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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메이드 인 코리아’ 제값 받도록 하겠다”
2009.01.30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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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가 높으면 외국사람들이 한국에 많이 올 것이고, 또 투자하기 좋으면 해외직접 투자도 많이 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제품을 제값 받고 수출할 수 있겠지요.”

지난 22일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이끌어가게 된 어윤대 위원장은 국가브랜드를 높여야 하는 이유를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그는 국가브랜드 제고는 국격(國格), 즉 국가의 품위를 높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13위 수준으로 선진국에 가깝지만 사회적, 문화적인 시스템이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총체적인 국격 평가에서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 위원장은 앞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해야 할 업무가 굉장히 많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으려면 후진국에 대한 원조를 늘린다든지, 세계를 위해 얼마만큼 환경에 신경을 쓸 것인가, 이 같은 범위까지 포괄하게 되기 때문에 일 자체가 일반적 시민사회 일 뿐만 아니라 외교부에서 하고 있는 일들, 수출과 관련된 일들, 이렇게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어 위원장은 특히 “위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팔리는 물건에 할인율을 줄이고 제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며 “그렇게 해야 중소기업 제품도 떳떳하게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이름을 달고 원래 가치대로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 위원장은 또 “외국의 주요 언론매체에 한국이 어떻게 비춰지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나라의 과격한 시위 모습이 주요 시간대에 BBC나 CNN에서 보도된다면 그 모습만 본 외국인들은 한국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외국에 한국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기업, 국민 모두의 의견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우리나라에 대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정책뿐 아니라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느냐에 더 중점을 둬 대안과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근 한국정책방송 KTV 대담프로에 출연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의 발언을 인터뷰 형식으로 푼 내용이다.

- 지난 1월22일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발족했는데요. 앞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문가들도 그럴 거 같습니다. 기업브랜드, 이렇게 얘기를 하면 이해를 하는데 국가브랜드가 뭐냐, 하는 측면에서는 이해가 잘 안 되니까요. 저희가 정의하기로는 외국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을 얼마만큼 알고 사랑하고 존경하고 이런 것들이 국가의 품위, 즉 국격(國格)이라는 측면에서 국가브랜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의했을 때, 어떻게 하면 한국 사람이나 외국에 있는 교포, 또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제품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만들게 할 것인가, 이게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상품수출이나 관광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가브랜드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그 범위가 굉장히 광범위할 것 같은데요.

“국가 전체의 일이 국가브랜드지요. 왜냐하면 그 전체 일 자체가 브랜드를 형성하니까요. 브랜드가 높으면 우선 외국사람들이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 많이 올 것이고, 또 투자하기 좋으면 해외 직접 투자가 많이 와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제품을 제값을 받고 수출할 수 있겠지요.

국가브랜드는 뿐만 아니라 우리의 국격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 됐지만, 거기에 더 나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으려면 후진국에 대한 원조를 늘린다든지 또 세계를 위해서 얼마만큼 환경에 신경을 쓸 것인가, 이와 같은 범위까지 포괄하게 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일반적인 시민사회의 일 뿐만 아니라 우리 외교부에서 하고 있는 일들, 수출과 관련된 일, 이렇게 일들 굉장히 많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수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국가브랜드라는 개념을 쓰기 시작해 체계화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최근에 영국의 국제마케팅 컨설턴트 사이먼 안홀트라는 사람이 지표를 만들어서 이것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작년지표를 보면 투자대상국 평가를 한 국가가 50개국이었는데 한국이 33위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전 세계 13위정도 되는 것은 압축성장을 했지요. 그런데 경제적으로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 따라서 사회적, 문화적인 시스템이 따라오지 못한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해도 아직도 한국 사람들은 “아, 후진국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갖는데 사실 세계에서 인구가 5,000만이 되고 소득이 2만 불이 되는 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나라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세계 200개국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잘 사는 나라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에는 아직도 후진국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우리도 못사는데 후진국에 대해서 원조를 준다는 걸 이해를 못하거든요. 그래서 경제수준으로 봐서 우리나라가 후진국에 대한 원조가 굉장히 낮습니다. 우리 반기문 사무총장까지 UN에 나갔는데 그분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이 선진국의 길인데 그런 의식이 부족한 것도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이제는 세계가 지구촌화 됐지요. 그래서 이번에 미국 대통령도 오바마가 됐습니다. 그런데 한국만 하더라도 외국에서 이민 오신 분들, 한국에 살고 계신 분이 100만이 넘었습니다. 최근에 특히 시골에 가면 새로 결혼하시는 분 중에서 4분 중 1은 외국사람과 결혼하거든요. 다문화가 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국사람 마음속에는 단일 민족의 우수성 이런 게 있어서 다른 사람의 문화를 이해를 못하거든요. 앞으로 2세가 나왔을 때 이런 사람들이 우리 문화에 어떻게 흡수되고 동화되면서 같이 생활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이런 생각들이 많은데 이제 정말 선진사회가 되려고 한다면 그런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데 이런 일까지 포함해서 보다보니까 경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뒤진 면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됩니다.”

- 국가브랜드를 평가하는 데는 어떤 기준이 있습니까?

