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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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석비서관회의 주제토론 : 학원폭력 근절; 대통령은 “학원폭력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 등을 통해 일선 교육 현장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범 정부차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만들어 달라.” 고 말했습니다.

병든 학교

박상순

2012.02.27 20:05:05

매일 왕따나 학교 폭력이 최대의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교육계의 실패와 무능력하고 무기력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징후이기도 한다.

교육계만의 힘으로는 안 되어 경찰력이 동원되고,

학교 안에는 요소요소마다 CCTV가 설치되어

이제는 학교가 범죄인을 수감하는 감옥처럼 되어버렸다.

교육의 힘으로 다스리지 못하니까 그렇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바로 교육계의 무능력과 무기력함을 질타하는 근거이다.

"경찰을 동원시키고 그 엄청난 설치비 에산을 따낸 우리의 능력은 대단하지 않나요?"

"그래요 대단한 능력이지요. 교육 외적인 점에서는"

여기서 우리는 교육이 뭔지

또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교사는 정말 교육적인 정신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왕따나 학교 폭력은 관계와 소통의 부재를 드러낸다.

그러나 교육의 첫째 원리는 소통과 관계에 있다.

미성숙한 마음이 성숙한 마음을 만나고

성숙한 마음이 미성숙한 마음을 만나 서로 관계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

바로 교육인 것이다.

그러나 왕따는 소통도 관계도 모두 단절된 모습이다.

CCTV는 그것을 완전히 포기한 증거물이며

경찰력의 출동은 학교 스스로 관계와 소통의 불가능함을

천명하는 교육의 SOS다.

즉 학교에서 교육이 힘을 쓰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법은 간단하다. 학교에서 교육을 살리라는 것이다.

내가 받은 교육은 근검절약, 검소, 친목, 화합,나눔,

충,효, 애,진,선,미,그리고 참된 우정---이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그런 미덕들이 제대로 기르쳐지고 있는가?

예컨대 지금의 교사는 검소를 가르칠 때 예화를 풍부히 들어가며 재미있게 또 감동적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그가 입고 있는 옷은 사치스럽고

들고 다니는 백은 명품이며 고급스런 승용차에

강남에 살고 있음을 은근히 긍지로 여기고 있다면

그의 가르침은 하나의 구두선인 것이다.

아니 그는 가르친 것이 아니라 사기를 친것이다.

그래서 학생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똑똑하게도

시험볼때만 검소에 O치고

친구에게 폭력을 휘둘러서라도 명품 운동화를 신게 되는 것이다.

이게 진정 교육인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선조들의 가르침을 되새기게 된다.

그것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말로만 가르치고 태도는 엉뚱하다면

학생들은 말로만 배우고 태도는 엉뚱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학교는 사회의 거울이다.

학교가 병든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말이다.

즉,사회가 맑으면 학교는 저절로 맑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학교가 사회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관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사회의 병을 전파하는 곳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시골학교가 야자를 선도적으로 실시해서 일류대에 합격생을 내자

명성을 얻게 되고 그 풍조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퍼져버렸다.

그 결과 지금 학교는 중학교까지도 야자를 실시해 입시기관처럼 되어버렸고

또한 그결과 학교는 입시학원보다 못한 것으로 추락해 버렸다.

야자를 처음 실시한 교장은 자기 학교의 이름을 떨치는데는 성공했지만

과연 그가 한 행동이 교육적이었는지,

국가 사회에 도움이 되었으며

교육에는 발전을 가져왔는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의 학교 실정을 보면 그가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슴을

그가 참된 교육자라면 알았을 것이다.

학교는 미래를 낳는 산실이다.

개인적인 명리와 세속의 가치로 휘둘리는 학교라면

어떻게 좋은 미래를 낳겠는가?

개인적인 욕망을 벗어나 초연한 자세로 교육의 참된 가치에

봉사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왜냐면 교육은 그 자체가 목적이지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

교육이 수단화 될때 역설적으로 교육은 황폐화된다.

교사가 개인적 성공을 위해 교육한다면

학생은 뭐가 되는가? 그의 성공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 교사는 성공한다해도 교육적으로는 실패한 것이다.

학생은 도구가 아니라 목적이기 때문이다.

학생은 교사의 말만을 듣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그의 행동과 태도,그리고

보이지 않는 가치관까지도 느끼는 알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배운 학생들은 모든 인간들을 도구화할 것이다.

나의 먹이가 되기 위해 사육되는 장닭은 사위가 오면 잡아먹힌다.

마찬가지로 도구화 되는 인간은 필요하면 사육되고 필요없으면 짤려진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경제 논리다.짜르는데 아무런 도덕적인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의 가족이야 죽건 살건 나의 이익을 위해 정규직을 줄이고 필사적으로 비정규직을 늘려

직원들의 임금을 합법적으로 착취하는 대기업의 비양심은 누가 가르쳤다고 보는가?

학교는 사회의 가치를 재생산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교육의 가치와 정신을 사회에 전파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학교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

학교가 아무리 첨단화된 시설로 바뀐다해도

바꿔서는 안 될 것, 그것은 교육이다.

그것이 바꿔진 학교는 이미 학교라고 볼 수 없다.

학교가 제 기능을 되찾고

교사가 참된 교육자가 된다면

학교 폭력이나 왕따 문제가 왜 생기겠나?

교사와 학생이 소통되고 관계가 잘 맺어진다면

따돌림이 생길리 없고 폭력도 문제 될 리 없다.

학생이 교사와 절친하고 잘 통한다면 자기의 문제를 스스럼없이 믿는 선생님께 털어 놓게 될 것인데

그게 안되니까 경찰이 나서야 되고 선생님보다는 폭력배에게 문제해결을 부탁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총체적인 난국에 경사가 아닌 인사가 그리운 것은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글만을 가르치는 경사이기보다

참된 인간을 기르는 인사가 되기 위해서

교사는 자기의 교육관을 이 오염된 교육 현실에서

깊이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교육에서 불거지는 이런 모든 문제들이

바로 모든 교육자들의 직무유기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병든 교육의 치유자, 그는 바로 누구도 아닌 교육자 자신들일 것이다.

직업인으로서의 교육자가 아닌

참된 교육자로서

학생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알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 속으로 뛰어들어

그들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치는

모습을 보이면 교육의 모든 문제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오늘의 교육의 문제는

교사가 교육의 참된 가치에 헌신하지 않는데서 비롯되었슴을

인식하며

모든 교육자들에게

그 본질을 회복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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