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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 살인사건을 통해 본 게임과 만화에 대한 규제 필요성
- 배한솔
- 2012.05.04 12:23:13
- 조회수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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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신촌에서 20세 대학생이
10대 남학생들에게 목이 졸리고40회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세 대학생의 전 여자친구가 같은 카페 회원인 10대 남학생들에게
'(그 남자가)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남긴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피해자가 마비노기라는 게임을 하다가 그 안에서 여자친구를 사귄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존어는 생략하겠습니다)
게임 마비노기는 넥슨 산하의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게임이다.
얼핏 보면 어린이 취향의 단순화시킨 선과 색채가 돋보이는 동화적이고 만화적인 그래픽 때문에
이 게임은 위험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또 플레이어는 10세부터 18세라고 명시되어 있는 자신의 분신들 중 하나를 골라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으며, 10세의 분신은 명백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단순하고 귀여운 그래픽의 게임에서 어린이의 형상을 하고 시작하자마자 하도록 되어있는 행동은 눈에 보이는 각종 기물을 맨주먹이나 몽둥이로 때려부수는 동작을 하고 보상을 받거나, 작은 동물로부터 시작해서 큰 동물을 몽둥이와 칼로 때려 죽이고 보상물을 얻는 일이다.
나중에 가면 때려죽일 수 있는 대상 중에 여성도 등장한다. 이 여성을 기술적으로 때리면 옷을 벗기는 것이 가능하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지만 아이들은 호기심과 잔인한 성취감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작은 여자를 두들기고 때려서 옷을 벗기려고 계속해서 게임행위를 반복하고 또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폭력성은 비단 마비노기의 문제점만은 아니다.
그러나 마비노기의 설계자는 단순하고 동화적인 겉모습을 디자인할 때
분명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 게임을 좋아하리라고 생각하며 만들었을 것이다.
그 점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사람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인간관계를 맺은 이상 그 사회는 집단 경험을 통해 쌓은 상식과 지혜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러한 지혜는 인간 관계를 통해 전수되는데, 이러한 관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문명의 이기가 바로 인터넷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와 또 어린이 자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조언과 지혜를 들으며 성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고부터 집안에 있는 어린이들도 더 이상 세상으로부터 보호받는 존재가 되지 못하게 되었다.
앞서 말한 마비노기의 경우가 그렇다. 마비노기를 공급하고 있는 넥슨은 한국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본사를 일본으로 옮긴 일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의 그래픽 머드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면서부터 시작한 회사로써 나름 영예롭게 여길 만한 이력이 있던 회사이다.
바람의 나라는 PC통신을 통해 유료 서비스되면서 성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이 게임을 어린이들도 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그후 넥슨은 전화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통장이나 카드, 은행 출입이 익숙지 못한 어린이들도 집에 전화모뎀만 있으면 컴퓨터에 간단한 프로그램 하나만 설치하고 유료 게임을 후불제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갑자기 20만원이 넘는 전화비 고지서를 받은 학부모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현재 넥슨은 핸드폰과 무통장입금과 문화상품권 결제 등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게임 속 가상의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다.
문제는 앞서 마비노기에서 설명했듯이 이 회사는 자기 회사의 게임을 즐기며 인생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게임 속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어린이들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는 전혀 책임감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어떻게 하면 자극성을 더 넣어서 이목과 시선을 끌고 동시 접속자 수를 높일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순간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학구열로 인해 학부모들은 빚을 지더라도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사준다. 또한 우리나라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제일이라고 할 만하다. 학교 숙제를 해야 하니 컴퓨터와 인터넷을 개통해 달라고 하면 아무리 가난한 부모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자녀에게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러나 자녀들의 방마다 들어선 컴퓨터 화면을 통해 아이들에게 가만히 접근해서 호주머니에서 돈을 빼가는 업자들이 있으니 이런 상황에 정부가 개입해서 규제하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청소년 아동들에게도 인권은 있다. 이들이 즐기고 살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문화가 어두운 방 안에서 칼과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여 히죽히죽 웃는 것이 된다면, 이 나라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공부를 하기 위해 컴퓨터가 꼭 필요하다면, 컴퓨터는 자녀의 방이 아닌 거실에 설치하고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 공이라도 차면서 신체적 스트레스를 풀라고 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게임회사들은 학부모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빼가려고 한다면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회사를 해외로 도피시키고 국내 법망을 피해 이제는 전 세계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을 서비스하고자 한다면, 이는 국제 분쟁으로도 비화될 소지가 있다.
이 점은 만화도 마찬가지다. 신촌 살인사건의 살인자 중 하나는 이누야사라는 일본 만화의 등장인물의 옷을 입고 그러한 자기 모습을 사진찍어 인터넷에 올리던 인물이다.
이누야사는 제목이자 만화책 속 남자주인공의 이름인데, 한국식으로 읽으면 견야차이다. 즉 야차라는 뜻이다. 이누야사는 여주인공이 일본 무당의 딸인 여고생으로 야차와 사랑을 키워가다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야차가 사는 환상 세계로 떠나 그와 함께 산다는 내용의 장편 만화이다.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야차가 가진 거대한 칼로 내려쳐 죽이는 것이다. 항상 적이 등장하면 칼로 내리쳐 죽이면 되는 것이다. 또 무슨 말을 듣던지간에 주인공은 대답보다 주먹이 먼저 나간다. 여주인공은 이러한 주인공이 자신을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만화책 속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이다.
또한 이누야사의 작가는 한국을 몹시 싫어하기로 유명하다. 이유는 그의 유명한 전작인 란마1/2을 한국ywca에서 ‘불량 만화’라고 지칭했다는 말을 그가 들었기 때문이다.
신촌 살인사건의 살인자들은 십대 남자아이들이었는데 문제는 이들이 이런 만화를 좋아해서 야차의 옷을 입고 검을 들고 사람들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것이 취미생활을 넘어서 신념이 되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게 마련이다. 김대중 대통령 때 일본문화개방 정책으로 무분별하게 들어오기 시작한 일본 만화는 전국에 일진회를 만드는 등 폐를 끼치고 이제는 살인사건으로 그 열매를 맺었다.
일본 만화와 한국 온라인 게임의 공통점이라면, 아직 사회적 규범과 어른들의 지혜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리분별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접근해서 돈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린이들의 호주머니에서 돈만 빨아들일 뿐 자신들의 생산물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어떤 가치관과 경험을 내면화하는지에는 전혀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회가 흉폭해진다. 이미 오래 전부터 조상들이 인생의 난제들을 다 해결해 놓음으로써 평안하고 안전하게 살고 있던 사람들은 신세대들에 의해 굳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이러한 악한 사건들이 분출되고 계속 분출되어 평안과 안전을 방해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지혜와 우리의 유산과 우리 조상과 사회가 갖고 있는 지혜들을 어린이들에게 전수하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생겼으면 부모와 달리 세상에는 돈만 노리고 남을 파멸시키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줘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세상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다루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 소외되고 학교에서 소외되어 컴퓨터 외에는 경험을 쌓을 통로가 없는 아이들을 더 이상 관심의 사각지대로 내몰아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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