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라크 아르빌 지역에 파병돼 평화 정착과 재건 활동을 수행해 온 자이툰 부대가 12월20일 임무를 종결하고 완전철수한다. 자이툰부대는 지난 4년3개월 동안 연인원 1만9000여 명이 파병돼 치안 안정과 의료 진료, 기술교육, 공공시설 신축 등 아르빌 지역 재건에 필요한 민사작전을 통해 이라크 안정화에 일조했다. 자이툰부대의 그동안 활약상을 되짚어보며, 이라크에 두고 온 가치 있는 것들은 소개한다.
‘꾸리 꾸리 넘버원’(Korea Korea No.1)
멀고도 생소한 열사의 나라 이라크에서 자이툰 부대가 4년 동안 성공적으로 평화·재건 임무를 수행한 끝에 얻은 찬사이다. 수차례의 전쟁으로 황폐해지고 좌절과 혼란에 빠져 있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자이툰 부대가 안겨준 것은 ‘희망’이었다.
자이툰 부대는 이라크 북동부 쿠르드 지역에 대한 치안유지 지원, 사회경제 개발 지원,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 3개 분야에 대한 평화·재건 임무를 펼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국 파병부대 등 동맹군들로부터 ‘자이툰 따라잡기’ 열풍이 불 정도로 자이툰 부대의 활동은 모범적이었다. 지난 4월 페트레이스 동맹군 사령관은 동맹군 지휘관들에게 “자이툰 부대의 민사작전이 우리가 추구해야 될 모습”이라며, 특히 기술교육대와 자이툰 병원, 문맹자 교실 등은 좋은 모델이라고 극찬했다.
☞ 자이툰 부대원들의 활약상을 보시고 격려의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1. 자이툰 병원
지난 2004년 11월27일 개원 후 4년간 사랑의 인술을 펼친 자이툰 병원은 현지 주민들로부터 ‘신이 내린 또 하나의 선물’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개원 후 올 10월말 현재까지 현지인 8만8805명을 포함, 자이툰부대 장병과 동맹군 등 외래환자 13만2027명과 2212명의 입원환자, 1773명의 수술 환자를 진료한 기록을 남겼다. 하루 평균 13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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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병원 현지인 8만명 진료기념 행사에서 참모장 박병기 대령과 8만번째 환자 어린이, 병원 관계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아르빌 지역은 그동안 전쟁 등으로 의약품과 의료인력이 딸렸고 이로 인해 높게 형성된 진료비용은 일반인의 생활수준으론 감당하기 어려웠다. 좋은 의료 장비와 시설·의약품, 전문의료진을 갖춘 자이툰 병원이 현지인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이툰 병원의 명성이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니다.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격오지 마을을 대상으로 100여 차례나 순회 진료나 나서고 15만여 점에 이르는 의료물자와 장비를 현지 병원과 의료기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사랑의 의술를 적극적으로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치료가 시급함에도 가정 형편상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던 환자에 대해 ‘방한 치료프로그램’이라는 아이디어를 짜내, 18명의 심장병 환자와 2명의 사지 절단 환자가 한국에서 치료받도록 했다. 또 현지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선진의료 기술을 전수하고, 한국의 의료시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장기적인 의료지원 효과도 얻었다.
자이툰 부대는 철수하지만, 자이툰 병원의 시설과 의료장비, 물자 일체는 현지인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신이 내린 선물’로 남겨진다.
#2. 기술교육대
전쟁 등으로 경제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아르빌 지역에 재건의 희망을 심어준 것은 자이툰 기술교육대였다. 2004년 한국군 파병과 함께 시작돼 올해 11월4일 현재까지 2300여명의 기술인력을 배출했다.
