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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장병들이 도와줘 용기 얻어”
2009.01.30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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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영차! 다시 한번. 하나, 둘, 셋, 영차!”29일 오전 10시 충남 당진군 송산면 동곡리 들녘.

40여 명의 육군32사단 98연대 2대대 장병들이 지난 설 연휴 동안 내린 폭설로 주저앉은 비닐하우스 복구 또는 철거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었다.

날이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영하의 추운 날씨에 눈밭에서 하는 작업이었지만 작업이 진행되면서 장병들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육군32사단 장병들이 29일 충남 당진군 송산면 동곡리 김현균 씨 밭에서 폭설로 무너진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쇠 파이프를 밭 밖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곽신욱(26) 병장은 “조금 힘들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농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전우들도 모두 어떤 일보다 기쁜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눈이 그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도로를 제외하곤 발목까지 푹푹 빠질 정도. 25·26일, 양일간 이 지역에 내린 눈은 60여㎝.

“설 명절을 앞두고 눈이 내리기 시작해 차례상 준비도 접고 온 가족이 나와 비닐하우스에 쌓이는 눈을 치웠지요. 밤 11시까지 치우다 잠시 눈이 잦아들기에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폭삭 무너져 내렸더라고요.”다가올 봄 농사를 앞두고 농사 준비를 해야 할 비닐하우스를 설날 아침 내린 눈으로 잃게 된 김현균(46) 씨.

그는 “밤새 눈을 치운 보람도 없이 비닐하우스가 무너져버려 너무나 허탈했다”며 “막막한 마음에 복구는 생각도 못했는데 군 장병들이 도와 줘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9시 피해 농가에 도착한 장병들은 우선 무너진 비닐하우스 위에 쌓여 있던 눈을 치우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첫 번째 피해 농가인 김씨의 밭 1000여㎡에 쌓인 눈이 장병들에 의해 치워지자 앙상한 비닐하우스 뼈대가 엿가락처럼 늘어진 모습을 드러냈다.장병들은 이어 본격적인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연결 부위를 해체하는 조, 비닐과 햇빛 가림막을 제거하는 조, 휜 뼈대를 뽑아내는 조, 절단기를 이용해 쇠파이프를 자르는 조, 자른 쇠파이프 토막을 밭 밖으로 옮기는 조 등 몇 개조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장병들의 이런 작업이 2시간쯤 이어지자 김씨의 밭에 있던 한 동에 500만 원짜리 비닐하우스 두 동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마을에서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20여 가구가 모두 크고 작은 피해를 봤다는 게 송산면사무소 관계자의 말이다.
현장에서 장병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지원한 중대장 김종환(32) 대위는 “어떠한 위협에 대해서도 준비된 조직인 군이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일인 폭설피해 복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번 대민지원을 통해 장병들이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위국헌신’의 의미도 가슴에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장병들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송산면 동곡리 일대 3300여㎡에서 비닐하우스 철거작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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