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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물길을 살리면 생태가 살아난다
2009.01.15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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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본격적으로 4대강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반도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는 낙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한민국 정책포털에서는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① 4대강 살리기, 꼭 필요한 이유와 네가지 원칙

김계현 인하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현재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은 하류 구간에 심각한 부영양화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강의 팔당호도 일년 내내 녹조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비가 내릴 때에는 많은 쓰레기와 토사, 축산폐수가 유입되고 있다. 특히 갈수기의 수질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매년 3조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나 개선 정도는 미미한 실정이다.

오염 심각한 4대강, 시급한 개선 필요

낙동강은 갈수기와 저수기에 유지수량 부족이 수질악화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낙동강의 경우 수질이 개선되어 하천정비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현실 인식이다.

실제 부산시 취수의 94%를 차지하는 물금 취수장의 경우 1990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4ppm에서 2008년 2.5 ppm으로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허나 BOD의 개선은 ‘점오염원’(point source)으로 하수관거 확장과 하수처리장 증설로 인한 수질개선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수질개선에 있어 점오염원 보다 중요시되는 비점오염원(non-point source)의 경우에는 매우 우려되는 수질악화가 진행 중이다.
(※ 점오염원은 축산폐수나 산업폐수와 같이 특정지역에 집중되어 배출되는 오염원을 뜻하고, 비점오염원은 강수유출수나 농경재배수, 지하수처럼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배출되는 것으로 수질악화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비점오염원 줄이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하천변 저류지 개발과 준설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하천의 수량 증대와 하천 주변 토지이용 및 생태구조 정비를 통해 생태하천을 복원해야 하는 것이다.

4대강 살리기는 우리나라 하천 생태계의 고질적 문제점인 수량부족, 수질악화, 그리고 하상퇴적이라는 3대 악영향을 제거하고 생태하천 복원을 포함하는 환경개선 사업이다. 지금 전국의 하천은 본류, 지천 할 것 없이 심각한 수량 부족을 겪고 있다. 여기에 매년 폭우로 인해 유실된 토사가 하천 바닥에 퇴적되어 심각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수량 부족이 환경호르몬 피해로 이어져 우리나라에서 4대강에서 잡히는 물고기 100마리당 8마리가 암수 한 몸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다.

4대강 살리기, 생태 하천 복원 위한 환경개선 사업

이 사업은 이러한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량 확보를 위해 설치되는 보는 유량 보충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쓰레기와 토사 등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강우시 효과가 크며 해외에서는 호수의 수질개선을 위해 적극 장려하는 대책이기도 하다.

일부에서 하천에 보를 건설하는 것이 생태계를 단절하여 종의 수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수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수량이다. 팔당댐이 건설되기 전인 1972년에는 이곳에 9과 31종의 어류가 서식했으나 2004년에는 15과 4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댐 건설은 서식종의 수를 감소시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인데 오히려 종의 수가 45% 증가했다. 이것은 수생태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맑고 풍부한 물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준설로 인해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수생태계는 육상생태계와는 달리 회복력이 빠르기 때문에 공사기간에만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다. 또한, 낙동강은 이미 준설이 많이 되었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도 낙동강 하구둑 수심 유지를 위한 간헐적 준설을 과장한 것이다.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의 하류는 바닥에 쌓여있는 유기퇴적물이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므로 하천바닥을 준설하면 상당한 수질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하천변을 그대로 살리고, 수변지역에 인공 습지, 천변저류지 등을 만들면 수생태계는 지금의 교란 상태에서 급속히 회복될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홍수 피해 예방 효과도 커

수질 악화 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4대강의 홍수 피해이다. 최근 5년간 홍수로 인한 피해는 연 평균 100명이 넘는 인명피해에 피해액은 2.7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 평균 피해복구액이 4.2조원에 달하고, 재해예방을 위한 치수사업에 1.1조원이 투입되니 홍수로 인한 비용손실은 연 8조원에 달한다. 2002년에 발생한 태풍 루사만 보더라도 321명의 인명피해에 5조가 넘는 피해액, 복구에만 8조가 넘는 돈이 소요되었다.

여기서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 있다. 우리의 경우 연 평균 투입되는 재해예방을 위한 치수사업비가 피해 복구액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 반면, 이웃 일본의 경우 치수사업비가 복구비의 4배 수준이다. 실제 예방보다 복구 위주인 우리는 매년 홍수 피해가 커지고 복구비도 매년 증가하는 반면, 예방 위주인 일본은 해마다 피해가 작아지고 복구비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는 단기에 집중적인 치수사업비를 투자하여 예방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임을 보여준다. 우리도 기존의 복구 위주에서 치수 위주로 전환이 시급한 것이다. 바로 단기간에 집중 투자를 통한 치수 사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4대강 정비사업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홍수 피해는 지천에서 흔한 만큼 본류인 국가하천은 정비가 불필요하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도 대단히 잘못된 인식에 바탕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국가하천 구간에서 준설이 되지 않아 하상이 높아져 하천 본류의 저수능력이 줄어들고, 통수가 원활치 못하여 상류인 지천까지 물의 흐름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천에서 침수로 인한 홍수피해가 빈번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70년 된 국가하천 제방, 서둘러 보강해 피해 막아야

나아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국가하천 제방 축조가 97%에 달하는데 제방 축조 예산이 과도하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많은 국가하천 구간의 제방이 70년에 축조되어 붕괴 위험이 높은 만큼 제방의 보강이 시급하다. 특히 낙동강의 경우 지반과 제방이 특유의 미세립 하상토로 축조되어 계획홍수위 보다 훨씬 낮은 3～4m 수위에서 제방으로 물이 스며들면서 제방이 붕괴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밀집한 부산-달성, 진주-남지 구간에서 특히 심하다.

더욱이 낙동강은 한강에 비하여 다목적 댐이 부족하여 홍수대처 능력이 1/3 수준이다. 남강의 경우에도 유일한 다목적댐인 남강댐의 규모가 비슷한 홍수량을 가진 소양강 댐의 10분의 1 수준으로 홍수조절에 근본적 한계가 있는 만큼 규모가 큰 농업용 저수지를 확충하고 소규모 댐 건설로 홍수대처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하여 단기간에 집중 투자로 준설과 하도 정비, 홍수터 확보, 국가하천 제방 보강, 소규모 댐의 증설과 저수지의 확충으로 홍수대처 능력을 향상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홍수 피해와 복구비용을 삭감하여 국민경제에도 기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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