“한 국가의 경쟁력이나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는 정량적인 것부터 정성적인 것까지 여러 가지를 평가합니다. 한국은 특히 정성적인 조사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낮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국가 평가 대상에서 한국 대학 교육의 질이 제일 낮은 점수를 받는 게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 한국의 대학 진학률이 84%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수준도 아주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는 학생들도 많고, 세계 대학 순위에서 200대 안에 드는 학교도 많을 정도로 교육 수준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국내에서 생각하는 한국 대학의 교육 수준은 거의 ‘꼴등’에 가깝습니다. 현재 한국의 대학 교육 수준을 평가하는 분들이 대기업 경영자나 다국적 기업 경영자로 50∼60대 연령층이 많습니다. 아마 그분들이 학창시절 동안의 경험이나 과거 이미지에 의존해 현재 대학을 평가하기 때문에 조금 평가절하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전보다 변화를 거듭한 현재의 대학 모습을 고려해 정성적으로 적절히 평가한다면, 국가경쟁력과 국가브랜드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 한국이 세계에 어느 정도 기여하느냐가 국가브랜드 평가에 중요하다는 말씀이시죠?

“네, 한국이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정부개발원조)자금으로 다른 나라에 얼마나 이바지하는가, 전 세계적인 환경문제에도 얼마만큼 고려하는가, 이런 문제들도 국가브랜드 평가에 중요한 항목입니다. 그리고 평가를 할 때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유산에 기꺼이 방문할 건지, 외국 사람을 고용할 때 한국 사람을 채용할지, 친구를 사귈 때 한국 사람을 친구로 사귈 의사가 있는지를 질문합니다.

만약 프랑스인에게 “누구를 친구로 사귀고 싶냐”고 질문을 하면, 프랑스인 입장에서는 언어도 다를 뿐더러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인보다는 가까운 영국인, 이탈리아인을 찾겠죠. 한국 문화의 장점이 덜 알려져 있고 언어도 달라 한국에 대한 인지도나 친근감 정도가 낮은 편인데, 우리는 이런 부분에 어떻게 대응하고 보완할지 고민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부가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한글 문화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처럼 우수한 우리 문화를 잘 활용하는 것도 국가브랜드 제고에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어떤 이미지를 좀 더 부각하면 좋을까요?

“최근 아시아에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방송이나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가 외국에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도 외국에 자랑할 만한 게 많습니다. 지난해 ‘한국’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조사해보니 바로 휴대전화와 TV 등 가전제품, 그리고 LG나 삼성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에서 만드는 제품이 외국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정작 이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본이나 다른 이웃 나라로 생각합니다. 일본이나 다른 나라 기업이라고 인식되면 그 제품은 제값을 받지만 ‘Made in Korea’ 제품은 본래의 3분의 1 가격으로 팔리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위원회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팔리는 물건에 할인율을 줄이고 제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 중소기업 제품도 떳떳하게 'Made in Korea'라는 이름을 달고 원래 가치대로 더 잘 팔릴 수 있지 않을까요.”

- 그런 의미에서 보면 화염병이 날고 과격한 충돌이 일어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이런 현상들도 국가 이미지나 브랜드를 손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도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관리를 할 계획입니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좋고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선진화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외국의 주요 언론 매체에 한국이 어떻게 비춰지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과격한 시위 모습이 주요시간대에 BBC나 CNN에서 보도된다면 그 모습만 본 외국인들은 한국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언론 매체에서 드러나는 국가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독일을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독일은 1950년대 나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할 때 엔지니어링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독일이 산업화에 맞춰 ‘엔지니어링 독일’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 까닭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독일 제품을 믿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요.

최근 독일 홍보 이미지도 바뀌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로 ‘나치’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지요. 독일은 ‘Land of Idea, 랜드 오브 아이디어’라고 해서 창의나 환경 이미지를 앞세워 홍보에 열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도 이미지 개선이나 홍보를 위한 전략적인 목표설정이 필요합니다. 브랜드위원회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부정적인 측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한국의 긍정적인 면을 더 부각하는 방향으로 홍보를 할 계획입니다.”

- 국가브랜드를 높여나가는 데는 위원회의 노력뿐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데는 위원회가 나서서 하는 일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과 공감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방문할 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하는 일이 이슈화되기도 했는데 이런 일들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큰 영향을 끼친 듯합니다. 국민들은 무심결에 한 행동이지만 결국에는 국가 전체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사태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정부와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 모두의 노력과 선진화된 시민의식도 중요한 게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 국민 각자의 자존감이 높아지면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우리나라를 긍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일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홍보를 계획하고 있습니까?

“외국에 가면 모두 애국자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재외동포들은 비록 몸은 외국에 있더라도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더 뜨거울 수 있습니다. 동포들은 우리나라 일에 무엇이든 관심을 두고 가끔은 특정 사안에 대해 건의도 하고 애정 어린 꾸중도 하곤 합니다. 또 우리나라에 국가적 행사가 있거나 중요한 일이 있으면 두 발 벗고 나서서 지원군 역할을 자처하는 이들도 재외동포들 아닙니까.

위원회에서는 재외동포들의 이런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이 국가브랜드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학생들이나 교민들을 패널로 꾸리는 등 여러 가지 홍보 대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재외동포들의 든든한 협조가 외국에 한국을 알리는 데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새로 출범해 국민이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위원회에서도 당부하거나 전하고 싶은 부분도 많을 거 같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외국에 한국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기업, 국민 모두의 의견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높이는 데 먼저 공감대를 형성하겠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분석하는 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또 우리가 우리나라에 대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정책뿐 아니라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느냐에 더욱 중점을 둬 대안과 정책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온 국민이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첫 출발부터 함께 시작해서 우리나라가 세계에 좋은 이미지의 향기를 오래 남길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이 국제 사회에서 사랑받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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