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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농·수협 개혁, 용두사미 되어선 안된다
2009.01.29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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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대미문의 세계 경제위기는 우리나라 경제 또한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경제전문가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뿐이다.

이러한 와중에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분주하다. 눈앞의 고통을 피하려고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나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농협은 물론이고 일선 수협 또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위기다. 지배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신·경 분리 등 농어민을 위한 진정한 농·수협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빗발치고 있다.

완도조합 부실경영, 고난의 구조조정 진행 중

비단 농·수협의 정상화 노력은 중앙차원만의 일이 아니다. 일선 조합의 경우도 부실경영의 책임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고 우리 지역도 농·수협의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했던 완도군 수협이 설립된 지 36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고, 8개의 일선농협은 3년여 만에 현재 4개 농협으로 흡수 합병됐다.

일선 조합이 흔들리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된 조합원들의 불평불만의 목소리는 들끓고 있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은 깊은 상실감에 젖어 있다.

일선 농협 흡수통합의 현장에 있는 나로서도 그 비통함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지경이다. 농어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조합이 이제는 그들에게 무거운 짐만 안겨준 형국이니 농어민의 대변자라는 말조차 부끄럽기 짝이 없다.

협동조합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어

이제는 변해야 산다. 농어민도 변해야 하며, 협동조합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자기만 살면 된다는 개인주의 의식을 버리고 협동조합과 같이 상생해야 하며, 협동조합 또한 진정한 농어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고객과 주민으로부터 사랑받는 협동조합이 되지 못할 것이다.

사심을 가지고 과거의 편리함에 안주한다면 반복된 모순의 굴레에 조직은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농·수협이 '도대체 뭐하는 집단이냐'는 비난 속에서 벗어나려면 농어민이 주인이 되고 농어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지금이 기회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도 없다. 농·수협 스스로도 위기의식을 갖고 연일 강도 높은 구조개혁안을 만들고 있고, 정부도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안을 준비 중이다.

이제는 농·수협 개혁의 당위성에만 공감하는 허울 단계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개혁안을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두되었던 농·수협의 개혁의 목소리가 용두사미로 전락해버렸던 과거의 전철을 밟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농·수협을 농어민에게 돌려주려는 실질적 개혁이 지금 당장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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