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구제’ 한층 강화, 성숙한 인터넷 문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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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구제’ 한층 강화, 성숙한 인터넷 문화 기대

2009.01.28

미디어산업발전 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각 법안별 주요 내용은 무엇이고, 추진 배경 및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게재 순서>
① 방송법
② 신문법
③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④ 디지털전환특별법
⑤ 언론중재법

정보통신망 및 정보보호법 관련 규정의 개정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상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IT 강국’ 한국의 인터넷에는 욕설과 명예훼손 등 불법 유해정보가 흘러다니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이런 폐해로부터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실효성 있는 방지대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실질적인 피해 구제 강화 위해 ‘사이버모욕죄’ 신설

개정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사이버모욕죄’의 신설이다. 이는 기존 형법상의 모욕죄보다 형량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의 형법상 모욕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백만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돼 있다. 이를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사이버모욕죄에 대해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이번 개정안의 입법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권리침해 행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터넷의 빠른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이런 제도가 없으면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어렵다는 점도 개정 이유의 하나다.

기존에는 피해자나 피해자의 법정대리인 등의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였으나 ‘반의사불벌죄’ 규정으로 변경됐다. 이는 고소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둘 일이 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을 아울러 의미한다.

현행법으로는 인터넷 피해자 구제 어려운 것이 현실

형법상의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터넷상의 욕설은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하면 악성 댓글과 욕설이 일파만파로 확대된다. 때문에 피해자가 고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모욕죄를 반의사불벌죄로 변경하게 된 배경이다. 실제 인터넷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현행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2008년의 경우 피해자들이 속앓이를 하다 대인기피나 우울증에 시달리고 급기야 자살한 사건들이 줄을 이어 우리 사회에서 큰 충격파를 던졌다.

개정안은 또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에 대해 사업자가 삭제, 임시조치 등 현행법상 의무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3천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사업자가 묵살하면 과태료를 부과하여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인터넷 관련 사업자의 의무도 강화됐다. 사업자는 불법 정보 유통방지를 위해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되는 정보에 대해 의무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네이버나 다음 등 일부 인터넷 포털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중소 영세사이트들은 도박과 음란물과 같은 불법정보의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모니터링 의무조항은 이런 폐해를 방지할 수 있다.

인터넷 사업자 의무 강화, 본인확인제 도입도

인터넷 이용자에 대한 본인확인제 적용범위도 시행령에 위임하도록 했다. 본인확인제를 도입하지 않은 사이트의 경우는 피해자가 권리 구제를 받고 싶어 소송을 제기해도 가해자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인터넷 실명제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본인확인제는 게시판을 이용할 때 최초의 본인 확인 후 실명 대신 ID나 필명을 사용하여 익명성을 보장한다. 게시판을 이용할 때마다 본인의 실명을 사용하는 인터넷 실명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터넷 악성댓글로 인한 피해자 권리 구제가 훨씬 쉽게 이뤄지게 된다. 인터넷 이용자의 권익보호도 한층 강화된다. 인터넷 문화가 보다 건전하게 활짝 꽃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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