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밝힌 업무보고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 활동에 그 답이 있다는 판단이다. 기업의 투자활성화로 고용이 촉진되고 경영환경 개선으로 기업의 수익이 늘면 근로자의 임금이나 주주배당이 늘어나게 되고, 이런 요인이 연쇄적으로 인근 상가의 매출증가로 이어져 경제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의 최소화 △세율의 최저화 △금융의 글로벌스탠더드화 △노사관계의 법치화 등 4대 원칙을 세웠다.

출총제 조기 폐지…금산분리도 완화

우선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6월까지 폐지하고, 지주회사에 대한 부채비율 제한(현재 200%) 및 비계열회사 주식 5% 이상 보유 금지 역시 폐지하기로 했다.

금산분리와 관련해서 PEF,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은행지분 소유제한 완화 등 기업의 사금고화가 되지 않는 선에서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규제의 방식도 네거티브(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인 부분만 금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또 외국 규제체제(미국 관리예산처의 규제관리체계, 호주 일몰제 등)를 벤치마킹해 선진국에 없는 규제를 철폐한다는 원칙하에 추진하기로 했다.

토지이용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한계농지의 소유·이용 제한 완화, 농업법인의 농지 소유 요건 완화, 계획관리지역내 농지·산지에 대해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전용허가권한 범위확대(현재 농지 20ha이하, 산지 200ha이하만 가능) 등이 추진된다.

현행 총 400여개에 달하는 용도지역·지구중 유사 지역·지구의 통폐합 주기를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한편, 난개발 우려가 적은 지역에 대해선 연접개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법인세율 13%~25%→10~20%로 인하…세수효과 8.6조원에 달해

현행 13%~25%에서 운용되는 법인세율도 2013년까지 10~20%로 단계적 인하하기로 했다. 또 낮은 세율(현행 13%)이 적용되는 법인세 과표구간을 현행 1억원 이하에서 내년에는 2억원 이하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이 각종 비과세감면 등을 받더라도 내야하는 최소한의 세율(최저한세율)도 현행 10%에서 내년부터 8%로 인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오는 5월 구체적 인하 방안을 발표하고 6월 임시국회에 법인세법 및 조특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영국(30%→28%), 중국(33%→25%), 싱가폴(20%→18%) 등 주요국들도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는 판인 데다, 법인세율을 1%포인트 인하시 국내 투자가 2.8% 수준 증가하고 일자리도 4만개가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어 강력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런 조치로 약 8조 6천억원에 달하는 세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또 이번 법인세율 인하 이후에도 경쟁국 동향 및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지속적인 세율 인하를 추진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 장기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R&D 투자를 확대하는 경우 사실상 실효세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세무행정도 개선해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표본 세무행정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무관련 기업 활동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무문제 사전답변제도(Advance Ruling) 도입이 검토된다. 이 제도는 미국의 Private Letter Ruling 제도와 유사한 제도로 기업 등이 사전에 과세여부를 질의하면 국세청이 구속력 있는 답변을 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에 대해선 세무조사 과정에서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간편조사’를 활성화하고 회계처리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판 테마섹 육성…온라인 전문은행 설립요건도 완화

지속성장을 위해 금융의 글로벌스탠더드화도 중요한 과제다. 금융산업 자체가 국부를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서비스산업이 된 데다 원활한 기업활동을 위해선 금융 시스템이 확고히 구축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 2월 시행에 들어가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오는 8월까지 시행령 재정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또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싱가폴 테마섹과 유사한 세계 수준의 투자회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오는 6월까지 내놓기로 했다. 외환보유액, 연기금 등의 위탁확대를 통해 한국투자공사(KIC)의 위상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헤지펀드도 단계적으로 허용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규제는 남겨두기로 했다.

금융클러스터 조성, 금융전문인력 양성 등을 담은 ‘금융중심지 3개년 기본계획’도 오는 6월에 나오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허용을 위해 최소자본금 요건(전국 1천억원, 지방은행 250억원)을 완화하는 방안도 비슷한 기간에 나올 전망이다.

시중의 풍부한 자금을 기술혁신투자로 유도할 수 있도록 IT, BT, 로봇 등 고위험 신성장산업 투자를 위해 정부-민간 공동의 ‘R&D 투자펀드’도 조성된다.

기술혁신형 기업에 대해 은행 대출시 정부의 정책자금을 연계지원하는 협조융자도 도입된다.

노사정 협의체에 시민단체·지역주민도 참여

노사관계 법치화 부분도 강조됐다. 법 테두리 내에서의 노사간 자율협상은 최대한 보장하되, 기업의 불투명한 경영행위 및 불법 노사분규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또 지역 노사정협의회를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지자체별 노사민정 협의체로 개편하기로 했다. 추후 이 협의체의 운영성과를 평가해 노사안정및 고용창출 관련사업 등에 대해선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분규 취약사업장(2008년 367개 선정)에 대한 전담지도 강화 등 노사분쟁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노사관계 안정기반도 구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