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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한강 배경 ‘실경산수 뮤지컬’ 만들어 보자
2009.03.27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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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후반까지 한강유역권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김장을 담글 때 새우젓을 젓갈로 사용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한강 유역권의 음식 문화를 새우젓 문화권으로 파악했다. 교류가 빈번한 같은 물줄기의 유역은 음식도 비슷했다는 뜻이다.

한강은 이처럼 활발한 소통 통로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문화가 살아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도 단순히 행정단위의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하는 것이 아니라, 강과 유역에 따라 형성된 문화권, 생활권 중심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게 학계의 주장이다.

강진갑 한국외국어대 교수
강진갑 한국외국어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26일 충북 충주 호암예술관에서 열린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한강지역 세미나’에서 “한강유역에는 실학, 불교, 천주교, 유교를 포함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문화유산이 산재한다”며 “이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지구, 문화벨트와 문화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한강 10㎞ 이내 지역에 분포한 문화자원은 지정문화재(810개), 비지정문화재(7538개), 관광지식정보자원(4484개) 등 모두 1만2832개. 이 모든 것이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물줄기 전체 연결하는 콘텐츠 개발해야

강 교수는 “해당 문화유산에 내포돼 있는 이야기를 발굴·개발하고 그 이야기를 연결고리로 문화유산-영역-프로그램-지원제도의 활성과 결합을 유도함으로써 공간을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강변을 따라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다수 배출된 점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남양주에 있는 석실서원은 김창협, 홍대용, 박지원을 배출했고, 양평에는 이항로 유적지가 있으며, 강원도 춘천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문향이 남아 있는데, 이를 연계해 벨트화할 수 있다.

26일 충북 충주 호암예술관에서 열린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지역세미나-한강’.

강 교수는 또 “한강유역에 위치해 있는 마을들과 연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도 효율적”이라며 “한강 인근 마을을 대상으로 한강 관련 문화자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강촌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강 인근 마을들은 나루 루트를 통한 마을답사 코스의 개발이 효율적”이라며 “수량이 풍부한 구간을 선정해 그곳에 있었던 나루를 복원하고 이곳을 오고 가는 나룻배나 돛단배, 뗏목, 황포돛대 등을 운영해 마을과 마을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다만, 한강 살리기 사업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초 자치단체, 광역자치단체 단위가 아니라 한강 물줄기 전체를 연결하는 콘텐츠로 개발돼야 한다”며 “현재는 기초 자치단체 단위로 사업이 구상되고 제안되고 있으나 사업을 연계하고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장예모 감독의 인상시리즈를 소개하면서, “강과 산을 오페라 무대로 해 제작한 실경산수 뮤지컬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새로운 예술을 낳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를 가져왔다”며 “한강 변에서 실경산수 오페라를 제작해 공연해 볼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명품 한강’ 만들기…문화유산에 대한 통합 학문연구 필요

이창식 세명대 교수
두 번 째 주제발표에 나선 이창식 세명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명품 한강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강유역의 문화역사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을 강조하면서, “건강·예술·안정 등을 담은 관리추구형의 문화마을, 음식·공예·주거 등을 묶은 전통보존형 문화마을, 영상·미래·상상 등을 담은 모험명품형 문화마을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한강유역의 문화유산을 콘텐츠화하고 있는 사례로, 충주 목계문화마을 가꾸기 사업을 들었다. 목계마을은 남한강 수운이 발달할 때 번성한 전통마을로, 전국 13개 포구마을 중 유일하게 내륙 포구마을.

총 15억원을 들여 올 5월에 완료하게 되는 이 사업은 “목계 마을이 가지고 있는 인문학적 자원을 찾아내 건축과 디자인 부문을 복원·재현하고 문화적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실천함으로써 지역주민과 외부인이 모두 만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뱃길이 무사하고 내륙의 장사가 잘되기를 비는 제사인 ‘목계 별신제’, 줄다리기에 쓰인 기줄 ‘달집태우기’ 등을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그는 이외에 갓채, 행장떡국밥은 남한강의 명품 먹거리로 육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문화 창조적인 한강을 조성하기 위해 한강 문화의 정체성과 변동성에 대해 국가 및 지역 차원의 고유한 가치 찾기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한강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통합학문의 지속적인 연구기반을 구축하고 관련 지자체 중심의 산학연 협력관계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자산 접근성 높이려면 터미널·플랫폼 있어야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한강 줄기를 따라 연결되는 문화자산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이 집중 제기됐다.

김양식 충북개발연구원 충북학연구소장은 “한강 문화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터미널과 플랫폼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문화터미널은 한강 문화자원을 찾아내 지역주민이나 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도록 하는 집적지 역할을 할 것이며, 플랫폼은 일종의 중간 문화종착지로 부문별 센터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또 “한강에 문화가 흐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나루나 뗏목, 5일장과 같이 색깔있는 문화유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늘 변함없이 한강을 지켜온 지역별 문화상징인 서울의 마포나루, 여주 신륵사, 충주의 중앙탑, 영월의 청령포 등도 한강의 상징기호로 개발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지욱 경기문화재단 박물관건립추진단 학예팀장은 “한강과 관련한 종합학술조사를 하더라도 지금처럼 행정단위별로 진행하게 되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식의 편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마을신앙을 조사하더라도 행정단위에 국한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어 “이번 사업을 통해 실시되는 한강 문화관련 조사에서 얻게 될 많은 자료들에 대해서도 일회적인 이용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화해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다른 지역 세미나 보기
→금강서 즐기는 ‘이야기가 있는 테마여행’
→“낙동강에 스토리가 흐르게 만들자”
→“영산강유역, 문화콘텐츠 발원지 만들자”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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