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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윤증현 장관 취임 한달…‘솔직·신속·현장’
2009.03.09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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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취임 한달을 맞았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과 동유럽국가 외환위기 우려가 높아지는 등 우리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느 장관보다 바쁜 한달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우리 경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시장에 솔직하게 전달함으로써 정책신뢰에 대한 회복을 도모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 산적한 과제들이 많아 지난 한달보다 더 바쁜 나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솔직한 첫 걸음 = 윤 장관은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정부 공식 발표로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밝혔다. 경제의 하강속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제기구나 국내외 연구소에선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거론한 상태였다.

그는 “스스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대단히 부담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은 정부의 정직성”이라며 성장률 전망을 기존 ‘+3% 내외’에서 ‘-2% 내외’로 수정했다.

취업자도 올해 20만명 내외 감소할 것이라고 내놨다. 일자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선지 윤 장관은 취임 다음날 새벽 경기도 성남에 있는 인력시장을 찾아 근심어린 표정으로 일용직근로자, 인력사무소장 얘기를 들었다.

그는 이 자리서 “마음이 무겁고 책임을 크게 느낀다”며 “우선 일자리를 유지하고 창출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 실직자와 취약계층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든지 해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힘내고 어려워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자”고 격려했다.

▶ 정책대응 신속하게 = 윤 장관은 취임하자 마자 주택시장을 살리고 일자리나누기를 확대하기 위한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미분양주택을 취득할 경우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고, 미분양주택에 투자한 리츠ㆍ펀드에 대해 세제지원을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일자리나누기 실천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또 대기업, 금융기관 등 민간기업으로 일자리나누기 문화가 확산되도록 공공기관 초임을 최대 30% 인하했다.

대외 금융불안이 고조되면서 국내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신용보증 확대와 대출만기연장 조치도 신속히 취했다. 이를 통해 올해 신용보증공급 규모가 지난해 46조 3000억원 가량에서 64조 3000억원 가량으로 늘었으며, 24만개 가까운 기업이 올해 만기도래하는 대출을 원칙적으로 전액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외국인 국채투자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 주고, 미분양주택 양도세 한시 감면 대상에 재외동포 등 비거주자도 포함시켰다.

기업구조조정도 가시화해 자산관리공사에 ‘구조조정기금’을 신설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은행자본확충펀드 20조원 조성 및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재정ㆍ세제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윤 장관은 특히 국제 공조 노력에도 정성을 쏟았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한 나라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ASEAN+3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참가국들에게 △시장신뢰 회복 △재정안정성 유지와 경기활성화 △실물ㆍ금융부문 보호주의 경계 △위기 극복 위한 국제공조 등 4대 정책제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아시아 금융위기 대응을 위한 공동기금 규모를 기존 800억달러에서 1200억달러로 높이자는데 합의했다.

▶ 답은 현장에서 = 윤 장관은 1개월동안 2, 3일에 한 번꼴로 신뢰회복을 위한 외부와 소통에 나섰다.

취임 다음날 경기도 성남 인력시장을 방문한 뒤 성남-장호원 도로건설 공사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경청했다. 이를 통해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임을 강조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집행 현장에서의 노력을 당부했다.

또 재정부 장관으로서는 11년만에 금융위기 공조체제 파트너인 한국은행을 직접 찾아 현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적극적인 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밖에 경제연구기관 간담회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식견을 빌리는가 하면 경제5단체장의 만남을 통해 재계의 목소리도 들었다.

윤 장관은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담은 외신 기사가 끊이지 않자 외신 기자들도 직접 만나 적극적으로 해명과 설득에 나섰다.

희망을 만들어야 하는 경제팀의 수장으로서 윤 장관은 대내외적으로 소통을 위해 열심히 뛰어왔고, 앞으로도 오해의 불씨를 없애기 위해 정부가 먼저 다가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 향후 과제는 = 윤 장관의 1순위 과제는 추경이다. 윤 장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을 위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추경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과 저소득ㆍ취약계층의 생활안정 사업 등 경제위기 극복과 연관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장관은 또 시중에 돈이 돌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도 충실히 하는 한편, 기업구조조정도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노력뿐만 아니라 국제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오는 14일 G20 재무장관회의도 참석한다.

잡셰어링 확산은 직원들에게도 강조됐다. 그는 9일 직원레터를 통해 “어머니는 밥을 하실 때 늘 쌀 한줌을 덜어 절미통(節米桶)에 넣곤하셨다”며 “쌀 한줌을 덜어내던 그 마음이 우리가 경제위기 극복대책의 하나로 선택한 잡셰어링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장관은 이달말 내놓을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또 하나의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서비스는 가장 큰 일자리 창출 산업이고 우리 경제의 내수기반을 확충하는 데 중요할 뿐 아니라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데도 핵심적인 분야”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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