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했다. 녹색성장은 과연 무엇이며 향후 우리나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대한민국 정책포털 Korea.kr’은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녹색성장의 현재와 미래를 묻는 기획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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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정래권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
② 강용혁 KIER 신재생에너지연구본부장
충남 태안의 만리포 해수욕장 인근인 원북면 방갈리. 바다와 매립지를 가르는 방조제를 달리다 보면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수만개의 태양광 모듈을 볼 수 있다. (주)엘지솔라에너지가 국내 최초로 건설한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이다. 이 발전소를 시발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태양광 발전이 기존의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의 ‘보완’이 아니라 당당한 대체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박명석 엘지솔라에너지 대표로부터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엘지그룹은 전자나 가전업계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엘지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의 기업도 그럴 것이다. 그러던 차에 우리는 태양광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주목하게 됐다. 향후 환경과 에너지 분야의 전망을 볼 때, 우리도 결국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우선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태양광 발전 부문부터 시작했다. 앞으로 풍력발전이나 연료전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몇몇 외국기업들은 우리보다 앞서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은 이미 15년 전부터 태양광 발전 준비를 해왔다. 샤프나 교세라, 산요덴키 같은 기업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부터 교토의정서의 적용을 받아 온실가스를 감축해야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의 하나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199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6%를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들어서는 독일의 Q셀즈 같은 기업이 부상하고 있다. Q셀즈는 태양전지 셀의 상업생산을 시작한지 6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
- 다른 외국기업과 비교할 때 엘지의 경우는 어떤 점에서 강점이 있나.
태양광 발전에 들어가는 셀 모듈과 같은 것은 기술적으로 우리가 강점을 가진 LCD, PDP 기술과 상당히 유사하다. 엘지의 경우 이미 LCD나 PDP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뛰어들더라도 이미 확보된 기술이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미래의 국가전략으로 내세웠는데.
정부가 녹색성장을 통해 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은 대단히 바람직하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대통령이 세계적인 트렌드를 잘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전략이 나왔다고 본다. 녹색성장 아젠다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할 타깃은 제시된 셈이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느냐 하는 점이다.
-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전문가에 따라 다르지만 가깝게는 2015년, 멀게는 2020쯤 되면 태양광 발전이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을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래는 더 이상 화석연료의 시대가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시대라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과도기 동안 어떻게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키워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관련산업 ‘인큐베이팅’이 대단히 절실하다. 현재 수준에서 태양광 발전을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과 비교하면 효율성이나 비용측면에서 비교가 안된다. 아직은 정부가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통해 키우고 보살펴야 하는 단계인 것이다.
- 우리는 선진국에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에서는 비슷한 성취를 보여줬다. 녹색성장은 앞서나가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어떻게 하면 정부와 기업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보나.
일본의 경우를 보자. 일본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독일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일본 정부도 1백만호 태양광 주택 보급을 세우기도 했고, 태양광 발전소도 많이 지었다. 초기에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다가 너무 일찍 철수해 버렸다. 반면 독일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정부가 구매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이 분야의 발전을 견인해왔다. 그 결과 후발주자였던 독일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일본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그만큼 정부의 지원과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IT산업의 경우 정부와 기업의 공동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세계적인 IT 강국이 됐다. 정부의 중장기적인 지원정책이 이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 엘지는 관련 기업의 핵심역량을 태양광 발전에 수직계열화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엘지화학이 실리콘을 생산하고, 엘지전자가 태양광 셀과 모듈을 만들고 엘지CNS가 시스템 설계, 엘지솔라에너지가 태양광 발전을 하는 식이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그룹의 핵심 기업들이 수직계열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태안의 태양광 발전의 경우는 유럽에서 만든 셀과 모듈을 쓰고 있지만 앞으로는 엘지전자가 만든 것을 쓸 계획이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뒤에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엘지전자의 경우 2010년도에 120메가 정도의 셀 모듈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샤프나 Q셀즈와 같은 기업에서는 350메가 정도의 기술을 갖고 있다. 2010년에 그 정도 기술력을 가지면 일단 세계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는 될 수 있다고 본다.
-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태양광 발전은 일단 완공되고 나면 관리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중요한 분야는 셀 모듈 생산 부문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전력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의 비중과 경쟁력이 더 커져야 한다. 그래야 셀 모듈 생산 부문이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발전소 건설과정에서도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발전소가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면서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엘지솔라에너지, 국내 최초 대규모 태양광 발전
태안 연간 사용전력 40% 이상 생산…탄소배출권 거래 수익도 기대
엘지솔라에너지의 태안 태양광발전소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1.5배로 연간 19.4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전체 2만가구 정도인 태안지역의 연간 전력소요량의 40~50% 가량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태안지역은 인근에 염전이 발달할 정도로 일조량이 풍부해 태양광 발전의 최적지로 손꼽혀 왔던 곳이다. 이곳이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특구로 지정된 까닭도 이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엘지그룹의 야심적인 프로젝트다. 그동안 가전·PDP·IT 업종 등에 주력해왔던 엘지는 엘지화학(폴리실리콘), 실트론(웨이퍼), 엘지전자(태양전지 셀과 모듈), 엘지시엔에스(발전소 사업 개발), 엘지솔라에너지(태양광 발전) 등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발전 수직계열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태양광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확보한다는 것이다.
엘지솔라에너지의 ‘수익’은 전력생산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태안의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돼 한국전력에 판매되는 전력은 연간 약 130억원. 여기에 연간 약 12Kton의 이산화탄소(CO2)를 저감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이에 따른 판매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소는 친환경적으로 조성됐다. 이곳의 운영을 맡고 있는 이광한 관리소장은 “주변환경과 어울리도록 바닥에 잔디를 깔았고, 주변에 연못을 조성하여 친환경 발전소가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한다. 엘지측은 친환경적인 건설로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