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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물길 살리기 앞장선 두 지자체장
2008.12.31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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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는 일찌감치 해당 지자체들이 요구해온 사업이 집대성된 측면이 강하다.
영산강을 낀 전라남도는 ‘영산강 뱃길 복원’을 주창해왔고, ‘낙동강 물길 살리기’ 역시 2004년에 수립한 낙동강 유역 종합 치수계획의 연장선에 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을 공식 선언한 이후 해당 지자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두 지자체장에게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의 당위성과 기대 효과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 김태호 경남지사
“방치된 하천, 삶과 문화의 공간으로”

-정부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을 공식 발표했다. 낙동강 살리기가 필요한 이유는?

“영남권 삶의 터전인 낙동강이 홍수 피해와 수량 부족, 수질 오염 등으로 재앙의 근원이 되고 있다.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데도 갈수기에는 2, 3급수 수준이다. 강바닥에 누적된 퇴적물로 인해 심각히 오염돼 있고 갈수기엔 녹조현상도 발생한다. 낙동강의 자연을 보전하면서 홍수도 예방하고 수량을 늘리려면 낙동강 물길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훼손된 하천 생태계 복원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

-낙동강 물길 살리기 사업의 구체적 사업 내용은?

“도심 구간에는 용수 확보용 자연형 보를 설치해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고, 하도 정비와 하천환경 정비, 하구둑 배수갑문 증설, 제방 보강 등이 계획돼 있다. 자전거길과 산책길, 마라톤길 등 ‘에코 트레일’ 코스도 조성하고, 문화재 등과 연계한 생태 탐방로를 개발할 계획이다.”

-낙동강 물길 살리기 사업이 지역 경제와 주민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나.

“하천 정비사업은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경제유발 효과가 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하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강 정비는 토목, 건축, 조경, 환경 등 연관 사업이 많아 일반 건설사업보다 경기부양 효과 측면에서 경제위기 해소에 가장 좋은 공공투자사업이라고들 한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홍수 조절능력 향상 등을 위한 하도 정비 같은 시급한 사업에 대해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 낙동강의 고질적 문제 해결과 어려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대운하로 가기 위한 것이란 비판도 있다.

“양자는 근본적인 목적부터가 다르다. 운하사업은 물류 수송에 주안점을 두고 낙동강과 한강을 인공적인 수로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물길 정비사업은 방치돼 있는 낙동강을 치수, 이수, 생태복원을 통해 삶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것이다.”

■ 박준영 전남지사
“뱃길 살려 영산포등대 불 밝혀야죠”

-영산강 프로젝트를 예전부터 주장했는데….

“영산강은 전남의 들녘을 적셔주던 젖줄이었다. 긴 세월 동안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소통로 역할을 했다. 그런 영산강이 지금은 침전물이 쌓이고 각종 폐수가 흘러들어 신음하고 있다. 현재 영산호는 4, 5급수 수질을 보이고 있다. 이 상태로는 농업용수로도 활용하기가 곤란하다. 영산강을 다시 살려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뱃길을 인도하던 영산포 등대가 지금도 영산강에 남아 있다. 우리는 영산강 뱃길을 살리는 등댓불을 다시 밝혀야 한다.”

-뱃길 복원을 위해 어떤 사업들이 필요한가.

“2004년 8월 태풍 ‘메기’가 북상했을 때 나주 만봉천이 범람해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재의 이상기후를 감안한 치수대책이 시급하다. 따라서 하도 준설과 제방 정비는 필수적이다. 하천 지류를 정비하고 저류지를 만들어 홍수 때에 유량을 조절토록 하고, 평소에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친수공간으로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사시에는 소방용수와 농업용수로도 이용할 수 있다.”

-영산강 등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에 반대하는 이들은 자연 훼손을 우려하는데….

“물론 (영산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보면 현재의 영산강에 손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훼손과 개선은 구분해야 한다. 지금의 영산강을 그대로 두는 것은 ‘방치’일 뿐 ‘보존’이 아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4대강 살리기가 대운하로 가기 위한 전 단계 아니냐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

“현 정부의 운하 개발론이 나오기 전부터 (영산강) 뱃길 복원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뱃길을 한문으로 표기하면 ‘運河(운하)’가 되기 때문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물류를 염두에 둔 운하와 수질개선 및 치수에 중점을 둔 뱃길 복원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시멘트를 바르고 인공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그런 운하 개념과는 다르다. 평지를 흐르는 영산강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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