전쟁으로 붕괴되고 피폐된 아르빌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재건복구 사업을 추진해야 했는데, 한국군 파병 당시 이곳에는 이런 재건복구 사업을 담당할 기술인력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기술교육대는 재건 복구에 필수적인 중장비 및 특수차량 운전과 자동차, 발전기, 가전제품 정비, 컴퓨터, 제빵 등 7개 과정을 운영해 기술인력을 양성했고, 졸업생 대부분은 현재 쿠르드 지역의 최고 엘리트 기술인력이 돼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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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기술교육대에서 이라크 현지인들이 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다. |
기술교육대의 교육방침은 지역 주민들에게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선진기술을 전수하는 것이었다.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최고의 기술을 가르쳐 영원히 배 부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던 셈이다.
아르빌의 다른 기술교육센터에는 지원자가 없어 교실이 비어있어도 자이툰 기술교육대는 항상 평균 입학 경쟁률이 7대 1 정도로 최고 명성의 기술교육 기관으로 이름을 날렸다.
자이툰 부대가 철수하더라도 이 기술교육대는 ‘자이툰 기술교육센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계속 운영된다.
#3. 자이툰 도서관
지난 10월22일 자이툰 부대가 아르빌 주민들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자이툰 도서관’이 완공됐다.
446만 달러를 투입해 작년 5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자이툰도서관은 3만7500㎡ 대지에 3966㎡ 규모의 2층 건물로 건립됐다.
1층에는 자이툰부대의 활약상을 담은 파병기념관과 각종 회의와 공연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강당, 수공예점, 제과점, 문구점 등이 있고 2층에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스포츠, 산업 등을 소개하는 한국홍보관, 장서고와 열람실, 컴퓨터실, 시청각실 등을 마련해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구성했다.
72석 규모의 열람실에는 어린이 전용 구간을 마련해 어린이용 도서들을 갖췄으며 장서고에는 57개의 서가대와 108석의 자리를 만들었다. 도서관 운영을 맡을 8명의 관리요원도 한국의 도서관 관리시스템 교육 등을 통해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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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2일 문을 연 자이툰 도서관에서 현지 어린이들이 독서에 열중하고 있다. |
도서관은 쿠르드어 6만권, 안양 석수도서관 등 국내에서 전달한 1만7500권, 미국 등 해외기관에서 기증한 1만3000권 등 10만권을 소장하고 있다. 세계 도서관 정보대회에서 자이툰 도서관 홍보를 통해 책을 기증받는 등 장서 마련에 특별한 공을 들였다.
자이툰 도서관은 쿠르드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 계기이자, 현지 주민들에게 자이툰과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념비적 사업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학교 68개, 보건소 16개, 심정 및 상수관 시설 90개, 마을회관 및 마을 공원시설 7개 등의 시설물을 새로 지었다. 쿠르드어 교실과 태권도 교실은 현지인들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 한국군 파병의 역사
최초 파병은 베트남 파병으로 1964년 9월에 이동외과병원과 태권도 교관단의 파병을 시작으로 비둘기, 맹호부대 등 연인원 32만 5500여명을 파병했다. 베트남파병은 한국군의 파병 역사상 최장기간 및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후 1991년 걸프전 당시 우방국의 요청과 유엔결의를 존중해 다국적으로 의료지원단 154명과 공군 수송단 160명을 수송기 5대와 함께 걸프전을 지원했다.
그리고 UNPKO 일원으로의 최초 파병은 1993년 유엔요청으로 소말리아에 250명 규모의 건설공병단을 파병한 것이 처음이다.
현재 우리군은 자이툰부대와 동명부대를 비롯해 13개국에서 1080여명이 해외에서 파병활동을 하고 있다.
자이툰부대는 3일 KRG에 부대 주둔지의 시설과 장비, 물자 등 1만8000여 점을 공여한 뒤 단계적으로 철수를 시작해 20일께 모든 병력이 귀국할 예정이다.
자이툰부대는 병력이 한때 3800여 명에 달했으나 2005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친 사단개편을 통해 현재 520여 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9월 말 210여 명의 병력이 마지막으로 교체됐다.
베트남전 파병 이후 최대 규모의 해외파병부대인 자이툰부대는 4년 3개월간 연인원 1만9100여 명이 파병됐으며 네 차례 병력 감축과 네 차례 국회연장동의안 의결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자료협조: 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