만, 피해 부모의 탄원서는 아직도 충북도교육청에서 접수조차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가해 부모의 주장이 마치 진실인양 피해 아이와 부모, 담당교사의 목소리는 부정당하고 말았습니다.
피해 아이와 부모는 동네 슈퍼에도 마음 놓고 다니지 못할 정도가 되어 멀리 이사를 갔습니다. 아이는 전학을 준비 중이고 아빠의 직장 문제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주말부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담당자인 저는 진술서와 역할극이 강압적이었고, 교사들의 업무방해는 다루지도 않은 채 1주일 이내에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고, 민원을 발생시킨 원인에 대해 책임을 물으며 엄중 경고하는 경고장과 그 경고를 바탕으로 한 강제전보가 떨어졌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교육청과 교과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교육청과 교과부가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왕따 사안은 피해자는 1명이고 가해자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피해자의 목소리는 작고, 가해자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는데 이 상황에 대한 명확한 통찰력을 가져야 합니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증폭시켜 적어도 동등하게 들을 수는 있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목소리는 완전히 죽이고, 가해자의 목소리만 듣는 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합니까?
교과부와 교육청이 할 일은 학교폭력의 기준을 바로 세워 잘못된 결정을 정돈해 주고, 이런 문제가 있을 때 가해자 부모의 집단적 압력 행사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교장과 교사들에 의해 학교폭력이 은폐될 때 이것이 조사 내용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을 해결하려는 담당교사를 징계한다는 것은 교과부와 교육청이 학교폭력을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집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교과부 스스로 정부 정책을 무덤에 묻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님, 지금 학교 현장은 전쟁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가해 사실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는 정책이 가해 아이 부모가 필사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가해자로 만들지 않으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전쟁터에서 피해아이와 그 부모, 이것을 해결하려는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제가 지금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우리 반 아이들과의 이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기로 한 평화로운 교실 공동체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떠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받을 충격과 혼란도 걱정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선택권도 학습권도 부정당하는 것이 아닌지요? 또 왕따 문제는 비단 동주초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저희 학교 이야기가 언론에 기사화 되면서 많은 부모들이 어쩌면 우리 학교와 하나도 다르지 않고 똑같냐며 공감을 표현해 왔습니다. 이렇게 피해아이와 그 부모도, 그것을 해결하려는 교사도 왕따가 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면 어떤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겠습니까? 또 어떤 부모와 교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겠습니까?
이번 동주초 왕따 사건은 아이들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심각한 학교폭력인 왕따 문제를 우리 사회가 해결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학교폭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혀 주시고, 해결에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2012년 8월 28일
교사 김미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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