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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행정인턴 F4, 그들이 하는 일은?
2009.03.05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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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대 청년들을 부르는 말이 하나 생겼다. 그것은 바로 ‘인턴세대’. 불황 속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인턴직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다. 이처럼 '인턴'이 우리 사회의 키워드로 떠오른 이 때, 각종 구직 웹사이트에서 유독 눈에 띄는 정보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행정인턴’.

지난해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각 부처별 정원의 1%를 행정인턴으로 채용한다고 발표한 후, 중앙부처는 물론이고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행정인턴 채용 공고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도 2번에 걸친 모집으로 현재 107명의 청년인턴이 채용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행정인턴이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지?”
“나도 궁금해. 혹시 서류복사만 시키는 것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행정인턴이 공공기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최근 불거져 나오고 있는 행정인턴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은 이런 궁금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기관에서는 행정인턴들이 서류복사 등의 잔무를 도맡아 하며, 심지어 근무시간 중에 컴퓨터 게임을 하도록 한 곳도 있다고 한다.

행정인턴에 대한 궁금증을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서 눈과 귀로 확인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햇살이 따사롭던 지난달 27일 경기도 과천에 있는 농림수산식품부로 향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F4’ 행정인턴 4인방을 만나다

인터뷰 장소에 먼저 도착해 준비한 질문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와중에 선남선녀 4명이 들어섰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지난해 12월부터 행정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최지호(30세), 김보라(26세)씨와 이제 1주일 된 '새내기' 백미선(26세), 김효성(26세)씨였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 그들은 주위의 시선에 대한 걱정도 엿보였지만, 자신들이 맡게 된 임무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친환경 농업팀에서 기후변화 관련 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보라씨는 “얼마 전 우리 팀에서 ‘농어민들에게 기후변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홍보 컨설팅을 제안했는데, 채택이 되어 너무 기뻤다”며 “내가 하는 일이 직접 정부 정책에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이 보람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어민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김효성씨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 법률에 관한 원문을 번역했었는데, 어려운 분야인데도 매끄럽게 해석했다고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인턴을 번역 업무를 하면서 영어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계 회사에 취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운영지원과에서 기록관리시스템 분야를 맡고 있는 최지호씨는 “언론에서 행정인턴의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 다뤄서 나중에 취업을 할 때, 이게 경력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행정 포럼에 직접 참석하기도 하고, 그 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들을 접하니까 나름대로 자신감도 생기고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미선씨는 “요즘 도하개발어젠다 관련 문서를 번역하고 있는데,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번역을 하려면 나 스스로도 공부를 하게 된다”며 “영어 공부 뿐만 아니라 관련 배경지식을 쌓게 되어 내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국제농업국 다자협상과 업무의 보람을 설명했다.

아래에 행정인턴 4인방과의 1시간여에 걸친 대화 내용을 소개한다.

- 현재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맡고 있는 업무를 말씀해 주세요.

최지호: 농림수산식품부 운영지원과에서 기록관리시스템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종이로 남겨진 기록들을 전산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요.

김보라: 저는 친환경 농업팀에서 기후변화 관련 홍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백미선: 국제농업국 다자협상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WTO에 통보하는 농업보조금에 관한 자료 정리와 외신 동향을 번역해서 농림수산식품부 직원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효성: 허베이 스피리트 보상지원팀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어민들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다른 나라의 기름유출 사고 보상 사례를 해석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 농림수산식품부 행정인턴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효성: 제가 행정인턴에 지원하려고 했을 때, 마침 모집하는 부서가 굉장히 많았는데요. 제 전공을 살리고 싶어서 농림수산식품부에 지원하게 됐어요. 제가 독문과를 졸업했는데, 독문 전공을 뽑는 부처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독문 전공을 뽑아서 지원하게 됐어요.

백미선: 업무가 번역일이라 아무래도 다른 것보다는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특히 농업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지원하게 됐어요.

김보라: 저도 모집분야 때문에 지원하게 됐어요. 다른 부서는 제가 관심 있는 홍보 분야를 많이 안 뽑더라고요. 또 식품관련 회사에 관심이 많아서 농림수산식품부의 행정인턴을 하게 되면 나중에 회사 취직할 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어요.
최지호: 저는 작년 초부터 전산직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실패를 몇 번 해서 낙담하고 있던 차에, 공직사회를 조금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 행정인턴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무엇이 있나요?

김보라: 얼마 전에 우리 팀에서 ‘농어민들에게 기후변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홍보 컨설팅을 제안했는데요. 이번에 채택이 되어서 너무 기뻤어요. 그렇게 제가 하는 일이 직접 정부 정책에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이 보람 있는 것 같아요.

김효성: IOPC(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 법률에 관한 텍스트를 번역했었습니다. 어려운 분야인데도 잘 해석했다고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칭찬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는 김효성씨의 말에 4명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 혹시 행정인턴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고충은 없나요?

최지호: 언론에서 행정인턴의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 다루잖아요. 그래서 나중에 취업을 할 때, 이 일이 경력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또 다른 사기업으로 취직을 할 경우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하더라구요.

김보라: 행정인턴기간이 10개월이고 그 이후에 기약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일반 기업 인턴들처럼 인턴들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이 가능한 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다양한 업무를 체험하는데 제약이 있고, 일을 맡기시는 분들도 저희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는 힘드실 것 같아요. 행정인턴 하시는 분들도 계속 남아있을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책임감이 좀 떨어질 수도 있겠죠.

- 행정인턴 제도가 취업에 필요한 실무역량을 쌓는데 도움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이 되었는데 실제로 실무역량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최지호: 업무 초반에 기록관리 시스템이 외부업체 사정으로 늦어져서 다른 행정 업무도 조금 도와드렸는데요. 파워포인트 제작 등의 업무입니다. 어제 같은 경우는 행정 포럼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어요. 그 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들을 접하니까 나름대로 자신감도 생기고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저는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중에 공무원 면접을 볼 때, 행정인턴 때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훨씬 면접관들에게 어필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김효성: 기본적인 업무 같은 것은 여기서 하는 일들이 일반 회사에서도 다 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행정인턴 경험이 기본부터 다지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백미선: 저는 업무에 관한 공부를 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제가 요즘 DDA(도하개발어젠다) 관련 문서를 번역하고 있는데, 제가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번역을 하려면 저 스스로도 공부를 하게 되거든요. 영어 공부 뿐 만 아니라 관련 배경지식을 쌓게 되는 것이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행정인턴 수료 후에는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가요?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최지호: 저는 이곳에 와서 공무원 분들이 전산 업무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꼭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행정인턴이 저에게 용기를 심어줬고, 그것을 바탕으로 전산직 공무원을 다시 준비할 생각입니다.

백미선: 저는 계속해서 행정인턴을 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에요.

김효성: 이곳에 와서 번역 업무를 하면서 영어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고요. 그것을 바탕으로 외국계 회사에 취업하고 싶습니다.

김보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두루 살펴보고 있는 중입니다. 제 전공인 영상과 경영 분야를 살려 이곳에서처럼 홍보 분야 관련 일을 하고 싶어요.

<제공: 농림수산식품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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