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복지예산이 갑자기 늘었지만 정부의 복지 시스템은 예산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중복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된 사례가 있다”며 “경제위기 극복이 절대 과제인 내년에 복지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집행할지 관련 부처들이 협력해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노동부, 여성부, 국가보훈처 합동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금까지 복지예산 규모나 복지 전달 체계 등은 늘어났지만 정책이 제대로 따라 가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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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노동부·여성부·국가보훈처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이 대통령은 “복지부, 노동부, 보훈처,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이 같은 항목에 중복적으로 복지 예산을 집중해 왔다”며 “공무원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말만 고친다고 하고 현장에서는 집행이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서울시장 시절에 보니까 완벽하게 진행하고 있는 사업인데도 중앙부처에서 중복해 돈을 내려 보내는 일이 많았다”고 소개한 뒤, “이것을 시스템으로 잘 구축하면 효율이 높을 수 있는 만큼 대안을 마련하고 내년도 복지정책은 매우 치밀하고 꼼꼼하게 챙겨 효과적으로 집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김 부대변인은 “대통령께서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긴급지원 대상자도 우선순위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정부 부처 간 높은 장벽이나 이해관계를 허물고 여기저기 중복된 복지업무를 시스템적으로 통합해 보다 효율적으로 복지정책을 추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공직자들은 복지의 개념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복지는 경제를 살려서 긴급지원 예산을 받아야할 대상자를 줄이는 것이고, 그들이 빨리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진정한 복지”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빈곤층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일자리를 줘야 하며, 이는 경제가 잘되고 기업이 잘돼야 가능한 일이다. 경제 살리기는 경제부처에서만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부대변인이 전한 이날 토론 내용 요지.
□ 일자리 창출과 국내외 투자 활성화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방안)
▲박기성 노동연구원장=장기적 인적자본 축적을 위한 기업의 일자리 유지 및 창출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주거환경 개선 및 공공기관 ‘Green화’ 등 녹색일자리 발굴과 공공부문의 일자리 제공 선도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 실직자 및 신빈곤층 지원을 위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효율성 및 연계(기초수급자 + EITC)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용하 보건사회연구원장=청년, 여성,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에 있어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즉각적인 고용유발 효과, 수요자에게 직접 제공,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신축적 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청년인턴, SOC,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일자리 정책의 3대 축으로 삼아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진영곤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내년초 실업자 수 증가가 예상되므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대폭 확대가 필요하다. 민간시장 창출을 위한 정부의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서비스 중복문제 해소와 부처간 연계를 위한 종합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재갑 노동부 고용정책관=고용보험 DB와 연계한 사회적일자리사업 통합관리시스템 개발로 참여자 이력관리 및 중복참여 방지가 가능하다. 범정부적 협력하에 사회적일자리를 수익모델화하고 사회적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병구 서울지방보훈청장=보훈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훈도우미 선발시 저소득 보훈가족을 우선 채용해 반응이 좋았다.
▲박인석 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과장=사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육훈련과 근로조건 및 기준 등에 대해 부처간 공통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수혜자 측면의 유사, 중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처간 TF 구성을 통해 예산편성 과정에서부터 조정이 중요하다.
▲정봉협 여성부 여성정책국장=일자리 유지와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근로조건이 좋은 단시간 근로 모형을 적극 발굴하고 단시간 근로가 가능한 특정직군 근로자 채용 확대가 바람직하다.
▲김태홍 노동부 고용평등국장=단시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지원금 확대 및 일자리를 나누는 경우 사회보험료 경감이 필요하다.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사회서비스 분야 종사 여성에 대한 훈련 프로그램 개발과 차별금지를 위한 법제도 정비가 중요하다. 특히, 산전산후휴가, 육아휴직제도 등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실효성 제고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내외 투자활성화 방안)
▲김법완 보건산업진흥원장=의료를 산업으로 인식하고 보건산업을 미래 핵심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보건산업은 기술수준이 높고, 혁신신약, 바이오 의약품 등 유망분야를 발굴해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
▲송재성 심평원장=의약품 리베이트가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의약품 가격제도 개선을 위해 의약품 R&D-약가 연동제 실시와 의약품 허가제도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윤여표 식약청장=의약품 산업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허가심사 제도 등 관련규제를 개혁하고, 맞춤형 허가 등록지원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강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의료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규제 적정화와 산업여건 조성의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규제 적정화 차원에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활동 금지와 환자의 불편 해소를 위한 규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채필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국장=대립적 노사문화를 상생 협력적 노사문화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이기권 노동부 근로기준국장=그간 근로기준법제가 정규직 근로에 초점을 맞춰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었다. 근로시간 탄력적 운용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를 위한 근로기준 핵심과제를 노사공론화 후 추진할 계획이다.
▲송영중 노동부 기획조정실장=기업단위에서 노사양보교섭을 통해 임단협 조기 타결되도록 노력하고 사내복지기금을 통한 임금보전, 임금삭감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필요하다.
□ 사회안전망 강화 및 서비스 연계방안
(신빈곤층 및 실직자에 대한 긴급지원방안)
▲김정순 경북경산시 주민생활지원과=긴급지원 대상자들에 대한 신속 지원 및 지속 관리 등을 위해 긴급 지원 전담 요원 배치 등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
▲강경희 대구 남구 주민생활지원과 복지기획담당=긴급지원시 생계비 지원에 대한 기준 완화, 주거 급여지원 개선, 의료비 지원시 민간자원 활용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이철섭 경기도 복지정책과장=공공 복지 전달 체계 개편시 민간복지 자원활용 및 사회복지사 등 사회복지 전담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노길상 복지부 복지정책관=장기적으로는 전달체계 개편을 통해 지자체 업무부담 경감 및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할 것이다. 인력문제는 우선 단기적으로 행정인턴요원을 읍면동 한명씩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행안부와 협의 완료됐다.
▲신영철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신빈곤층 등에 대해 저소득 패키지 사업 도입·추진 중이다. 영세자영업자, 장기실업자 등에 대해서는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직업훈련 등을 통해 능력향상 도모할 방침이다.
▲안홍준 제5정조위원장=복지 예산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예산을 지방비 매칭펀드로 주는 것은 지자체에 부담이 되므로 제도 개선을 고려해주길 바란다. 비정규직법 등 노동관련 법 개정 추진은 여론을 보아가며 신중히 추진하고 실업 대책 강구를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임태희 정책위의장=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일자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당에서도 특별기구 같은 것을 만들어서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취업지원, 보육 등 모든 복지는 이제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청년층 대책에 주력하고 현장집행 점검을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 내가 맡고 있는 규제를 해소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나올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등 창조적 해법이 필요하다. 상생이 필요한 시기이므로 계층간의 서로 양보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