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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고운 자태 앞세워 세계인을 유혹한다
2009.04.0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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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서 미래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꽃 개발에 열과 성을 다하는 연구진, 국산 품종 화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농민들이 그들이다. 송정섭 농촌진흥청 화훼과장으로부터 2회에 걸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산품종의 재배면적 증가 및 수출길 확대

올 초 1월 중순, 전북 완주의 임순환 국화 재배농가는 자신이 재배한 국산 국화 ‘백마’ 품종을 일본시장으로 보내기 위해 분주한 날들을 보냈다. 임씨는 그동안 국산품종의 시장 예측이 어려워 재배를 주저하다 농촌진흥청의 ‘백마’ 품종의 시험수출 후 일본시장에서의 인기를 확인한 뒤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였다. 특히 이 지역에는 작년 연말 일본의 바이어들이 다녀간 뒤 재배를 결심한 농가들이 많다.

농진청에서는 이 곳을 10ha 이상, 30농가 이상이 참여하는 전북의 수출국화 재배단지로 조성하고 국산 품종의 종묘, 재배기술 및 수출 컨설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은 연간 10억 본의 대국을 소비하는 세계 최고의 국화 나라로, 우리 ‘백마’ 정도의 품질이라면 거의 무한대로 시장을 키울 수 있어 앞으로 10년 정도는 수출전망이 매우 밝다.

핑크프라이드 품종의 우리 국화

어려운 경제위기속에서도 꽃 수출은 꾸준히 증가

우리나라의 화훼수출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990년 140만 달러에 불과하였으나 2000년에 2900만 달러로 10년 만에 무려 21배가 늘었다. 이후 2005년에는 5300만 달러, 2007년 5800만 달러, 2008년 7600만 달러로 매년 크게 증가하며 수출작목으로 차분히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수출량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던 외국 품종이었으나 최근에는 빠른 속도로 국산품종으로 대체되고 있다. 2008년 일본시장에 수출된 물량 중 장미는 23%, 국화는 13%가 국산품종으로, 이는 우리 국산품종이 국제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얘기다.

수출 유망작물인 화훼작물은 연간 120억 원 정도의 로열티를 부담하고 있다. 농가에서 재배하는 품종이 대부분 외국품종이기 때문이다. 농진청에서는 지난 2000년 초반부터 국산 꽃 품종을 육성하여 이미 많은 품종을 농가에 보급하였다. 2008년 기준 국산품종 보급률은 장미, 국화 8%, 프리지아 8.5%, 글라디올러스 8%이다. 2012년에는 장미 26%, 국화 25% 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국산품종의 보급률이 높아지면 로열티 경감이라는 직접적 효과 외에도 수입품종에 대한 로열티 협상력이 커져 외국의 지불요구액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고 국산품종 육성 보급으로 건실한 우리 종묘업체를 양성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산품종의 국제적 위상 제고 등 간접 효과도 크다. 농진청에서는 꽃의 로열티 경감 및 수출확대를 위해 2006년부터 연차적으로 장미, 국화, 난, 나리에 대한 산학관연의 전문연구사업단을 구성 운영 중에 있다.

육성품종은 농가 현장평가를 거쳐 확대 보급된다

1인당 꽃 소비 늘리고, 지속적인 품종개발에 주력해야

사실 꽃 수출은 충분한 내수와 소비기반이 확보되면 더욱 더 탄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아직 꽃에 대해 많이 인색한 편이다. 국민 1인당 꽃 소비액이 작년 기준으로 1만 8000원이 채 안되어 세계평균수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소득 2만 달러이면 1인당 4만원 정도는 꽃을 사줘야 한다. 우리 국민들의 건전한 꽃 소비 및 꽃의 생활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꽃 수출은 환율이나 세계 경제의 여건에 따라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최근 경제 한파로 예년보다 꽃 소비가 위축되는 추세지만 결국 경제 한파는 풀리기 마련이고 점차 체질이 강화되면서 생각이나 정서적 수준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꽃 소비는 반드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출확대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세계 최대의 꽃 소비국 중 하나인 일본과 장차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시장이 인접해 있어 일본과 중국인이 좋아하는 품종의 개발과 보급, 고품질 생산, 생산시기 조절, 다양한 신상품의 개발, 전문 수출단지의 조성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수출전망은 매우 밝다.

■ 수출이 잘 되는 우리 꽃은?

◇ 프리지아 2-3월 졸업시즌에 진한 향기와 함께 아름다움을 주는 프리지아는 국산품종인 ‘샤이니골드’를 일본에 시험 수출한 결과 시장반응이 좋아 올 초부터 일본시장 수출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샤이니골드’ 품종은 꽃이 크고 볼륨감이 좋으며 경쟁인 네덜란드 ‘이본느’ 품종보다 절화수명이 길고 향기가 좋은데다 꽃도 일찍 피어 졸업식용은 물론 수출용으로도 경제성이 아주 우수한 품종이다.

◇ 장미 장미 역시 우리가 일본시장을 확대 공략하고 있는 꽃이다. 지난해 총 1200만 달러를 수출하였고 올해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김해 대동농협에서 수출한 결과, 일본시장에서 즐겨 찾는 국산품종은 ‘핑키’, ‘옐로우킹’, ‘피스풀’ 등으로 이들 품종이 전체 수출물량의 36%를 차지한다. 최근 한국산 장미는 러시아 시장에서도 인기가 있어 소량씩 수출되고 있다. 장미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러시아 시장 장악을 위해 러시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크고 화려한 적색계통들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 나리 나리(百合)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수입물량의 93%를 한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2008년 수출액이 1900만 달러로, 화훼류 중 2위를 차지한다. 일본의 나리시장은 기존에 네덜란드 산이 차지하였으나 유럽-일본간 장거리 수송에 따른 물류비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한국산 품질이 향상됨으로 인해 빠르게 국산나리로 대체되고 있다. 일본시장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내 절화생산을 위해 쓰는 종구가 거의 전량 네덜란드산으로써 수입종구의 자급화가 시급한 과제이며 근본적으로는 국제시장에서 알아주는 국산품종의 개발 및 보급이 핵심과제이다.

잡목 선인장 두 종. ‘설홍’과 ‘황조’

◇ 난 심비디움은 중국에 개화묘를, 팔레놉시스는 미국에 유묘로 수출하고 있다. 심비디움은 중국에서 춘절기에 최고의 선물로 거래되는 품목으로 한국산은 고품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정규모 이상의 시장을 계속 유지해 왔고 2008년에는 26만 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난도 지난해부터 전문연구사업단이 생기면서 국산품종의 개발과 보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중국의 한국산 심비디움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 외 꽃들 이들 품목 외에도 초여름에 절화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글라디올러스(영화 ‘글라디에이터’의 검처럼 글라디올러스 잎도 검처럼 생긴데서 유래된 명칭)는 새로운 꽃색이나 총체벌레에 강한 ‘헌팅송’ 등 24종의 국산품종을 개발하여 주산지 농가를 중심으로 수입품종에서 국산품종으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다. 꽃꽂이 소재로 장미, 국화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거베라 역시 ‘노블허깅’ 등 5종의 우수 국산품종들이 개발되어 빠르게 농가에 보급되고 있으다. 겨울철 크리스마스 꽃으로 잘 알려진 포인세티아 품종도 그동안 18종이 육성되어 농가에 신속하게 공급되고 있다.
선인장의 경우는 이미 일찌감치 세계시장을 우리가 점유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화훼대국인 네덜란드에 연간 200만 달러 내외를 수출하고 있다는 점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수출효자품목으로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 외 고급절화용인 칼라, 철쭉 등도 국산품종을 활발하게 개발 보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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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섭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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